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주황색끈]마을만들기 ‘동피랑’을 통해 본 도시 재생의 의미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10년 9호 기획기사

 

마을만들기 ‘동피랑’을 통해 본 도시 재생의 의미

 

무명씨
(문화연대 시민자치문화센터 활동가)

 

‘동피랑’은 기존의 재개발 방식이 아닌 대안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준 지역이다. 동피랑은 지역의 폭력적 철거가 아닌 지역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재개발 된 사례이다. 시의 재개발 계획을 변경한 것은 지역 단체의 기획으로 진행된 벽화 프로젝트였다. 지금 동피랑은 벽화 전시장이 된 골목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동피랑, 벽화의 시작


동피랑은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동과 정량동에 걸쳐있는 산비탈마을로 가난한 사람들의 오랜 거주지역이다. 통영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동네였다. 동피랑 마을은 노후한 건물이 많은 곳으로 2006년 통영시는 도시계획을 통해 재개발하기로 결정했다. 경관개선을 이유로 마을을 철거하고 공원 조성을 목적으로 재개발이 논의가 시작되었다. 동피랑은 무허가 주택이 대부분이라 철거되면 마을 사람들은 보상도 못 받는 상황이었다. 이사를 하더라도 동피랑의 집값으로는 통영에서 집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지역단체 ‘푸른 통영 21’은 재개발 저지를 위해 2007년 말부터 시장에게 1년의 유보의 시간을 요청하고, 동피랑 벽의 특성을 활용해보기로 한다. 벽화 아이디어가 나왔으나, 실행이 문제였다.

 


동피랑, 벽화의 과정


벽화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과 지원이 가능한 지역 예술가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래서 벽화작업은 전국을 대상으로 공모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미술대학 학생과 일반인들이 공모에 참여했고, 통영의 청소년문화모임인 ‘드러머’의 자원봉사로 벽화 공모전은 잘 마무리되었다. 동피랑 벽화사업은 동피랑을 새로운 관광지로 만들었다. 벽화 덕분에 동피랑은 개개발 대상지에서 보존 대상지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골목의 벽화로 지역주민들은 계속 살 수 있게 된다. 물론 성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벽화 제작 이후, 벽화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사생활은 침해 되었고, 불편을 호소했다. 결국 5집이 이사를 했다.

 

동피랑, 벽화의 의미

 


동피랑 비탈을 시작으로 골목길에 접어들면 다양한 벽화들을 만날 수 있다. 언덕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통영 항구의 전경은 마음을 설레게 할 정도다. 사실 기대를 가지고 방문했던 동피랑의 벽화는 눈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벽화 과정에서의 많은 사연들은 마음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동피랑의 벽화 공모전 방식에서 중요한 요소는 벽화의 미적인 작품성이 아닌 벽화 작업 과정에서의 마을 만들기에 대한 동감여부와 동네사람들과의 공동 작업이나 소통과정이었다고 한다.


동피랑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활동가는 동피랑이 성공한 것은 개발을 저지한 것뿐이지 도시재생의 사례는 아니라고 말한다. 아직 주민들의 생활은 불편하고 행정의 과제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서 시가 계획을 변경했을 뿐, 시의 행정시스템에서 동피랑은 언제나 대상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동피랑의 사례는 단순하게 벽화만으로 지역이 보존되고 재생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벽화를 그려나가는 과정 안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토론과 소통이 동피랑의 지역적, 문화적 가치를 발견하게 만든 것이다.


동피랑은 지역주민과 지역단체 그리고 시가 함께 벽화 프로젝트 과정에서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확장해 가는 것이 결국 새로운 도시재생의 모델이자 과제가 될 것이다.

2007년 동피랑 벽화사업은 시작되었다. 오는 4월에 동피랑은 2차 벽화공모전을 준비 중이다. 벽화전을 매개로 마을의 축제는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동피랑은 재개발의 저지만이 아닌 도시재생의 의미로 다시  재발견 될 것이다. 동피랑은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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