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9 | 10월 |칼럼] 코드조작의 달인인 언론, 오호통재(嗚呼痛哉)라!

코드조작의 달인인 언론, 오호통재(嗚呼痛哉)라!


사회주의노동자정당준비모임 김 영 수


여기는 대한뉴스입니다. 오늘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저녁 9시 정각을 알리는 소리가 울리자마자,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


뉴스를 위해 매일 화장을 하는 것이 귀찮을 정도였을, 1970-80년대 우리나라 TV방송이나 라디오 뉴스의 자화상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언론의 화면을 위해 화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불법투표 혹은 대리투표의 의혹을 사면서까지 방송과 미디어를 장악하였다. 인터넷에 대한 통제도 본격화되었다. 개인적으로 오가는 편지나 통화조차 감시의 대상이다. 버스요금이나 전철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순간, 당신의 하루 행적이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는다. 낮에 하는 말은 새가 듣고 밤에 하는 말은 쥐가 듣는 세상이다. 이제 국민은 파놉티콘의 원형감옥에서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그저 ‘대통령 어천가’만을 귀가 닳도록 들어야만 한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를 넘어섰다고 야단이다. 여론조사가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을 제쳐둔다 하더라도 혹은 10% 미만의 지지율에 비추어 볼 때, 촛불 앞에 산성을 쌓고 갇혀 살면서 퇴진을 고민해야만 했던 2008년에 비해 대단한 발전이다. 대한늬우스와 땡B뉴스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언론은 이명박 정부의 범죄행위에 대해 눈을 감는 대신, 이명박 대통령의 서민행보나 경기부양책에 대해선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다. 자본의 품 안에 돈을 안겨 주어야만 국민이 잘 살 수 있다는 ‘빚잔치’가 빛을 발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그러한 조작의 리모콘을 작동한다. 최시중은 뉴스를 조작하고 ‘빚잔치’에 국민을 동원하기 위해 매일 아침 청와대를 향해 문안인사를 한다. 밤새 무탈하신지요? 오늘은 어떤 행차를 하시나이까? 오늘은 MB를 어떻게 조작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최시중의 충정이다.


그들은 정치를 조작으로 간주하면서 국민을 매우 우매하고 무식한 사람으로 치부한다. 국민은 그저 조작의 대상에 불과하다. 국민은 그저 조변석개(朝變夕改)의 달인이란다. 아침엔 저항했더라도 저녁에는 동의하는 사람으로 변한단다. 국민은 그저 ‘청와대 손바닥’에서 노는 손오공에 불과하다. 땅, 주택, 주식의 가격이 오르면 그만이란다! 밥은 굶더라도 빚을 내서 투기할 수 있는 조건만 만들어 주면 된단다. 국민이야말로 돈에 중독된 환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정치인은 이러한 달인과 환자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절체절명의 과제로 상정하였다. 이명박과 최시중은 효율적 수단인 방송과 미디어를 장악했으니 정말로 훌륭한 통치자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언론은 최소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자신의 생명보다 중하게 여긴다고 강조한다. 언론이 존재하는 가치란다. 오호통재(嗚呼痛哉)라! 언론이 언제 그 가치를 실현한 적이 있었던가? 언론은 그저 지배세력의 통치수단이 아니었던가? 경제위기는 이제 끝났다고 야단법석이다. 언론은 최근 지금이야말로 투기의 적기임을 대서특필한다.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것처럼 위장한 상태에서 휘갈겨 쓰고 내뱉으면 그만이다. 국민이 손해를 보든 말든 지배권력의 나팔수임을 자처한다. 언론은 국민의 의식과 행동을 동원하는 전위세력으로 존재하였다. 국민은 언론에 의해 조작되는 여론의 희생양이었다. 언론이 언제 국민을 희생한 대가를 치렀던 적이 있었던가? 사악한 범죄행위를 했더라도, 작은 글씨의 정정보도나 사과문을 게재하면 그만이었다.


국가권력은 이러한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공영방송체제를 유지한다. 소위 국가가 소유하고 지배하면서 국민과 시청자를 위해 존재하는 방송체제다. 국가는 이러한 체제를 이용하여 ‘절대선’의 주체로 변신한다. 공영방송과 국가권력은 지배체제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를 구축한다. 공영방송의 화면과 말은 곧 ‘절대선’의 주체인 국가를 대신한다. 우리나라 공영방송이 공영으로 둔갑한 코드방송의 귀재로 존재하는 이유이다. 대통령의 마음이 아플 땐 어루만져주고 두려워할 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자신들이 국민의 의식과 행동을 조작하겠다고 하면서 대통령을 안심시킨다. 어느덧 대통령은 언론의 하수인으로 전락한다. 언론권력이 정치권력을 전복하는 수단이다. 언론권력이 땡B 뉴스를 보내는 이유이다. ‘오늘도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행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떡볶이 집에, 마을 슈퍼에, 동네 식당 등.’ 몸은 재래시장이지만 마음은 자본시장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조작한다. 애국가와 함께 국민과 시청자의 방송이라고 하면서 방송을 마감하는 그들이 가증스러울 뿐이다.


공영방송은 말 그대로 국민과 시청자가 공공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국가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구조를 국민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소수 언론권력 엘리트들이 국가권력과 유착하여 국민을 조작하는 것은 공영이 아니다. 탈국가적이고 탈권력적인 공영방송체제가 진짜 공영이다. 이러한 공영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쉬운 방법이 있다.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개방접근(open access) 방식의 제작․편집을 전면적인 개방접근 방식의 제작․편집으로 바꾸어 내는 것이다. 국민이 직접 제작․편집한 것만을 방송하는 방식이다. 인터넷의 수많은 블로그들을 보아라! 언론권력의 엘리트들이 제작·편집한 것보다 훌륭한 작품과 글들이 아주 많다. 언론권력의 엘리트들이 없어도 언론사들이 운영될 수 있다는 증표이다. 국민은 이것 말고도 언론사들을 폐간하거나 그 기능을 일시적으로 중지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면 된다. 어떤 방송과 신문이 국민의 의식과 행동을 의도적으로 조작했을 경우, 국민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직접투표로 결정하거나 국민의 직접투표로 선출된 수많은 언론평가(감시)위원들이 결정하면 된다. 언론은 종종 정정보도나 사과보도로 자신의 악행을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국민 개개인이 언론을 상대로 경제적인 손해배상청구권을 갖는 것도 권리를 행사하는 방식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 국민 1인 당 1,000만 원 가량의 배상액을 언론사로부터 받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전복의 권리는 국가권력의 코드에 맞추는 언론을 국민의 코드에 맞는 언론으로 바꾸고, 탈국가적이고 탈권력적인 공영방송이 지배권력을 실질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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