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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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야기를 우리 목소리로! - 공동체 라디오 방송

참세상  / 2005년10월04일 11시00분

홍석만/《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이번 순서는 <다른 시각 다른 분석>입니다.
수십 개의 채널을 가진 텔레비전에 세계 어느 곳이든
연결시켜주는 인터넷, 그리고 DVD에 mp3까지.
요즘 우리는 정말 다양한 디지털 매체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데요,
이 사이에서 조금은 촌스럽다고 느껴지는 라디오가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기존의 방송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소수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공동체 라디오 방송인데요, 이번 순서에는
대안 미디어로서의 공동체 라디오 방송과 현재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누실 공동체 라디오연구모임 ‘씨알’의 연구원
하주영씨 나와 주셨습니다.


홍석만/ 먼저 공동체 라디오, 소출력 라디오 등으로 불리는데,
이 공동체 라디오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간단한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공동체 라디오 방송
-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비영리 방송
- 소규모로 운영되어 소출력 라디오로도 불림

하주영/ 사람들의 다양한 공동체가 만들어가는 방송이
바로 공동체 라디오 방송이라는 것입니다.
소출력 라디오라고도 불리는 것은, 거대한 주류방송과는 달리
소규모의 형태로 운영되는 방송의 형태가 많기 때문이고요.
공동체 라디오 방송은 지역에 근간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시민들이 운영하게 되는데 이는 한마디로 민중이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비영리 방송으로 ‘자주관리매체’이며 기존 주류미디어에서
표현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풀뿌리 민중의 매체’이자
‘대안 언론, 대안 미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홍석만/ 사실 요즘처럼 다양한 매체들이 엄청난 양의 미디어를 쏟아내는
멀티미디어 시대에 라디오는 좀 뒤떨어진 매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왜 라디오로 이런 시도를 하게 된 건가요?


하주영/ 디지털 시대를 대비하여 공동체 미디어의 영역 확보와 실험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부분.
접근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든다는 것도 이유.
누구나 FM수신기를 가지고 있어 연령대를 초월한
청취자 확보가 가능하고, 글을 모르거나 특별한 사용법을 몰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 등..

홍석만/ 이 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대안 미디어라고 하셨는데,
그럼 기존의 상업방송들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공동체 라디오 방송의 특징
- 비영리적 운영.
- 공동체 구성원들에 의한 방송국 운영

하주영/ 우선 가장 큰 차이점은 비영리적 운영을 한다는 것이고,
이윤 추구를 위한 광고 판매 등을 기본적으로 지양한다는 것이죠.
비영리 원칙은 공동체 라디오의 철학과 원칙에 있어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업적 영역과의 구분을 통해서
이 속에서 담아내지 못한 다양한 내용과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시민 참여를 보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공동체 라디오의 기본 전제는 그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상업 방송과는 다르게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공공 또는 특정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득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죠. 따라서 공동체를 위한 내용들을
생산해내며 공동체 구성원들을 위한 서비스 증진 및 보장에
그 중점을 둬야 합니다. 또 개인 몇몇에만 독점되는 운영의 구조가
아닌 공동체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요.
공동체 라디오 방송의 청취자, 참여자, 자원 활동가들은
무차별적인 대중이 아니라 공동체 삶을 공유하고 있는 이웃들이고,
이 공동체 구성원들에 의한 방송국의 운영, 참여는
기존 상업방송 구조에서 담아낼 수 없었던 프로그램과 활동 방식을
창조해내는 것입니다. 또한 공동체 구성원에 의한 참여와 보장을
통해 보다 직접적인 민주주의의 실현은 방송국 전략뿐만 아니라
일상적 운영과 프로그램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죠.

홍석만/ 그럼 이러한 공동체 라디오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세계적으로 라디오 방송은 대중매체의 처음 시작이자
가장 보편화 되어있는 시민 미디어 형태

하주영/ (짧게 줄여서 간단히)
이미 세계적으로는 시민 미디어는 공영방송, 상업방송과는 달리
제 3의 방송영역으로 인정받아 제도화 되었거나
그 모델이 해당국가의 방송 역사와 같이하고 있는데요,
그 중 라디오 방송은 대중 매체의 첫 번째 시작과 동시에
가장 보편화되어있는 시민 미디어라 할 수 있습니다.
1940년대 남미 볼리비아 광산 지역에서 최초로 공동체 라디오 방송이 시도되었고, 1960년대까지 전국 광산지역에서 23개의 라디오 방송국이 운영된 역사가 있고요,
미국에선 이미 1999년에 LPFM 방송을 제도화하였는데,
최근 제3 인접 채널에 대한 주파수 간섭 현상이 거의 없다는
미연방통신위원회(FCC) 주관의 연구보고서에 따라 수천 개의
신규 커뮤니티 라디오 방송국 허가를 위한 법안을 제출했고,
결국 7월 말 상원위원회에서 통과되어, 보다 많은 시민사회
민간단체 및 조직들이 도시 내에서 LPFM-커뮤니티 라디오 방송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경우, 2002년 영국라디오위원회에서 15개의 공동체라디오 시범 방송 주체를 선정해서 1년간 시범방송을 했는데요,
이 방송 주체는 어린이, 노인, 장애인, 여성, 이주민 등의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고 지역 공동체 의제 중심으로 방송이 운영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역에 따라 문맹률과 경제력, 기본 인프라의
부족으로 라디오에 대한 의존도가 유럽이나 아메리카에 비해 높은 아시아에선 공동체 라디오방송 사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일본에 이어 태국, 볼리비아, 인도에서도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가
제도적으로 도입되어왔습니다.

홍석만/ 그럼 우리나라의 공동체 라디오 운동의 경우는 어떤가요?

하주영/ 국내의 공동체 라디오 방송은 다른 나라와 좀 다른데요,
시민 불복종 운동에서부터 시작하여 합법화를 이끌어낸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정부와 방송 관련 기관에서 비슷한 형태의
방송을 제도 도입을 실행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제도 도입에 앞서 2000년 통합방송법의 영향으로 실시된
마산 MBC의 여론 중계실 등의 경험은 있으나
주체나 인식 면에서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는데요,
역사적으로 한국 방송 구조 자체가 일제 식민지와 독재를 거치면서
강하게 중앙집권화 되어있었고, 남북분단의 상황에서 전파사용이
국민에게는 엄격하게 통제되었기 때문입니다.

홍석만/ 그럼 시범 운영되고 있는 사업장들은 어떤 곳들인가요?
소개를 좀 해 주시죠.


하주영/ 2004년 11월, 방송위원회는 공동체라디오 시범방송 공모를 실시,
8개의 시범 방송 주체를 선정하여 2005년 현재 정통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개국에 이어 시험 방송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지난 8월 가장 먼저 개국한 대구 성서 FM은 성서공단을 중심으로
이주노동자를 위한 다국어 방송을 함께 진행 중에 있고요,
분당FM, 관악FM, 마포FM, 나주FM 등이 그 뒤를 이어 개국하여
지금 방송 중에 있습니다.
주 내용은 지역 소식, 소수자 문제 등,
기존의 상업 방송들과 달리 다양한 실험 방송 가능
마포의 레주파, 성서의 다국어 방송 등.
(각 방송국 별의 특징을 간단히 보충 설명)

홍석만/ 시험 방송을 한 후에, 이 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하주영/ 가장 먼저 개국한 대구 성서FM방송이 개국한지 한 달여가
지났는데요, 사실 정규 편성이후 방송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정확한 데이터로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전파의 강도와 수신률에 대한 불평은 굉장했는데요,
그건 1w방송이라는 한계가 직접적으로 청취자에게는 불이익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홍석만/ 1W라는 건 어느 정도의 범위를 말하는 건가요?

1W - 최대 반경 5Km까지 전파 전달
8개 지역 현장 조사 결과 수신대역이 매우 좁음
1W 방송정책은 이미 일본에서는 실패한 정책

하주영/ 1W의 소출력은 말은 반경 최대 5km까지 전달된다고 하는데요,
8개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 모두 이 방송권역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전파는 그 특성상 높은 건물이나 산이 있으면
그 장벽을 넘어가기 힘들고, 특히 소출력 라디오 방송이 사용하는
FM 대역 주파수는 전파의 파장이 짧기 때문에 더더욱 건물이나
언덕 등을 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8개 지역의 현장 조사 결과,
반경 최대 5km까지 전달된다는 방송은 반경 500m 내의
실내에서 조차 잡음 때문에 들을 수가 없으며,
라디오 수신이 가장 뛰어나다는 자동차 내에서 들어봐도
채 2km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누가 달리는 차에서
1분의 방송을 듣기 위해 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듣겠습니까?
실제로 도심 지역이 아닌 지역에서조차 논 한가운데 서서
라디오를 들어야 제대로 방송이 나올 정도라고 하니
이걸 과연 방송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BGM 방송도 지역 주민들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잡음이 많아서 듣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보통신부에서는
출력을 증강할 시에는 그나마 배정 받았던 주파수마저
다른 전파를 간섭하게 되어 허가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정확한 근거 자료 없이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실정이라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한국보다 앞서 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실시한 일본의 경우에서도
이미 1W짜리 방송 정책은 실패한 정책으로 10-100W로
그 출력 수위를 높인 바 있습니다.

홍석만/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1W의 소출력만을 허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주영/ 기존 방송국에 대한 전파 간섭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들은 정통부가 가용 FM 주파수 대역에 대한 공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로서는 알 수 없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공개적인 주파수 간섭뿐만 아니라 가용 FM 주파수 측정을
지역마다 실시해야 하고, 공동체 라디오 운동 차원에서
다양한 실험과 경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홍석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떻게 방송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그럼 지난 8월에 개국한 대구 성서FM의 방송 준비과정을
영상으로 보고 이야기 계속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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