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사회적 기업은 새로운 씨앗이 될 수 있는가?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10년 18호 특집기사 2

 

사회적 기업은 새로운 씨앗이 될 수 있는가?

 

액션보트

 

아니 벌써! 10년
주변의 많은 문화예술 관련 단체들이 10년의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서울프린지네트워크, 한국독립영화협회, 하자센터, 일상예술창작센터,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등 문화예술현장에서 10년을 바라보고 있고 또 지나고 있다. 잘 성장도 했지만, 지속하기 위한 고민과 과제는 여전히 어렵다. 그리고 시대가 변한만큼 무엇을 계획하고 실행하기가 녹록치 만은 않다. 새로운 돌파구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최근 이런 상황 속에서 많은 문화예술단체들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과 도전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미 2008년 하자의 ‘노리단’이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으면서 문화예술계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논의는 조금씩 입소문을 타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고민은 여과의 과정 없이 바로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문화예술분야에서 몇 개의 롤모델이 만들어 지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고민하는 많은 단체들과 기획자들이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가가 되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조직운영과 비지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있고 준비 중이다.

 

처음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접했을 때,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증과 지원이 정부의 제도와 정책에 의에 의해 활성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 적이 있다. 제도의 호명의 사회적 기업의 정체성을 규정한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이미 사회적 기업이 지향해온 가치를 실현해온 많은 활동들이 NGO, NPO, 소규모 기업단위에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기업의 담론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도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어 가거나 준비하는 단위들이 사회적기업을 둘러 싼 지형과 내용들을 잘 모른 채 준비를 서두른 다는 점이다. 주목도에 비해 정확한 정보나 이해가 혼란스럽게 얽혀 있다. 그러다보니 문화예술의 특이성 안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나 이슈가 도출되기 어려운 것 같다.

 

이미 주변의 많은 단체들이 사회적 기업의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 중이고, 인증을 준비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노동부는 2009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에 향후 200여개의 사회적기업을 육성 및 인증하고 3,000여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인증 사회적기업 계획까지 포함하면 주변의 많은 문화예술단체들이 기업으로서 전환될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적확한 의미나 역할은 잘 보이지 않지만 선택만으로 단체(기업)규모만은 확실하게 커지는 것 같다. 그런데 커지는 규모를 보면서 불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급하게 먹는 밥은 채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활동을 상상하는 주체들이 다른 선택과 연대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때 “사회적 기업”이라는 아이템, 제도의 씨앗이 하나의 유행처럼 주변을 맴돌고 있다. 사회적 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변혁 가능성과 잠재력도 믿고 싶지만 우리는 무엇인가 넘어야 할 산을 제대로 오르지 못한 채 사회적기업이라는 회오리에 잠깐 빠져 있는 것 같다. 사회적기업이 유일한 선택과 대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대의 변화와 문화적 지형의 변화가 우리에게 무엇을 자극하고, 말하고 있는 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안에 어떤 씨앗이 있는지 관찰해 보자. 씨앗을 통해 어떤 열매를 맺을 것인지 상상해 보자. 당신의 씨앗은 사회적 기업가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주체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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