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노랑색끈]꼰대 출입금지 공간! 교육공동체 나다에 문을 열다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10월2호 기획기사

 

[주황색끈]꼰대 출입금지 공간! 교육공동체 나다에 문을 열다

정소연

(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활동가) 

 

“나다”


① [동사] 내가 세상의 주체임을 선언하는 말.
스스로 생각하여 뚜렷한 입장을 가지고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다. 나는 나다!
② [대명사] 나 와 다른 사람들, 그 모두를 껴안을 수 있는 커다란 주체.
③ [명사] 나(裸)?다(多). 자신에게 씌워진 가면과 사회의 숨겨진 부조리를 모두 벗겨내는 행위.
④ 나 는~이 다 .


주어와 술어 사이에 무수하게 채워질 가능성을 이 세상 모든 청소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교육공동체 나다!

 

홍대 앞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공간에 위치한 교육공동체 나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건물 맨 꼭대기에 있는 교육공동체 나다는 2000년 12월 성남에서 청소년을 위한 철학교실 나다로 문을 열어 2004년 청소년은 삶의, 교육의 주체라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확인시키고자 교육공동체라는 이름으로 거듭납니다. 그리고 2007년 보다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로 옮겨 2009년 서교동 독립공간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독립된 공간을 꾸리게 되며 나다는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며 놀고 일하고 공부하는 공간. 자치와 공동체를 함께 고민하게 되는 공간으로 또 한 번 변화합니다.

 

 

인문학 교육공간이라는 생각에 수없이 꼽혀있는 책장을 기대 했다면 힘겹게 올라간 5층 현관에서 복작거리는 신발들 앞에서 당황 할 수도 있습니다. 나다의 공간엔 언제나 우당탕탕한 청소년들로 가득하니 말입니다. 사무실이라기보다, 수업을 하는 공간이라기보다,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처럼 느껴지는 공간은 색색별로 칠해진 방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갑니다. 나다에 수업을 들으러 오는 청소년, 학부모들, 나다가 연대하는 다양한 단체의 활동가들, 그리고 자유롭게 나다의 공간을 회의공간이나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는 장소로 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갑니다. 때론 몇몇의 청소년들이 장기간 투숙(?)하며 나다의 공간을 지키기도 합니다. 오히려 상근하는 활동가들 얼굴보기가 더 힘드니 주객이 전도된 거 아닌가 하는 우문에 공간의 주인들은 청소년들이라는 현답이 들려오는 공간. 진정한 자치를 위해 공간 운영회의를 청소년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교육공동체 나다의 행보는 그래서 조금 남달라 보입니다.

 

사실 나다의 인문학 수업 커리큘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밥상위의 인문학]부터 [우리안의 근대성]까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들을 수 있는 다양한 강좌들을 보고 있으면 나다가 쌓아온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09년 가을 특강만 봐도 그렇습니다. 초등부의 한국사는 ‘석기시대’부터의 탐방을 ‘민주를 사랑하세요?’ 로 이어갑니다. 중등부 강좌인 ‘청소년 영화처럼 살다’는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화이론, 기획, 제작, 편집을 마스터하고 ‘쪽편영화제’를 기획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니 꽤나 빡빡한 수업입니다. 나다는 다양한 강좌뿐만 아니라 많은 사회적 활동에도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나다의 알림게시판을 보면 일제고사 반대, 용산국민법정, 이명박정부를 향한 청소년 시국선언, 인권영화제 지킴이 등등 다양한 활동들을 연대하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청소년들에 대한 세대적 구분의 시선을 거부하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로써의 연대를 하고 있는 나다의 시선은 그래서 때론 발칙하고, 때론 지나치게 날카로워 쉬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합니다. 대안교육공간들조차 청소년들의 자유를 통제하려 드는 것들에 대한 반기를 드는 나다를 향해 혹자는 ‘너무 까칠한 거 아니냐?’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대안교육학교라고 생각하면 되나요? 라는 질문에 질색하는 나다를 향해 유별나다는 시선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나다 안에서 학교는 금기단어입니다. 아니, 마음 놓고 ‘까야하는’단어입니다. 병든 교육에 반항하며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썩은 부분들을 잘라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다의 날카로움들은 그래서 낯설지만 반짝입니다.

 

교육공동체 나다는 공동체의 삶을 함께 고민하며 인문학의 실천을 이야기합니다. 토론에서의 반짝거림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어른들이 보이는 이중적 태도에 반대하며 행동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움직입니다. 그래서 나다의 공간엔 상근자들보다 청소년들이 더욱 많이 북적거립니다.

 

꼰대 출입금지 공간, 교육공동체 나다에는 오늘도 푸른 달이 떠 있습니다.


끈더하기 -

 

교육공동체 나다에는 변, 정크, 슈렉, 누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청소년들이 함께 공간을 운영하는 교육공동체 나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요기로 ...
http://nada.jinbo.net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문화연대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