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0년|9월|새세상열기_환경] 환경문제와 환경정의운동

 

첫 번째 이야기

환경문제와 환경정의운동

 

환경정의 기획운영국장  조 복 현

cbh@eco.or.kr

 

 

1. 우리사회 환경문제

 

 환경문제는 우리 삶의 질에 관한 문제입니다. 요즘 모든 기업에서 ‘친환경’이라는 말을 씁니다. 친환경적이지 못한 기업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친환경적이지 못한 상품은 매우 저속하거나 위험한 물건 취급을 당합니다. 그 만큼 ‘친환경’적인 것은 우리 삶의 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맑고 깨끗하고 경치 좋은 곳에 대한 동경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서울에서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곳은 대체로 집값이 비쌉니다. 삶의 질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환경문제는 이제 삶의 질의 문제에서 미래의 삶에 대한 문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이익을 위해 무리한 자연자원을 이용하는 것은 미래 지구의 생존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끊임없는 성장을 해왔으며, 인류의 성장은 무한하게만 보였던 자연자원의 한계에 도달하기까지 낭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미래의 지구를 예측하지 못한 자연자원의 과도한 사용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제 모두의 고민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현실화시켜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아름다운 자연자원을 남겨주는 것이며, 바로 지금 우리 삶의 질을 바꾸는 문제입니다.

 초기 환경문제는 산업화의 영향으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이 가장 커다란 문제였습니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산업화 과정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공해와 폐수로 인해 극심한 환경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대기오염문제는 도시민들의 폐질환을 비롯한 건강을 위협하게 되었고, 수질의 심각한 오염은 지독한 냄새와 부유물로 인해 하천에 접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먹는 물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오염원에 의한 환경오염은 너무나도 쉽고 빨리 진행되지만, 다시금 복원하는 데는 무수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한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그동안 수십조원의 국가재정을 쏟아 부은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환경오염을 시키기 이전에 오염원을 제거하거나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환경보전의 중요성이 각인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발달한 현 사회에서의 환경문제는 보다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체로 점오염원에 의한 공해문제는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지만, 1차적인 환경문제에서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문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한 산업과 생활은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의 온난화가 가속되었고, 이로 인한 기후변화의 문제는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북극의 빙하를 녹여 해수면을 높여 남태평양의 투발루 등 작은 섬 국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극의 빙하가 사라져가면서 북극곰의 생존이 위협받는 등 생태계의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지구에 재난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일부 국가는 홍수로 인해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몽골은 사막화가 심화되고 있어 인류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심각한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팽배는 지역농산물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지역농산물의 위기는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농업생산물의 확충을 위한 GMO의 개발은 안전한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또 다른 방식으로 생태계에 위협을 가하고 있고 살충제를 비롯한 농약과 비료의 과도한 사용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이미 인류의 50% 이상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과도한 도시화는 지구촌의 녹지를 파괴하고 있으며, 농경작을 위한 대규모 습지(아마존의 밀림과 같은)의 파괴는 지구촌의 허파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구촌의 우수한 자연자원이 파괴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지구의 지속가능성은 점차 위기로 치달아가고 있습니다. 생산력의 발전을 위한 자연자원의 낭비는 우리와 우리의 지구를 파국의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환경문제는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다음세대의 미래를 위해 환경보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의 기본은 환경보전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지구 자연자원의 낭비는 지구의 미래를 결코 보장할 수 없습니다. 지구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이 안전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미래세대는 파괴된 지구에서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시대의 환경문제는 이제 전 지구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듯이 전 지구적인 환경보전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지금부터 미래세대를 위한 자산을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할 수밖에 없는 경제성장이 우선되는 사회에서 지구의 지속가능성이 우선되는 사회로 인식의 전환이 되어야 합니다.

 

 

2. 환경문제와 사회적 갈등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사업으로 우리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4대강정비사업은 환경파괴의 문제를 비롯하여 매우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을 아무리 가져다 부쳐도 국민적 동의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시민사회로부터의 강력한 저항과 국민들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가 국운을 걸고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에 따라 사회적 갈등은 깊어져만 갑니다. 이렇듯 대부분의 대규모 개발사업은 환경문제를 발생시키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양산하며 추진됩니다. 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어떠한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는지 검토하는 것이 오늘의 또 하나의 주제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은 수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합니다. 사회적 갈등이 나타나는 개발사업의 경우를 보면, 대규모 국책사업의 추진의 경우,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주택단지를 건설하는 경우, 공해발생 공장의 입지선정의 경우, 도로건설 계획의 경우, 신도시 건설의 경우 등에 따라서 다종다양하게 사회적 갈등이 발생합니다.

문수스님 추모문화제 (사진출처=환경정의 홈페이지) 그 사회적 갈등의 양상은 일차적으로 실효성의 문제와 경제성의 문제에 대한 국민적 갈등에서부터, 환경파괴로 인한 생태계 위기와 주민의 생존권문제로 인한 갈등, 좀 구체적인 문제로는 사유재산권에 대한 문제, 이해당사자인 주민 간의 갈등문제, 개발주체와 주민간의 갈등문제, 지역주민 커뮤니티 붕괴문제 등 아주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이러한 갈등들에 대해 개인의 자산가치에 대한 이기적인 행위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이사회의 주류인 강자들의 표현이자 관점일 뿐입니다. 이 다양한 사회적 갈등의 현상은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보아야 합니다. 개발을 추진하는 주체는 아무래도 사회적인 측면이나 물리적인 측면으로든 강자에 속합니다. 그들은 막대한 이득을 취하기 위하여 개발을 추진합니다. 이러한 개발로 인해 피해를 받는 대상은 생태계와 지역주민 등 대체로 사회적인 약자입니다. 결국 개발을 추진하는 사회적 강자의 이익에 이반되는 사회적 약자가 발생하고 약자들의 생존권문제로 인해 충돌은 당연하게 나타납니다. 개발사업은 환경문제를 낳고, 이는 생존권의 문제로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지난 2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팔당 유기농 단지에 대한 측량을 강행하자, 이에 반발하던 농민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사진출처=프레시안 선명수기자)(사진=오마이뉴스 안미소기자) 4대강 정비사업 구간 중에 팔당유기농단지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팔당유기농단지는 지난 30년전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그 옛날 조상 때부터 지어왔던 농지를 수용 당하였던 곳입니다. 그 후에 수용당한 농지를 농민들이 불하 받아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곳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수도권의 상수원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달한 유기농업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4대강정비사업으로 지정되며, 고작 자전거도로를 만들기 위해 30여년간 지켜왔던 유기농단지를 수용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4대강 사업으로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위락단지를 만들면 상수원인 팔당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연 그대로 보전되어야 하지만, 가능한 친환경적이어야 하는 곳이 상수원지역입니다. 팔당유기농민들은 환경을 지키며 농사를 지어왔던 것인데도 불구하고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이상한 논리로 강제 수용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재산권의 문제도 문제이지만, 지역커뮤니티의 붕괴와 지역주민간의 갈등 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팔당지역도 마찬가지로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문제가 갈등의 문제입니다. 팔당주민들이 만들어낸 환경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유기농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다면 팔당지역의 4대강사업은 추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인 농민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환경문제와 사회적 갈등문제 역시 깊이 있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국책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의 경우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정책은 매우 미약합니다. 환경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많은 피해를 받는 사람은 사회적 약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기준으로 한 대책과 정책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이 생존권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의 근원입니다. 환경문제 해결의 핵심이자 환경정책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책임질 것인가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할 때 환경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문제는 해소될 수 있습니다.

 

3. 사회적 약자와 환경정의운동

 

 대기오염이 심화되면 어른보다 어린이와 노인이 더욱 피해를 받게 됩니다. 어른들의 상술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불량식품이 학교 앞에서 팔리는데 이를 사서 먹는 사람은 어린이입니다. 산업현장에서 위험한 화학약품을 다루는 노동자는 항시적으로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한 공장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은 주변 주거지역의 주민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공해배출업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제3세계로 공장을 이전하여 그 나라의 환경문제를 일으킵니다. 기후변화는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위험상황에 도달해 있지만 오히려 저개발국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팽창은 녹지를 파괴시키고 있으며, 다음세대들이 사용해야 할 자연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 한 장이 나무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경작지를 마련하기 위해 밀림을 파괴하고 밀림에서 자유롭게 영유하던 생물들은 터전을 잃고 사라져갑니다.

  환경보전의 문제는 가장 1차적인 과제입니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은 1차적인 환경문제에서 보다 다양한 환경피해문제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다양한 환경피해의 당사자는 사회적, 생태적, 물리적으로 약자인 자연 생태계이며, 어린이 여성 노인 등 입니다. 그래서 환경운동은 1차적인 환경보전을 위한 운동 역시 중요하지만, 더욱 심화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환경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환경정의 운동이 대두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환경문제는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만 그 속에서 더욱 심한 피해 당사자가 존재합니다. 그들이 사회적 약자에 해당합니다. 사회적 약자는 사회적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환경피해에 대해서는 대단히 취약합니다. 어린이의 경우 대기오염에 노출되었을 때 피해는 성인의 4~5배의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성인을 기준으로 한 배출가스 기준을 정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어린이의 건강을 기준으로 한 배출가스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의 기준은 사회적 약자이어야 합니다.

 환경정의 운동은 사회적 약자들의 환경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운동입니다. 사회적 약자는 생태적 약자와 생물학적 약자를 모두 포함합니다. 그러므로 환경정의운동은 환경보전운동과 함께 사회적 약자가 환경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환경권을 보호하는 운동, 환경정의운동은 환경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한노보연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