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15일 전국적인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서울에서 열린 총파업대회에 1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했고, 전국적으로는 10만여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총파업은 임금인상이나 개별 사업장 현안보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의 핵심인 '원청교섭'을 실제 현장에 정착시키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민주노총은 이날을 상반기 원청교섭 투쟁을 결산하고 하반기 투쟁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참세상 박도형 기자
이번 총파업의 핵심 구호는 '원청교섭 원년, 초기업교섭 돌파!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다. 민주노총은 올해 초부터 2026년을 원청교섭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행령과 노동부 해석지침, 노동위원회 운영 방식 때문에 법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은 특히 원청의 교섭 회피 사례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고 정부의 시행령 개정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과 최저임금 적용을 하반기 입법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5일 발표한 총파업 선언문에서도 "교섭할 상대가 없다"며 원청이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면서도 사용자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800곳이 넘는 공공부문 원청 가운데 단 한 곳도 교섭에 나오지 않았다"며 정부 역시 공공부문에서 원청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개정 노조법의 취지가 시행령과 해석지침으로 훼손되고 있다며 이를 즉각 폐기하고 공공부문부터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참세상 박도형 기자
“원청은 교섭에 나서라”
원청교섭은 하청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원청기업이 직접 교섭에 참여하도록 하자는 요구다. 노동계는 지금까지 하청업체와 교섭을 해도 납품단가와 인력 운영, 작업량 등을 결정하는 원청이 교섭에 참여하지 않아 노동조건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총파업대회에서 "올해를 원청교섭의 원년, 초기업교섭 돌파의 해로 만들겠다는 결의를 실천하는 자리"라며 "수많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교섭을 요구했지만 원청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훈 민주일반연맹 비상대책위원장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약 440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가 이뤄졌지만 상당수가 공공부문에서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범 사용자여야 할 정부가 스스로 사용자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원청교섭은 결국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노동기본권을 확대할 것인가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을 통해 AI 산업전환과 플랫폼노동, 공공부문 간접고용 등 산별별 현안도 함께 제기했다. 이는 각기 다른 요구처럼 보이지만 모두 노동기본권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 모인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자본이 주도하는 산업전환, 구조조정에 노동자는 소모품처럼 버려진다"며 "사업장 울타리를 넘어 초기업교섭으로 나아가고 진짜 사장과의 원청교섭을 실질적으로 쟁취하자"고 말했다. AI 확산과 산업전환 과정에서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기업별 교섭을 넘어 산업 차원의 교섭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홍창의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계약 관계가 아니라 현실이 고용을 결정한다는 사실 우선 원칙이 분명해졌다"며 최근 국제노동기구의 플랫폼노동 협약 채택과 서울고등법원의 배달노동자 근로자성 인정 판결을 근거로 정부가 노동자 추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홈플러스 구조조정과 우창코넥타 집단해고, 돌봄·택시·콜센터 노동자 문제 등 산별연맹과 사업장별 현안도 함께 제기됐다. 민주노총은 개별 현안을 하나의 공통 의제인 원청 책임과 노동기본권 문제로 연결하며 산별을 넘어선 공동투쟁의 성격을 강조했다.
참세상 박도형 기자
하반기 투쟁의 출발점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을 원청교섭 투쟁의 마침표가 아니라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을 몰아내고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주식으로 대박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노동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라며 "소수의 재벌 대기업이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불평등, 양극화 사회가 아니라 하청노동자도, 지역사회도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원청교섭, 초기업교섭, 노동기본권의 보장으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정부를 향해 "원청교섭의 회피수단이 된 시행령과 행정지침을 폐기하고, 교섭에 나오지 않는 사업주들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총파업은 개정 노조법 이후 처음으로 원청교섭을 전면에 내세운 전국 단위 공동행동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노동계는 정부와 원청기업이 교섭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노정 관계와 노동정책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참세상 박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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