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창간 초기 정신 탈색된 한겨레

참세상  / 2005년08월05일 8시41분

홍석만/ 이번 순서는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민중언론 참세상의 윤태곤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윤태곤/ 네 안녕하십니까

홍석만/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윤태곤/ 네 참세상은 창간과 더불어 특별기획 ‘굿바이 한겨레’를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 7회에 걸친 기획이 마무리 지어졌는데요.
오늘은 특별한 한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한겨레의 어제와 오늘에 쭉 짚어보고자 합니다.

홍석만/ 네 그렇군요. 최근 한겨레는 제2창간을 선포하고
제2창간위원도 위촉하고 창간발전기금도 모으면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더군요.

제 2창간 선언한 한겨레, 노무현 대통령 발전기금 1천만원 기탁 논란


윤태곤/ 네 한겨레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제2창간을 선포했습니다.
최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한 달 월급인 1천만원을
한겨레에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기로 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노무현이라는 창간주주가 개인 자격으로 기탁한 것이니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아무리 개인자격이라 할 지라도 대통령의 돈을 받는
것은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맞부딪힌 것이지요.

홍석만/ 이번 기획은 한겨레 창간과정부터 점검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먼저 창간 초기과정부터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윤태곤/ 네. 이번 특별기획을 준비하면서 개괄적이나마 한겨레의 17년을
훑어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88년 한겨레 창간경과를 확인하면서는
‘야 참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 였습니다 .

홍석만/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시죠.


윤태곤/ 87년부터 조선투위, 동아투위라는 언론민주화 운동의 양대 조직을
기반으로 한겨레의 창간 준비가 시작됐습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현재 가치로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50억의 창간 종잣돈을
민간 모금을 통해 마련했고 해직 기자들 외에 월급이 절반 이상
깎이는 것을 감수하고 합류한 50여명의 현직 기자들도 단단히
한 몫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부가 음으로 양으로 방해 공작을
펼친 것은 말하나 마나 한 사실이구요. 한 마디로 한겨레식 창간은
세계 언론사에서 유일무이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홍석만/ 네 그렇군요. 저도 한겨레 창간이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만
내용면에서도 다른 신문들과 달랐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요.

윤태곤/ 네 목판글씨를 집자해 만든 제호도안 부터가 특이했습니다.
한겨레 창간호는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그야말로 ‘혁명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자병용과 세로쓰기가 대세였지만 한겨레는
최초로 한글전용과 가로쓰기를 채택했죠. 부서도 '정치경제부'
'민권사회부' '민족국제부' '생활환경부'등 낯선 이름으로 나눠졌고
임명식 편집국장 체제가 아닌 선거를 통한 편집위원회 체계를
갖췄지요. 그 밖에 스포츠면을 두지 않았을 뿐더러 주식시세표를
싣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른 신문들과 별 다를 바 없게
바뀌긴 했습니다.

홍석만/ 그렇군요. 오늘날의 한겨레는 물론 다른 신문들보다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것은 틀림없겠지만 창간 당시의 모습과
비교하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다른 신문들과의 차별점이
엷어진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윤태곤 / 네 전체적으로 신문시장이 어렵다고들 하고 한겨레도 경영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종합지 가운데 판매부수나 매출 등을 감안하면
조중동 다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외형적으로도
4위에 랭크되어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외형적 성장은 필연적으로
창간 당시 독특한 칼라의 탈색을 수반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홍석만/ 탈색이라...어떤 경로를 거치며 창간 칼라가 탈색됐을까요


윤태곤/ 사실 어느 한 사건을 계기로 한다거나 아니면 어느 한 시점부터
한겨레가 변했다라고 말할 순 없겠죠. 꾸준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는게 정확한 말이겠지만 한겨레 17년 역사에서 몇 번의
터닝 포인트를 찾을 수는 있습니다.

홍석만/ 네 그렇군요. 어떤 터닝 포인트들이 있을까요?

윤태곤/ 역설적일 수도 있지만 이른바 ‘민주화’가 안착되면서 한겨레의
변화는 가속화됐습니다. 독재대 반독재, 민주대 반민주 전선이
흐려지면서 한겨레가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홍석만/ 그런 문제는 한겨레에 국한 된 것은 아닐 것 같기도 합니다만
민주와 진보가 갈려지기 시작했다로 거칠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민주화’의 안착과 함께한 한겨레의 변화
노동부분에 ‘객관성’ 획득해 광고주의 ‘편견’ 없앴다는 자평

윤태곤/ 네 그렇죠. 김영삼 정권 당시 90년대 중반 한국경제의 호황이
막바지에 달할 때부터 노동이나 경제부분의 논조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한겨레는 그 변화를 자신들이 객관성을 획득하고
광고주들도 편견을 버리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만 누구의
입장에서 평가한 객관성이냐가 문제로 남을 수 있겠죠.

홍석만/ 광고주들이 편견을 버리기 시작했다...그렇다면
누구 입장에서 객관성을 획득했는지 알 것도 같군요.

97년 대선 당시, 재벌해체 의견광고를 재벌개혁으로 바꿔치기 한 한겨레

윤태곤 /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변화로 한겨레에는 부동산 시세표도
실리기 시작하고 재테크 기사, 골프 기사들도 실려 다른 신문과의
차별점이 점점 엷어졌습니다. 97년 대선 당시에는
‘재벌해체’의견광고를 ‘재벌개혁’으로 바꿔치기해 싣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는
김대중 정권의 출범이라 볼 수 있겠지요.
김영삼 정권의 노동법 날치기는 강력하게 비판했던 한겨레가
김대중 정권하에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밀실에서 합의한 정리해고,
파견제 도입 등은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대표적 예입니다.

홍석만/ 네 그렇군요. 현재 노무현 정권에 대한 한겨레의 시각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윤태곤/ 네 저희는 그렇게 평가합니다. 김대중정권에서든 노무현정권에서든
정권이 보이는 불합리한 행태에 대한 한겨레의 채찍은 아직도
매섭기는 합니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 이후 한겨레 출신 인사들이
대거 정부 여당과 언론 유관 단체로 진입한 것이 보여주듯 상대적
개혁성이라는 것을 매개로 밀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저희의 분석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던 노무현 대통령의
창간발전기금 기부도 그런 맥락에서 평가할 수 있겠죠.

홍석만/ 네그렇군요. 그렇다면 ‘개혁’한겨레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윤태곤/이른바 조중동이라 불리는 보수언론들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한겨레의 가치도 소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개혁 정책을 펼쳐온 김대중, 노무현 정권 아래서
반신자유주의 진영이 한겨레에 대한 짝사랑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홍석만/ 네 그렇군요. 윤태곤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윤태곤 / 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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