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AOBA+ART,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가?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7호 특집기사 

AOBA+ART,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가?

 

안태호

(예술과 도시사회 연구소 연구원)

 

AOBA+ART를 보기 위해 타마프라자 역으로 향했다. 역에는 AOBA+ART의 안내 브로셔가 비치되어 있었고, 안내소에서는 대략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브로셔에는 지역 내 작품설치 장소가 일일이 표시되어 있었다. AOBA+ART의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가는 길, 한 집에 들러 길을 물었다. 벽을 보니 AOBA+ART의 포스터가 부착되어 있다.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 할머니는 집 앞에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고 귀띔해준다. 자세히 보니 점점이 놓여진 정방형의 돌 위에 페인팅이 되어 있다. 어, 왜 저걸 못 봤지?

 

 

AOBA+ART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AOBA+ART는 2008년부터 요코하마 교외지역인 AOBA 주택지구를 대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2008년에는 9월 13일에 시작해 10월 2일까지 진행했고, 올해는 6월 27일부터 시작했지만 인포메이션 센터를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0월 10일부터다. 요코하마 문화예술재단의 재정후원을 받아 진행된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80년대 거품경제시절 조성된 주택지구 내의 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것. 다른 건 몰라도 공동체의 관심만은 오는 길에 확인한 바다. 인포메이션 센터 내에는 포스터와 각종 자료 이외에 작품이 설치되어 있기도 했다. 흰 색을 띤 작은 분수모양의 조각은 관람자가 손잡이를 돌리면 중앙에 자그마한 분수가 뿜어져 나오면서 마치 오르골과도 같은 소리를 내며 회전하도록 설계되었다. 관계자들이 작품이 설치되었던 곳과 기사 등을 담아둔 스크랩북을 보여준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 준다. 비탈길이 많고, 작품을 설치한 지역이 걸어서 살펴보기에는 너무 광범위한 까닭이다. 안내도를 따라 비탈길을 오르고 공원을 들러 한 시간여에 걸쳐 주택 지구를 둘러보았다. 사실,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대개 안내도에 표시된 지점에는 AOBA+ART의 각기 다른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공원에는 현수막에 페인팅이 되어 걸려 있었다. 주택가는 매우 잘 정비되어 있었고, 경제적 수준도 상당해 보였다. 한편으로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는 허전함과 아쉬움이 전해진다. 또, 한국에서는 대개 공공미술이 재개발지역이나 저소득층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묘한 대비가 되기도 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돌아가 알아보니 집들에 붙어있는 포스터들은 그 자체가 작품이었다. 그 작품들은 지역의 어린이, 주민들과 함께 만든 것이다.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보다 지역 주민들과 어떻게 만나는가에 초점을 두고 진행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그러고 보니 인포메이션 센터에도 발견하지 못한 작품이 더 있었다. 한 사진작가가 아이들과 수업을 진행하며 찍은 아이들의 모습을 작게 잘라내 센터 곳곳에 부착해 놓은 것이었다. 이밖에도 각종 포스터들과 다양한 그림을 그려 넣은 공사장 안전모 등 주민들과 워크숍을 통해 만든 성과물들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워크숍에 참여한 것은 공동체에 나름의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사실, 드러난 작품이나 모습으로는 이렇다 할 성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작은 프로젝트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참여하고, 자신들의 집에 작품(포스터 등)을 설치하고 무엇보다 프로젝트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AOBA+ART의 사례는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예술의 역할에 대해 시사점을 남긴다. 그것은 작고 사소한 과정이라도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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