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파업 쟁점 접어두고 원색적인 비난에 몰두하는 언론

참세상  / 2005년07월29일 0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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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만/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김삼권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삼권/ 예 안녕하세요

홍석만/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김삼권/ 오늘은 각 언론의 아시아나조종사노조 파업 관련 보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홍석만/ 아시아나노조의 파업을 바라보는 언론들의 시각,
과거의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들이
많았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어떻습니까?

김삼권/ 예. 지적하신대로 파업 11일째를 지나는 아시아나조종사노조의
파업을 바라보는 각 언론매체들의 시각은 지극히 부정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원색적인 비난과 편파보도가
대부분이었는데요. 보수와 개혁 언론 구분 없이, 대부분의 언론이
아시아나조종사노조에 뭇매를 때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홍석만/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김삼권/ 아시아나조종사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것은 지난 17일입니다.
아시아나노조종사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각 언론들은
‘휴가철비상’, ‘물류대란 우려’ 등의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홍석만/ 고액임금노동자가 파업에 돌입하면, 늘 뒤따라 나오는 얘기들이
있죠? 이번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파업시작하자마자, 언론들 일제히 원색적 비난 쏟아 내

김삼권/ 파업돌입 다음 날인 18일, 연합뉴스는 ꡐ연합시론ꡑ 코너를 통해
ꡒ급여나 복지 수준이 다른 직종에 비해 월등히 좋은 조종사들이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생존과 직결되지도 않은 근로조건
일부를 유리하게 바꾸겠다고 본격적인 휴가철에 맞춰 시민들의
휴가를 볼모로 파업을 강행하다니 여론의 질타를 받을 만 하다ꡓ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지하철노조가 파업을 하면 언론들은 주로
‘시민들의 발’을 주메뉴로 삼았었는데요. 이번에는 ‘시민들의 휴가’
가 주메뉴가 되었다는 점이 과거와 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국민일보는 17일 사설 ‘조종사 노조 파업
납득할 수 없다‘, 문화일보는 18일, ‘귀족 노조 눈엔 승객 안보이나’
등 각 언론사들은 사설과 보도기사를 통해 ꡐ귀족노조ꡑ의
ꡐ배부른 파업ꡑ을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홍석만/ 그렇군요.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언론이 이런 식으로 나왔다면,
파업 11일째를 넘고있는 현재는 거의 융단폭력을 맞고 있을텐데요.

김삼권/ 그렇습니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이제 각 언론사들은 현재 파업의
쟁점은 접어두고, 원색적인 조종사노조 비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아시아나조종사노조가 농성장소를 인천연수원에서
속리사 인근 유스호스텔로 옮겼는데요. 각 언론들은 이 ꡐ건수ꡑ를
놓치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들었습니다. 연합뉴스는 24일,
‘귀족노조 휴양지 농성에 비난 봇물’, 서울경제신문은 24일
‘조종사 노조 속리산행 왜’, 문화일보는 25일 ‘파업인지 휴가인지’
라는 기사 등을 통해 ‘체육대회, 영화관람, 가족만남, 바비큐파티’
등을 운운하며, ‘귀족노조의 배부른 투쟁’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집중포화를 퍼부었습니다.

홍석만/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조종사노조의 파업을 바로 보는 언론의
시각이 어찌되었든, 국민들의 시각도 차가운 것은 사실 아닙니까?
평균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는 항공조종사들의 파업을 지켜보며
국민들이 일종의 거부감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 싶습니다.

파업쟁점 접어두고 왜곡보도 일삼아

김삼권/ 예,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거부감이 언론들의 일방적인
보도로 인해 확대되거나, 과장된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은 지난 22일
인천연수원에서 단체로 헌혈을 실시했습니다. 평소에 운항일정
등으로 헌혈을 할 수 없었던 조합원들이 사회봉사 차원에서
농성 중인 짬을 빌어 헌혈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은 이를 두고 ꡐ헌혈을 하면 최소 72시간 동안
운항할 수 없다는 건설교통부 운항규정ꡑ을 교묘히 이용했다는
분석을 내보내며, 교섭에서 유리한 고지를 얻기 위한 노조의 ‘술수’
라고 판단했습니다.

홍석만/ 헌혈하는 것도 언론에 의해서 왜곡됐다는 말씀인데요...
문제가 심각하군요.

김삼권/ 사실 최근 아시아나조종사노조 관련 언론보도를 보면, 사실
노사간의 핵심 쟁점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 언론들이
‘헌혈을 했네’, ‘돼지고기를 먹었네’라며 원색적인 ‘노조때리기’에
집중하느라, 노사간의 쟁점사항이나 조종사들 근무조건 등은 전혀
보도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이러다 보니, 노조의 핵심요구사항이
왜곡되어 초기에는 ꡐ숙박 호텔 골프채 비치, 탑승 전 약물검사
폐지ꡑ 때문에 노조가 파업을 한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홍석만/ 그렇다면 노조의 파업보도 어때야 한다고 보십니까?

언론, 노조 파업은 기본권이라는 인식 절대적으로 부재,
파업자체를 문제삼기보다는 파업의 원인과 쟁점에 대한 차분한 분석이 필요

김삼권/ 고액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아직까지 한국사회 정서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한국사회에서 과연 어떤 노동자들의 투쟁과 파업이 환영을
받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컨대, 언론들은
고액임금노동자들을 ꡐ귀족노조ꡑ 운운하며 뭇매를 때리지만,
막상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이야기에는 눈을 감고 있는 것 또한
한국사회의 현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또한 노조의 파업을 기본권 즉 권리라는 인식이 아직도
우리사회에서는 부족하다는 것이 언론의 보도태도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파업은 권리이므로 당연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언론은 파업이 마치 집단이기주의의 도구인 것으로만
그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파업자체를 문제삼기보다는 어떤 일 때문에 파업을
하게 되었는가를 차분하게 분석하고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올바른 태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홍석만/ 네 김삼권 기자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삼권/ 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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