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의.식.주.동 (衣.食.住.動)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10년 11호 밥보다 문화

 

의.식.주.동 (衣.食.住.動)

 

이대택
(국민대학교 체육대학 교수)

 

의식주란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를 말한다. 입을 옷과 먹을 음식 그리고 쉬고 잘 수 있는 집, 이렇게 말이다. 이 세 가지는 그런데 우리들에게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세 가지는 얻거나 얻어지거나 구비되어야 할 것들이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 세 가지를 얻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투쟁하고 있다. ‘먹자고 하는 일인데...’라는 말투에 그 기본적 인식이 깔려있다. 결국 모든 인생사가 의식주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고단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만약 이 세 가지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사람들은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는 것과 다름없다.

 

얻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생명체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또 한 가지가 있다. 움직임, 바로 동(動)이다. 움직임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며,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움직임의 권리와 능력을 부여받는다. 권리란 보통의 경우 누구에 의해 제한되지 않는다. 능력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 무엇인가를 수행할 수 있음을 뜻한다. 사람들은 살기위해 필요한 의식주를 얻으려고 움직인다. 그리고 그 움직임을 자신이 결정한다.

 

인간은 지금의 문명과 사회를 얻기까지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헤쳐 왔다. 결국 더 행복한 삶과 더 많은 욕구충족을 위해 노력하고 싸웠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든 노력들은 결국 살아가는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의식주를 더욱 공고히 하기위한 과정이었다. 편리함도, 기계화도, 산업화도 결국 더욱 좋은 조건의 의식주를 추구하기 위함이었다. 역설적이게도 더욱 잘 살아가고자 하는 현대사회에서 의식주가 얼마나 쉽고 편하게 얻어지는지 궁금하다. 오히려 더욱 어렵게 얻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을 던진다.

 

만약 인간의 지금까지의 투쟁이 기본적으로 의식주를 안정적으로 해결하는데 목표가 있었다면 우리는 과연 지금 현재 더욱 쉽고 안정적으로 의식주를 얻고 있을까. 아마 누구도 그렇다고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아파트값과 고급의류들 그리고 고급음식들이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사리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결국 우리는 무엇을 위해 노력하였던 것일까.

 

불행히도 가격의 상승과 고급화는 의식주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닌 듯싶다. 최근에는 ‘동’ 또한 비싸지고 고급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권리와 능력으로써의 ‘동’이 이제는 제약과 조종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는 지금 주위에서 건강해지기 위해 이렇게 운동해야하고, 건강해지기 위해 더 많이 움직여야하며, 오래살기 위해 무슨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요되고 있다. 운동은 적절한 장비를 착용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해야 하며, 운동을 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야한다. 헬스장에서는 규칙을 가지고 운동해야하며 일정한 코드에 맞추어 운동해야 한다. 스포츠는 더욱 비싸지고 있으며, 장비구입이 필수적이게끔 거의 모든 스포츠가 장비스포츠로 전환되고 있다. 운동을 하려고해도 어딘가 동호회에 가입해야 수월하고 예상치 않은 제약까지 동반된다. 스포츠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예절도 지켜야 한다. 

 

의식주는 사회가 보장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삶의 필수조건이다. 움직임 또한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수월하고 편하게 진행될 수 있는 권리와 능력이다. 비싸지고 고급화되고 규격화되는 운동과 움직임은 결코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표가 되어서는 아니된다.

 

우리는 지금 운동과 움직임이 마치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인양 착각하고 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더욱 잘 살고 인류가 더욱 좋은 세상을 만들면 만들수록 우리는 움직임과 운동을 더욱 싸고 쉽게 누구나 자신이 결정에 의해 다가갈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갈수록 비싸지고 고급화되는 운동은 더 이상 인간의 권리와 능력을 보장하지 못한다. 체육을 전공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더 이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비싸짐으로써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싸짐으로써 더욱 좋아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 메인사진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