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요코하마 고토부키쵸 : ‘호스텔’, ‘호스피스’, ‘그린’을 통한 마을 재생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7호 특집기사 

요코하마 고토부키쵸

: ‘호스텔’, ‘호스피스’, ‘그린’을 통한 마을 재생 

 

송수연

(문화연대 시민자치문화센터 활동가)

 

일본 요코하마 고토부키쵸는 항구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들의 집단거주지역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여행객들이 저렴하게 머무를 수 있는 호스텔 빌리지로 주목 받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일본의 버블경제 이후 경제구조의 변화와 고령화로 직업을 잃게 되면서 생활보호 대상자가 되었다. 현재 고토부키쵸에는 6천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50%가 65세 이상의 고령자이고, 80%가 생활보호대상자이다. 대부분 가족이 없는 독신 남성들이다. 고토부키쵸는 자연스럽게 도시의 빈민촌으로 방치되었다. 노숙자 거리로 알려지고, 불법 쓰레기와 차량들이 버려졌다. 그러나 ‘호스텔 빌리지 프로젝트’가 계획되면서 일본의 명소로 추천 될 정도로 소외된 마을에 작은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마을 재생의 일환으로 기획된 ‘호스텔 빌리지 프로젝트’는 비워있던 쪽방을 저렴한 숙소로 개조해서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는 동네로 바꾼 프로젝트이다. 고토부키쵸에는 5층 규모의 퇴색한 간이숙박시설 100여개가 밀집되어 있다. 숙박이 가능한 공간은 8천여 개이고, 인구의 노령화로 인해 빈 방은 1천개가 넘는다. 2005년 시작된 ‘호스텔 빌리지 프로젝트’는 숙소 주인과의 파트너십과 주민들과의 연대를 통해 4개의 호스텔을 중심으로 현재 100여개의 객실이 운영되고 있다. 탐방을 위해 일행이 숙소로 머물렀던 하야시 카이칸은 1964년에 건축된 건물로 한국의 노후한 여관과 비슷하다. 5층 건물 중, 1층부터 4층까지는 대부분 노인들이 거주하고, 5층은 관광객을 위한 숙소로 사용한다. 관광객들을 위해 샤위부스와 세탁시설 등을 보완했다. 저렴한 가격대는 여행객이 잠깐 머무를 수 있는 숙소로 매력적이다. 빈 방의 활용계획은 계속 추진 중이다. 그리고 ‘호스텔 빌리지 프로젝트’는 주변의 숙소들의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건물 자체가 관광객을 위한 호스텔로 전환되고 있고, 관광객과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호스텔 빌리지는 프로젝트’는 특정비영리활동법인인 코토랩이 추진하고 있다. 호스텔 운영으로 젊은 세대들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간다. 마을에 자원 봉사자 수가 증가하고, 노인들과 청년들의 고용이 창출되기도 한다. 그리고 고토부키에서는 ‘호스텔 빌리지 프로젝트’이외에도 코토랩과 연대하는 NPO들를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 고령의 인구가 많은 만큼 복지차원에서 호스피스 활동 또한 활발하다. 의료지원과 심리적 치료, 의복과 음식 제공, 일자리 지원 등 다양한 차원에서 호스피스 활동이 기획된다. 또한 고토부키초의 퇴락한 이미지의 변화를 위해 거리와 건물의 옥상에 화단을 가꾸고 벤치를 제작하는 등 마을의 환경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고토부키쵸에서 진행하고 있는 ‘호스텔 빌리지 프로젝트’는 도시 재생의 맥락을 다른 시각으로 접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바로 도시의 빈민촌을 고립되게 하거나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고 접근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 가면서 도시의 자연스러운 변화와 활성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질적이거나 개발 중심의 도시 재생을 넘어서는 다양한 관계의 접속과 연대를 통한 상상과 실천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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