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 전쟁’, 초과이윤은 누구의 몫인가(수정)

[필자 주] 앞선 내용에서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 원청 노동자들의 성과급 분배 주장은 제한적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독점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평시에도 독점 이윤에 기반한 독점 임금을 받고 있으므로, 초과이윤인 성과급 분배의 상향을 주장하기보다는 원하청 임금 차별 해소 및 초과이윤세 도입 등 초과이윤의 사회화를 주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내용을 수정한다

초과이윤, 노력의 결실인가 시장의 왜곡인가

2026년 상반기, 대한민국 경제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실적은 그야말로 경이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약 95조 원에 달하고 올해 두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이 500조 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수백조 원의 영업이익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복잡하다. 여기서 우리는 냉정하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이익이 과연 기업의 혁신과 효율성 증대만으로 일궈낸 정상이윤(normal profit)’인가?

엄밀히 말해 최근의 실적은 AI 반도체 수요 폭발과 공급망 교란, 그리고 특정 공정에 기반한 독과점적 지위가 만들어낸 초과이윤(supernormal Profit)’의 성격이 짙다. , 정상적인 경제 활동 범위를 넘어선 시장의 불균형과 이상 과열 속에서 발생한 운 좋은 수익에 가깝고 비정상적 이득이라는 뜻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성과급 분배 논쟁과 주주들의 반발은 본질적으로 이 초과이윤이라는 전리품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갈 것인가를 둘러싼 쟁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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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vs 주주,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초과이윤은 크게 네 가지 경로로 흐른다. 주주 배당과 경영진 보너스를 포함한 자본가 이득, 노동자의 성과급, 사내유보금, 그리고 국가가 가져가는 세금이다(기업의 사회공헌이나 기부 요구는 기업에 시혜를 베풀라는 일시적 미봉책일 뿐, 구조적인 분배 방식이라 하기 어렵다). 최근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자 주주들은 배당 성향 확대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이 논쟁에서 필자는 조건부로 노동자의 주장을 지지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주주는 자본을 제공했을 뿐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노동자는 (초과)이윤의 근간이 되는 제품을 현장에서 직접 생산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생산에 기여한 바가 없는 자본의 이득보다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한 노동의 대가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공정의 원칙이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지점은 공익성이다. 노동자에게 이윤이 분배될 때 사회적 기여도(세수)가 주주보다 훨씬 높다. 현행 소득세 체계에서 10억 이상 고액 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최고 49.5%(지방세 포함)에 달하는 근로소득세를 낸다. 6억 또는 10억 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는다면 그 절반 가까이가 국가 재정으로 환수되어 공공 서비스의 재원이 된다.

반면 주주에게 배당되는 이익은 어떠한가. 2026년부터 시행된 분리과세 제도 하에서 배당소득세율은 2000만 원 이내에서 15.4%(지방세 포함) 수준에 불과하다(2000만 원 초과하면 금융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배당소득세율이 근로소득세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50억 이상 주식 보유) 대주주를 제외하고 세금이 없다. 땀 흘려 일한 소득에는 가혹한 잣대를 대고, 자본을 굴려 얻은 불로소득에는 관대한 것이 현행 조세 구조다. 이것을 공정 또는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세수 확보와 소득 재분배 측면에서 볼 때도 초과이윤은 주주보다 노동자에게 흐르는 것이 국민 전체에 이롭다.

독점기업 성과급의 역설, 시장 유동성과 불평등의 심화

그러나, 삼성전자는 초과이윤이 아닌 평시에도 시장의 독점적 지배력과 원하청 종속 구조 속에서 독점이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원청 노동자들은 평시에도 독점이윤에 기반한 일종의 독점 임금을 받고 있다. 신입 노동자도 연봉이 최소 5천만 원을 넘어갈 뿐만 아니라, 평균 임금이 15천만 원이 넘는다.

독점 임금은 독점 이윤과 마찬가지로 시장 불균형과 생산의 (착취에 기반한) 하청 종속의 결과로 이미 정상 임금(?) 또는 평균 임금을 초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청 노동자들이 초과이윤의 배분에 나서는 것은 생산의 주체로서 정당하긴 하지만, 임금 분배의 왜곡과 임금 불평등을 더 강화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지양되어야 한다.

연간 1인당 수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은 임금격차와 임금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관점에서도 이 될 수 있다. 수십조 원의 목돈이 특정 집단에 일시에 풀리면, 이 거대한 유동성은 소비시장에서 사라지는 대신, 부동산과 같은 자산 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크다. 이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존재하는 동탄, 평택 일대의 집값이 요동치고 있는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이 유동성이 주식 시장이나 코인, 채권 등 금융 시장을 자극해 거품을 형성하면, 이는 전체 서민의 주거비 상승과 경제 불안정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대기업 노동자와 여타 노동자 사이의 임금 격차를 심화시키고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는 부의 쏠림 현상을 낳게 된다.

초과이윤세도입을 통한 공공적 환수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자본가와 노동자가 초과이윤을 두고 싸우게 둘 것이 아니라, 독점과 시장의 이상 현상으로 발생한 초과분을 세금으로 엄격히 환수해야 한다(삼성전자 등 재벌 독점 대기업, 기간 산업은 사회화 또는 국유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당장 국유화하지 못한다면 차선으로 세금 환수를 목표로 할 수 있다).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방세를 포함해도 27.5%에 불과하다. 심지어 사내유보 후 투자를 집행하면 각종 세액공제로 실효세율은 더 떨어진다. 이는 노동자가 내는 근로소득세의 절반 수준이며, 초과이윤을 국가적 자산으로 회수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구조다. 따라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두 배 이상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면,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통해 벌어들인 비정상적인 이윤에 대해서는 유럽의 여러 국가가 시행 중인 초과이윤세를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양극화 해소와 공공재생에너지 전환, 미래 인프라 구축에,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공적 기금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이처럼 초과이윤을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은 가장 공공적이고 공익적인 방식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에 희생된 노동자가 많고 막대한 물과 전기가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노동 환경과 기후위기 악화에 반도체 기업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

초과이윤을 사적 주머니로 쪼개어 배분할 것이 아니라 임금 격차 해소,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 전체의 안정을 위한 마중물로 사용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다. 재벌 독점 대기업 내부의 배부른 논쟁을 멈추고, 시장의 왜곡으로 발생한 이득이 사회 전체의 복리 증진으로 선순환될 수 있는 구조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반도체 기업의 원청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성과급 배분을 주장하기에 앞서 원하청 임금차별 해소와 초과이윤의 사회화 즉, 초과이윤세 도입 주장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덧붙이는 말

홍석만은 참세상연구소 연구실장이며, 참세상 발행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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