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X파일, 삼성,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한국 언론

참세상  / 2005년08월22일 0시02분

홍석만/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윤태곤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윤태곤/ 예 안녕하세요.

홍석만/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윤태곤/ 네 오늘은 지난 달 21일 조선일보의 최초 보도 이후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X파일, 삼성,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한국 언론의 역관계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석만/ 네 그런데 최근 X파일의 쟁점이 삼성 문제에서
불법도청으로 옮겨가는 느낌을 받고 있는데요.

언론노조, ‘X파일 이건희 게이트’ 진실구명과 공정보도 토론회 개최
108개 시민단체, 삼성 X파일 공대위 출범


윤태곤/ 네 바로 그것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이른바 ‘민주화 정부’에서도 도청을 했다는 것이 의제로 떠오르고 그 와중에 ‘성난 호남민심’ 이 화두로 떠오르며 삼성은 쏙 빠지는 양상입니다.

이에 대해 지난 17일 언론노조에서 ‘X파일 이건희게이트’ 진실규명 과 공정보도 토론회를 열었는데요. 이 토론회에서 제기된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홍석만/ 네.그렇군요. 토론회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나요.

윤태곤/ 이 날 토론회의 발제자인 양문석 EBS정책위원은 조선일보가 최초 보도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신문·방송의 관련보도행태 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발표했습니다.
이 발제에는 삼성 살리기에 전력을 다한 중앙일보, 그리고 상대적 차이는 있지만 비판을 피하기 힘든 개혁언론의 행태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발언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홍석만/ 그렇군요. 좀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죠.

중앙일보, 도청 불법성 보도가 삼성 관련 내용의 10배 넘어

윤태곤/ 네 이 발제문은 X파일과 관련된 언론의 보도를 불법도청 관련 내용 과 삼성과 관련된 내용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4개 신문사와 방송3 사의 전체 보도건수 가운데 54.8%가 불법도청 보도로 나타나 삼성 관련 내용 보도 25.4%를 2배 이상 압도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지난 99년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중 앙일보의 경우인데요. 중앙은 도청의 불법성에 대한 보도는 무려 71.3%인데 반해 삼성 관련 내용이 보도는 7.2%에 그쳐 10대 1의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홍석만/ 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윤태곤/ 네 그리고 지난달 21일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보도숫자는 28일 을 기점으로 대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홍석만/ 28일이라, 28일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윤태곤/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향해 대연정을 제안한 날이 바로 28일 이고 그 날을 기점으로 각 언론에서 ‘삼성’이라는 단어가 빠지기 시 작했다는 지적입니다.

홍석만/ 우연의 일치일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윤태곤/ 네 그럴수도 있죠. 사실 대통령 속에 들어가보지 않는 이상 그 속내 를 누가 알겠습니까만 정황을 살펴보면 좀 심각합니다. 이에 대해 양문석 정책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하고 그 직후 청와대 비서관이 연정 제안 당사자인 한나라당에 맹공을 가하 고 그 이후에는 열린우리당에서 대연정이 힘들면 소연정을 할 수 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이런 프로세 스는 삼성 구하기에 나선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악에 가까운 행위로 밖 에 볼 수 없다”고 통렬히 비판했습니다.


홍석만/ 삼성 구하기에 나선 대한민국 대통령이라 문제가 심각하군요.

재벌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한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윤태곤/ 네 그렇습니다.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이미 참여정부는 삼 성과 동맹관계에 있을 뿐 더러 재벌의 하위파트너로 전락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라는 지적입니다.

홍석만/ 그런데 말입니다. X파일에 대한 최초 보도는 조선일보가 했지만 그 내 용을 최초에 입수한 곳은 MBC가 아닙니까? MBC의 보도에 대해서는 어떤 분석이 나왔나요.

윤태곤/ MBC의 행태 역시 비판을 비하기 힘듭니다. 조선일보의 보도 이후에는 MBC는 나름대로 지속적으로 보도 수를 유지하긴 했습니다만 MBC는 이 사안을 입수해놓고 무려 6개월동안이나 뭉개고 있다 조선일보가 잽 싸게 보도한 이후에야 뒷북을 치기 시작했다는데 무엇보다 큰 문제가 있다는 거죠.

홍석만/ MBC가 6개월 동안 X파일을 손에 쥐고 있었던 이유가 뭘까요?

윤태곤/ 조선일보가 보도하기 전에 이미 X 파일 내용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 작했죠. 왜 보도를 하지 않느냐는 안팎의 질문에 대해 MBC측은 ‘기사 요건이 충분하게 갖춰지지 않았다’ ‘소송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다’ 는 변명을 늘어놓기 급급했습니다.

홍석만/ MBC사장은 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요. 왜 그런 행태를 보였을까요?

윤태곤/ 네 MBC최문순 사장은 기자이자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개혁적 인사’라 는 기대를 받으며 사장직에 올랐고 나름대로 MBC를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만 이런 사안에서는 개혁이고 보수고 간에 주류 언론은 다 똑같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홍석만/ 참 심각하네요. 그런데 거대 방송사도 삼성 앞에서 꼼짝 못한다는 것은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만.

거대한 광고 예산으로 모든 언론을 쥐락펴락하는 삼성

윤태곤/ 한마디로 돈의 힘입니다. 이번 토론회에서 삼성이 광고를 무기로 어떻 게 언론을 농락하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X파일을 입수한 MBC를 향해서는 연간 30억에 달하는 뉴스데스크 시보 광고를 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삼성관련 사안을 참여연 대와 함께 보도한 KBS 추적 60분에는 4건 정도 들어가던 삼성광고를 일거에 뺐습니다.

게다가 MBC보도국 부국장으로 있다가 얼마전 삼성에 들어간 이인용 전무는 삼성의 해외 매출이 86%고 국내매출은 14%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내 광고에 대한 전면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삼성이 국내 총광고액의 7내지 8퍼센트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대략적 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기침을 하면 언론사들은 감기 몸살에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홍석만/ 정말 할 말이 없군요.

윤태곤/ 이 날 토론회에는 방송3사와 한겨레, 프레시안 기자가 지정토론자
로 참석했는데요. 자본 앞에서 꼼짝 못하는 언론의 초라한 모습에
대한 자괴감이 대단했습니다.

SBS의 한 기자는 반드시 도청 테이프가 공개돼야 하며,
공개가 어려울 경우엔 각 언론사들이 노조를 통해 연대할 방도를 찾자 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홍석만/ 그다지 전망이 밝아보이진 않는군요.

윤태곤/ 네 다만 언론과 삼성의 관계가 적나라하게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것 이 성과라면 성과입니다. 앞으로 언론의 행보를 지켜볼 따름입니다.

홍석만/ 네 윤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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