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는 분노에 찬 발언을 하던 중 연준(Fed)이 연방기금금리를 1.0%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방기금금리는 연준이 즉각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단기 금리다. 연준이 다음 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있지만, 가장 유력한 조치는 0.25%p 인하해 3.5%에서 3.75% 범위로 낮추는 것이다. 노동시장이 약세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인플레이션율이 연준의 2.0% 목표보다 약 1%p 높은 상황임에도 이런 금리 인하는 타당하다.
현재 연준은 금리 정책을 설정하면서 트럼프의 늦은 밤 분노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내년 5월 트럼프가 임명한 의장이 들어서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소문에 따르면 트럼프의 국가경제위원회(NEC) 수장 케빈 해싯(Kevin Hasset)이 유력한 후보라고 한다.
해싯은 현 직책에서 트럼프에게 놀라울 정도의 충성심을 보여왔으며, 그의 상사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대놓고 거짓말을 퍼뜨리곤 했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트럼프가 노동통계국(BLS) 국장 에리카 맥엔타퍼(Erica McEntarfer)를 “고용통계를 조작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해임했을 때였다. 해싯은 전국 언론 프로그램에 등장해, 그보다 조금 덜 터무니없는 근거—데이터가 부정확하고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주장—를 내세워 해임을 옹호했다.
해싯은 BLS가 자료 작성 방법을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30조 달러 규모의 경제와 1억7천만 명의 노동력을 가진 나라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생산하는 일은 본래 매우 어렵다. 만약 해싯에게 데이터 품질을 개선할 아이디어가 있었다면, 그는 그것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어쨌든 이런 전력을 고려하면, 트럼프가 연준 의장 해싯에게 전화를 걸어 “금리를 1.0%로 내리라”고 말하면, 해싯이 “알겠습니다, 각하(Yes sir)”라고 답할 가능성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연방기금금리가 1.0%가 되는 상황에서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보기 시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연준이 자동차 대출, 회사채,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장기 금리를 직접 통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연준이 10년물이나 30년물 국채를 충분히 대량 매입해서 장기 금리를 낮게 설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 않으므로, 연준이 단기 금리만 매우 낮게 유지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연방기금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더라도 10년물이나 30년물 국채 금리가 그에 상응해 하락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 금리 움직임과 장기 금리 움직임이 어긋나는 사례는 흔하지만, 연방기금금리가 급격히 낮아질 때 이런 현상은 특히 더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채권 투자자들이 채권 자산의 가치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깎일 것을 걱정하게 된다는 점이다. 단기 대출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큰 요소가 아닐 수 있지만, 누군가 10년 혹은 30년 동안 채권을 보유하려고 한다면 실질 가치가 인플레이션으로 잠식될 것을 우려한다.
연준 정책과 인플레이션의 연관성이 일반적으로 주장되는 것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이미 연준 목표보다 1%p 높은 상태에서 연준이 금리를 거의 3%p나 낮춘다면, 이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전혀 전념하지 않는 연준이라는 신호가 된다. 수십억 달러를 채권 시장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이런 점을 감안하여 국채를 보유할지 판단할 것이다.
국제적 환경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다. 투자자들이 더 안정적인 다른 통화로 표시된 채권이나 자산으로 쉽게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으로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미 달러 자산의 단기 수익률이 1.0%에 불과하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이는 다른 통화 자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런 문제는 장기 채권으로 갈수록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는 해싯 의장의 공격적 금리 인하에도 장기 금리가 급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사람들이 달러를 팔아치우며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그로 인해 장기 금리가 상승할 수도 있다. 달러 급락은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달러 가치 하락은 곧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가 어디로 향할지는 말하기 어렵다. 우리는 그런 상황을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연준이 협조하지 않더라도, 대규모 예산 삭감이나 증세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있는 상황에서 그런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낮다. 어쩌면 그는 BLS에서 더 많은 사람을 해고해 자신에게 “인플레이션이 끝났다”고 말해줄 사람을 찾을 수도 있다.
나는 오랫동안 ‘채권 시장 자경단(bond market vigilantes)’ 이야기를 비웃어 왔다. 이 이야기는 대규모 재정적자나 무책임한 연준 때문에 투자자들이 장기 금리를 치솟게 하고 달러 가치를 폭락시키는 상황을 말한다. 나는 지금도 그들을 비웃을 것이다. 그들 중 상당수가 이미 우리가 공황을 겪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이야기 중 옳은 지점이 있다고 믿는다. 투자자들이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고 확신하는 국가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아르헨티나는 그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들은 매우 높은 금리와 약한 통화를 가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강점과 세계 경제에서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미국과 아르헨티나 사이는 아직도 멀다.
그러나 무역 파트너에게 고율 관세를 자의적으로 부과하고, 무역 협정은 무가치하며, 거액의 정부 계약이 뇌물로 거래되고, 수백만 명의 노동자를 추방하며, 다른 유형의 노골적인 부패를 저지르고, 대통령이 경제와 세계에 대해 완전히 황당한 주장을 일삼는 나라(누가 20조 달러의 해외 투자를 본 적이 있는가?)에서는 우리는 이미 아르헨티나에 상당히 가까워졌다. 이런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완전한 무능한 인물을 연준 의장에 앉히는 것은 우리를 그 나머지 거리의 상당 부분까지 더 밀어붙일 수 있다.
[출처] Trump’s One Percent Interest Rate: Fun with Money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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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