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의 진전”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진


1. 북의 핵폐기와 교환되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완화


지난 2006년 10월 9일 평양 측은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맞불 그룹(다함께)”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1).


위험한 게임

북한 당국은 핵실험이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장 미국의 군사 대응이 없다 해도 북한 핵실험은 평화와 안정은커녕 동북아 긴장을 한층 강화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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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공포의 균형이 평화와 체제를 보장할 수는 없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 때 인류는 핵전쟁 코앞까지 갔었다. 4년 전 카슈미르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전쟁을 일으킬 뻔했다. 핵무기로 상대 국가의 노동자ㆍ민중을 위협하는 것은 공포를 부추김으로써 제국주의를 패배시킬 수 있는 진정한 잠재력을 갉아먹는 일이 될 뿐이다.(강조는 인용자)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에 공포를 느낀 것은 “상대국가의 노동자ㆍ민중”도 한국의 노동자ㆍ민중도 아니고, 바로 미제국주의의 지배계급이었다. 2007년 3월 7일 미국의회 하원 군사청문회 내용을 「한겨레신문��2)은 다음과 같이 보도하고 있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또 “북한은 플루토늄 핵프로그램 포기에 합의하더라도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으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교적 해결이 없으면 북한은 2009년말까지는 핵보유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의 미사일 능력과 관련해서도, 벨사령관과 함께 출석한 월리엄 팰런 미 태평양군사령관은 현재 북한군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현재의 미사일 개발 속도가 계속된다면 본토에 대한 핵무기 공격능력을 실천 배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 발언이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불명확하지만 (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에 대해 북은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 그리고 2009년 아니라 현재 북이 핵보유국임을 미국도 알고 있다), 적어도 지난해 실험에 성공한 북의 핵무기와 그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에 대해 미국이 공포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06년 2007년 2월 13일 제 5차 6차 회담 3단계 회의 합의문에서 북과 미국은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과 북의 핵폐기”를 교환하고자 한다.


2.13 합의문ㆍ합의 의사록 요약3)

Ⅱ. 60일 안에 상호조율ㆍ병열적으로 다음 조처를 취하는데 합의.

1. 북은 궁극적 포기를 목적으로 재처리시설 등 영변 핵시설 폐쇄ㆍ봉인, 모든 필요한 감시ㆍ검증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 요원 복귀 요청. 2. 북은 추출 플루토늄 포함, 9.19 공동성명에 명기된 모든 핵프로그램을 다른 참가국과 협의.4) 3. 북―미는 양자현안 및 전면적 외교관계 위해 양자대화 개시. 미국은 북에 대한 테러지원국5) 지정해제과정 시작, 대적성국교역법6) 적용종료 과정 진전시켜나감. 4. 북―일은 불행한 과거, 미결 관심사안 해결을 기반으로 평양선언에 따라 관계정상화 목표로 양자대화개시.


“맞불 그룹(다함께)”의 우려와는 달리 “북한 핵실험은 평화와 안정은커녕 동북아 긴장을 한층 강화시키는 효과를 내”지도, “공포를 부추김으로써 제국주의를 패배시킬 수 있는 진정한 잠재력을 갉아먹는 일이 되”지도 않았다. 핵실험은 정확하게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이바지"한 것이다.



2. 혹세무민하는 자들


그러나 한국의 지배계급은 다음과 같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김대중은 3월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7 국제기자연맹 특별총회’ 특별강연7)에서 말한다.


그(김대중)는 북―미가 핵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우선 미국은 △중동에 발목이 잡혀 북한을 공격할 여유가 없고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한 경제제재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대북 대화 거부와 봉쇄정책을 유지하기 어렵고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중동에서 실패해 한반도에서 외교적 성공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후퇴를 강제한 가장 중요한 이유인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미제국주의 지배계급의 두려움에 대해 그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미국과 북한 모두 핵문제를 해결해야 할 적극적인 필요성이 있다”8)고 기만적으로 얼버무린다.

그런가 하면 조순도 “북―미관계의 대전환과 한국”이라는 「한겨레신문�� 사설(2007년 3월 15일)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보기에 이 사건(“북―미관계의 대전환”―인용자)은 미국 세계전략의 변화를 함축하는 일이다. 한마디로 ‘네오콘’ 전략을 탈피해야할 필요성이 절실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최근 대중국 전략의 현실화, 이라크 전쟁실패의 사후처리, 이란ㆍ시리아와의 관계 재정립, 남미와의 관계복원 등 세계전략의 틀을 바꾸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민주주의를 ‘수출’하려 해도 잘 안 되고, 이란 및 시리아와도 마주앉아야 하는 판이다. 체면 손상이라는 약간의 대가를 치르더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지시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강조는 인용자)


그들의 눈과 관심은 오직 미국에만 고정되어있다. 그래서 이른바 “북―미관계의 대전환”을 보며 미국의 세계전략의 변화만을 인식한다. 그는 미국의 세계전략이 왜 변화했는지 묻지 않는다. 미국의 “지배계급의 의도”는 그들에게 만물의 원인이요 절대자인가 보다.


핵무기 개발로 맞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저항과 이라크인민들의 피의 항쟁, 여기에 밀린 미제국주의. 이것이 최근 “2.13 합의” 이후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북―미 대화”와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의 원인이다. 이렇게 볼 때 “북의 핵실험에 대해” 반전과 평화의 이름으로 적대하고, 이라크에 파병하여 미제국주의의 하수인으로 봉사하고 있는 한국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사실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전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이것이 한나라당을 “수구냉전세력”이라고 비난하는 이들 자칭 “평화세력”의 실체이다.



3. “평화체제”란 무엇일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과 즉각적 외교관계를 수립하길 원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고, 미국도 이에 대해 명확한 거부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또 “북한과 미국은 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문제를 논의할 전문가 수준의 협의를 추진하고, 60일 동안의 초기 이행조처가 완료되면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논의에 들어간다는 데 합의했다”고도9) 한다. 이렇게 급진전되고 있는 북―미관계(미국의 후퇴)에 영향을 받아 이른바 “동북아 평화체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아직은 불투명해 보인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3월 13일 북한을 방문하였고, 북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 북이 사찰을 받는 동안 미국은 “2.13합의”에 따라 “북―미 양자현안 및 전면적 외교관계 위해 양자대화”를 시작하고. “북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해제과정”을 시작하고, “대적성국교역법 적용종료 과정”을 진전시켜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서 사찰을 통해 북의 핵능력에 대해 소상하게 파악한 후 미국은 태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적인 문제는 북의 핵능력이 과연 어느 정도일 것인가라는 것이다.

현재 최대치로 이야기되는 것은 북―미 간에 외교관계수립,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과 불가침조약체결 등이다. 이것은 북의 핵무기와 미사일이 상당한 수준에 달해서, 미국이 북을 침략하는 것이 이미 불가능해졌거나,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등 “반미국가”에 이전하여 미국의 세계지배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거나, 혹은 더 나아가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이 가능한지 등이 확인되어야 실현될 것이다. (최근 미국이 “북―미 대화”를 서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핵개발을 공언하는 이란 등에 북의 핵기술이 이전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그 주요 원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설사 이러한 협정이 체결된다고 해서 사회주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미제국주의의 적대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것은 계급적 적대이기 때문이다. 군사적 위협도 강도가 지금보다 약화될 수는 있어도 사라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 미국지배계급의 주요분파인 군수독점자본의 이해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난 “북핵 위기”시기인 2006년 10월 26일 김대중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기고문에서, 미제국주의자들에게 무력을 통한 체제전복이 아니라 개혁과 개방을 이용해서 체제를 전복하라며, 다음과 같이 훈수를 두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해 휴전을 이끌어내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의 마오쩌둥과 회담하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악의 제국' 소련과 대화했던 사실들을 열거하며 압력과 봉쇄는 공산주의를 변화시키는데 실패했지만 개방과 개혁에 대한 장려가 성공하지 못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10).


그는 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체제전복(“완전한 통일” 즉 독일식의 흡수통일)을 위해 한국의 자본가계급의 투쟁(“전면적 교류와 협력”이란 북으로의 대규모 자본 진출을 의미한다)을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그(김대중)는 “6자 회담을 통해서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남북관계는 봇물이 터지듯 전면적인 교류와 협력의 시대로 들어설 것”이라며 “아마 완전한 통일까지는 10년 안팎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강조는 인용자)11)


군사력의 직접적 사용이 아닌 “개혁과 개방”을 통한 체제전복! 이것이 저들이 말하는 “평화체제”의 의미이다.

제국주의와 세계인민ㆍ사회주의 국가 사이엔 오직 투쟁만이 있을 뿐이다. 서로 간에 변화하는 힘의 크기에 따라 전진과 후퇴, 승리와 패배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가능한가라는 물음은 노동자ㆍ인민이 미제국주의와 그 하수인들의 침략(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을 저지하고 물리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다름 아니다. 첨언을 하자면, 혹세무민하는 자들은 미국의 의도에 의해서 평화가 이루어진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미제국주의의 의도를 분쇄하여야만 평화는 쟁취되는 것이다. <노사과연>



“북―미관계의 진전”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진



이정일 | 회원 



1) 김하영 「북한 핵실험 - 미국의 대북 압박이 낳은 위험한 결과, 유엔 제재는 해결책이 아니다」. 2006.10.9.

1) 김하영 「북한 핵실험 - 미국의 대북 압박이 낳은 위험한 결과, 유엔 제재는 해결책이 아니다」. 2006.10.9.

   http://www.counterfire.or.kr/View.jsp?id=urn%3Anewsml%3Acounterfire.or.kr%3A20061009T000000%7C%7C%7C0900%3Ac15-nk1%3A1U


2) 「한겨레신문�� 2007년 3월 9일.


3) 「한겨레신문�� 2007년 2월 14일.


4) 북이 가지고 있을 “핵무기에 대한 폐기”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13합의문”의 원래 이름이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초처”이다. 그리고 지난 2005년 9월 19 제4차 6자회담 후 베이징에서 발표한 “9.19 공동성명”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따라서 2.13일부터 4월 14일까지 60일간의 “초기조치” 후에는 북의 “모든 핵무기”에 대한 폐기요구가 제기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5) 미국은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직후인 88년 1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테러지원국에는 군사거래뿐 아니라 국제금융기관의 차관 등 경제지원과 거래가 전면 금지된다. 미국 국무장관은 전해 11월 까지 정보기관 자료를 종합해 해마다 4월 말까지 테러관련 평가 보고서에서 테러지원국 명단을 발표한다. 「한겨레신문�� 2007년 3월 13일.


6) 적성국 교역법은 1950년부터 북한에 적용됐으며, 미국 내 북한자산 동결과 북한과의 교역ㆍ금융거래 전면금지가 주요내용이다. 현재는 북한과 쿠바에만 적용되고 있다. 「한겨레신문�� 2007년 3월 13일.


7) 「한겨레신문�� 2007년 3월 14일.


8) 「한겨레신문�� 2007년 3월 14일.


9) 「한겨레신문�� 2007년 3월 8일


10) 「DJ “부시, 김정일과 대화하라…기회를 주라”- 26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기고」  「연합뉴스�� 2006년 10월 26일. http://www.hani.co.kr/arti/ISSUE/29/167370.html


11) 3월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7 국제기자연맹 특별총회’ 특별강연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보도 내용 중. 「한겨레신문�� 2007년 3월 14일.

11) 3월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7 국제기자연맹 특별총회’ 특별강연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보도 내용 중. 「한겨레신문�� 2007년 3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