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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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론개혁운동, 이제는 민중언론으로

참세상  / 2005년05월20일 17시25분


홍석만 / 시청자 여러분, “언론은 개혁되어야 한다.”
이 말에 동의 하십니까? 그렇다면 그 ‘개혁’은 누구에 의한,
어떤 개혁이어야 할까요? 사실 한국사회에서 언론개혁이라는 말은 누구나 하고 있는 말이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대단히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스튜디오에는 민주화교수협의회 주경복 교수님
나와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주경복 / 네 안녕하세요.

1. ‘언론개혁’, 그 현황 점검

홍석만 / 그 동안 상징적으로는 안티 조선운동 등, 이른바 ‘언론개혁운동’이 있어왔지 않습니까? 이 현황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해봤으면
싶은데요.

주경복 / 네, 우리나라는 해방 당시부터 식민시대의 유산을 이어받은
수구 언론 또는 재벌자본에 토대를 둔 보수 언론이 독재 권력과
공생하면서 이 사회의 입과 귀를 지배해 왔습니다. 형식적이나마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언론개혁 운동이 힘겹게 추진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조선, 동아, 중앙일보로 대표되는 독점적 신문시장에 대한 규제, 방송 영역에서는 공공성에 대한 문제제기의 강화,
대안적 언론에 대한 다양한 실험들 등이 그렇습니다.

홍석만 / 이런 그간의 언론개혁 운동의 의의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경복 / 기존의 보수적인 이데올로기에 대항한 대안 미디어 운동이
전개되어 왔고, 방송계에서는 퍼블릭 엑세스 개념과 함께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 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언론개혁 운동의 성과들이 일정하게 존재한다고 봅니다.


홍석만 / 이런 언론개혁운동 속에서 미디어 환경에도 많은 변화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주경복 / 말씀하신대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단적으로 이른바
‘개혁적 언론’의 급성장인데요, 88년 창간된 한겨례 신문과,
지난 몇 년 사이에 매체 영향력이 급증한 오마이 뉴스 등 개혁적인 언론 매체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한겨레 경우 88년 창간
당시만 해도, 운동권 신문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제는 업계
4위의 신문사로 성장했고, 오마이 뉴스의 경우에도 작년부터
2년 연속 매체 영향력 6위를 차지하는 발전을 거듭하였지요.
오마이 뉴스는 작년 대통력 탄핵, 그리고 촛불 집회로 이어지는
한국사회의 정치지형 변화의 최대 수혜자라 할 만하죠. 그만큼
이제는 이른바 ‘개혁적인 언론’은 탄생을 넘어 안정적인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홍석만 / 이렇게 개혁적인 매체들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은 뭘까요?

개혁언론의 성장 배경- ‘386세대’의 주류화, 진보 대 보수라는 정치적 대결구도

주경복 / 여러 가지 배경을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앞서
한국사회 정치 지형의 변화를 들어야 하겠지요. 상대적으로 과거
어느 정권보다 개혁적이라고 기대했던 노무현 정권까지 탄생하지 않았습니까. 결국 독재정치, 보수주의 이데올로기 등에 대한 저항의 결과물과 사회 민주화의 성과들이 일정한 열매를 맺게 되었습니다. 가시적으로는 이른바 ‘386세대’로 지칭되는 세력을 중요한 축으로 변화의 전선이 형성되면서 한국사회 전반의 정치적 대결구도가
진보 대 보수, 혹은 개혁 대 수구로 한정되어 왔던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점차 사회적으로 ‘개혁’세력의 비전과 담론과
실천에 있어서 문제점들이 노정되면서 ‘개혁언론’의 문제점 역시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개혁 언론’의 문제점

홍석만 / 네, 그럼 그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봤으면 좋겠는데요,
‘개혁언론’의 문제점이라면 어떤 점을 들 수 있나요?

개혁언론의 문제 - 형식적 민주화에 만족, 현 정부정책을 추종


주경복 / 무엇보다도 독재 정권과 반민주적 사회질서에 대한 비판과
개혁만을 외치면서 스스로 진보적 미래의 비전을 설계해 오지
못한 ‘개혁세력'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민주화에 만족하면서 비판과 정론의 사명을 잃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민주화된 현 정부의 정책들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일이 벌어지고, 유연해진 보수이데올로기와 비판 없이
타협하거나 옹호하기까지 하기에 이르곤 합니다.

홍석만 / 구체적으로는 어떤 부분에서 그렇죠?

주경복 / 예를 들어 한겨레 신문은 노사정 위원회문제나 얼마 전 있었던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 그러니까 비정규 노동자 관련 법령의
개악 안에 대한 민주노총 내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문제에 대한
심층적이고 균형 있는 분석 없이 특정한 입장에 기반해서 노사
화합, 상생의 이데올로기를 전면화 시키고 있지 않습니까.
유럽 국가 일부의 노사화합 모델을 심층적 해부 없이 보편적 가치 처럼 과장하여 특집으로 다루는 등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입장은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 없이
따르는 것이 되고 맙니다. 다른 개혁언론들도 대체로 비슷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홍석만 / 그러니까 개혁적인 세력도 노동문제 등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과 차별점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말씀이시군요?

한국사회의 개혁세력 -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수용하거나 인정하면서 그 모순을 드러냄

주경복 / 네 그렇습니다. 한국사회에서 ‘개혁주의’,
그리고 그 주체인 개혁 세력들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거나 이에 대한 비판정신과 판단력을 갖지
못하면서 스스로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가
이 사회의 진보를 담보해 왔던 민중에게 얼마나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며 얼마나 반민주적인 이데올로기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입니다.

홍석만 / 다른 한편으로 그런 비판이 결국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적인
언론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까 하는 이런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주경복 / 넓은 의미의 진보세력 안에서 부분적인 분화가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보수 세력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될 수도
있기는 하겠지요. 그러나 일시적인 타협보다는 정론에 근거한
진정한 진보, 보다 더 선명한 진보의 길을 추구함으로써 어정쩡한 논리와 실천의 빈틈 사이로 파고들던 수구 언론의 위장된
이데올로기와 논리를 더 명쾌하게 혁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홍석만 /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선생님께서는 언론의 존재의미랄까요,
언론의 역할과 지향이 무엇이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언론을 민중에게 -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언론이 출현해야

주경복 / 언론이란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치우침 없이
그리고 정확하게 알리고 서로 토론하게 만드는 장이되어야 합니다. 힘 있고, 돈 있고, 말발 센 사람들의 일과 말만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없거나 돈이 없고 무식해서 말 재주 없는 사람들의
일까지 모든 것을 제대로 다루어야 합니다. 특히 기득권에 의해
왜곡되고 감추어 진 것들을 파헤쳐 세상에 들어내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흔히 언론은 ‘민의를 대변’한다고 하면서
결국 가진 자들을 대변하는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언론을
민중에게 돌려줘야 할 때라고 봅니다. 동시에 신자유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언론, 그러면서 기존의 언론과 대칭점을 형성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언론이 출현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3. 대안, “이제는 민중언론으로”

홍석만 /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 부분이요, 새로운 언론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요, 그 새로운 언론이란 무엇일까요.


주경복 / 저는 그것을 ‘민중적인 언론’으로 제기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사회 도처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민중들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어요. 이런 민중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담아낼 수 있는 대안적인 언론의 시도들이 더욱 전면화 되어야 해요. 사실 이런 활동은 특히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이미 있어왔습니다. 참세상, 민중의 소리, 프로메테우스, 진보누리, 레이버투데이 등의 매체가 민중언론으로 분류되고, 나름의 활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영향력이 미비하고 집약되고 있지는 못한 상태거든요. 기술이
발전하고 미디어 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라는 거죠.

홍석만 / 그런데요, 그런 ‘새로운 민중언론’의 상이라고 할까요,
그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민중언론 - 개별적인 풀뿌리 언론의 세계적 네트워크

주경복 / 우선,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자본의 세계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맞설 수 있는 언론운동 이어야한다는 점이에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이런 ‘풀뿌리 언론’들↓ 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고립적이고 개별적인 활동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거든요. 이러한
활동을 네트워크화 해서, 이를 하나의 민중언론 세력으로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자본이 세계화 하고 있다고 하죠?
언론, 민중적인 언론세력들도 세계화, 블럭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홍석만 / 그러니까 새로운 민중언론이란 기존 개혁적 언론운동과 전혀
다른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군요.

민중적 언론개혁 운동 - 기존의 반 보수적 언론개혁의 한계를 극복해야

주경복 /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민중언론이란, 언론사를
새로 하나 만드는 문제 뿐만은 아닙니다. 이를 구심으로 새로운
언론개혁, 민중적 언론개혁 운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존의 언론개혁이 일정한 유의미성을 담지해 왔던 것은 사실이지 만 이제 그 유의미성이란 현실 조건의 변화 속에서 퇴색되어
가고 있다는 거죠. 그 한계를 우리 손으로 뛰어넘어보자는
기획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존의 언론개혁 운동,
그러니까 이는 반 조중동, 반 보수라는 틀에 갇혀 왔던 언론개혁과
차별되는, 새로운 언론개혁 운동이라는 의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 ‘민중언론운동’은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적 성격이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고요.

홍석만 / 네, 알겠습니다. 정리하자면 ‘민중언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언론개혁운동을 제기해 주셨는데요, 이런 민중언론의 언론개혁,
그 전망은 어떻습니까?

주경복 / 전망이라고 했을 때 단정 지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 사회에
아직도 소외된 민중이 폭 넓게 존재하는 만큼 그들의 언어를
충실히 반영한다면,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정론을 펼쳐 나간다면 결과는 매우 희망적이라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제도적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여전히 문제는 많지만 꾸준한 언론개혁 운동 속에서 신문법이나
방송법이 개선되어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제도적 보완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밀어부쳐서 민중적인 언론세력의 활동영역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홍석만 / 네, 그럼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주경복 / 네, 우선 제가 편집위원장으로 있는 참세상의 경우를
말씀드리면요, 지난 5월 1일 기존 ‘미디어 참세상’에서
‘민중언론 참세상’으로 사단법인 건설.... (등등 짧게 소개...)
이러한 활동들이 꾸준히 전개되어야... 민중언론 ‘참세상’의 경우 2007년까지 매체 영향력 2%, 그러니까 현재의 프레시안 정도의
영향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말씀드린 대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세계의 민중적 언론사, 민중들과 연대하고
이러한 흐름을 모아갈 수 있는 새로운 언론으로 자리 매김
하고자 합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홍석만 / 네, 알겠습니다. 오늘 중요한 말씀해주신 주경복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주경복 / 네, 감사합니다.


클로징


홍석만 / “새싹이 트는 소리를 내지 않으면,
참세상 언론의 목소리가 아니야!“

이것은 백기완 선생의 말씀입니다.
새싹이 트는 소리, 바로 노동자 민중이 움직이는 소리일텐데요,
잠자는 대지를 일으키는 변혁의 소리, 민중언론을 기대해 봅니다.

<<시사 프로젝트 피플파워>>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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