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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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도 가난한 사회 [1부] 빈곤한 정책이 빈곤한 사회를 만든다

참세상  / 2005년10월24일 7시32분

홍석만/《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이번 순서는 <다른 시각 다른 분석>입니다.
최근 들어 양극화의 심화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도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들을 내 놓고 있고,
몇몇 시민단체가 모여 양극화해소국민연대가 출범되기도 했는데.
막상 내 놓은 정책들은 근본적인 빈곤의 원인을 외면하고
양극화 해소라는 현상에만 집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다른 시각 다른 분석에서는 빈곤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보고자 3주 연속 기획을
준비했는데요,

오늘은 그 중 첫 시간으로 빈곤의 현실과 원인을 살펴보고,
이를 해결한다는 정부 정책의 허구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준비된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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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포이동 주민
일주일에 뭐 일을 두 세 번 정도 그냥 파출부도 나가고 식당도 다니고 수입이 글쎄 얼마라고 할 수가 없어요 40만원일 때도 있고 50만원일 때도 있고

비정규 여성 노동자
생활이 너무 힘들죠, 솔직히 60만원도 안 되는 돈 갖고 이것저것 다 띠고 나면 오십 몇 만원밖에 안돼요 아저씨들이 안 계시는 분도 있고 아저씨들이 아파가지고 생활이 안 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은 솔직히 겨울에는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수급권자인 장애인 부부
저희 같은 경우에는 2인 가족해서 40만원 정도 나오고 장애인 수당이 1인당 9만원씩 나와요
다 합치면 60만원이 안 되죠.

쪽방 거주자
카드빚이 좀 있어요 (어쩌다 카드빚이 생기셨는지?) 따로 뭐 한 번 해 보자 해 가지고 일하던 사람하고, 카드빚이 한 삼천만원 돼요 자재 사고 철골 사서 하다보니까 그게 잘못 돼 가지고 똘똘 말아먹었지 내가 이런 말씀 드리면 나쁜 놈이라고 하시겠지만 카드 돈 갚는다는 게 희박해요 어디가서 공돈 줍지 않으면 솔직히 얘기해서 삼천만원을 뭘로 갚습니까? 솔직히 지금 서울역보면 전부 카드빚으로 나와서 노숙하는 사람들이에요

포이동 주민 - 폐지 수집 노동자
(수입이 어느정도 되시는지?) 하루에 3만원, 3만 5천원 많이 벌면 4만원 사실은 잠을 세 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저는 치킨집에 일도 다녀보고 식당도 다녀보고 파출부도 해 보고 다 해 봤는데 생활이 벌이가 한정이 돼 있어요 없다보니까 유치원도 못 보내고 돌 잔치도 못 해줘봤고 백일잔치도 못해줘봤고 애한테 해 줄 거를 하나도 못 해줬어요 진짜 그게 가슴 아파요 애 데리고 진짜...그 작업 해서 열심히 하면 벗어난다는 그런 야망이 부풀어 있었어요 이제는 빈곤을 벗어날 길이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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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빈곤’의 현실- 일을 해도 가난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홍석만/ 네, 이렇게 일을 해도 가난할 수밖에 없는 우리 현실에 대한
영상을 보셨는데요, 오늘 자리에는 이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실 성은미씨 나와 계십니다.


홍석만/ 21세기를 사는 오늘의 빈곤은 이제까지의 보릿고개, 굶주림 등과는
좀 다른 의미의 빈곤일 것 같은데요, 지금 우리 사회의 빈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성은미/ 보릿고개나 생활의 궁핍함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현재에도
이런 빈곤 역시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빈곤층과 동시에 독특한 형태의 새로운 빈곤의 형태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죠.

홍석만/ 그럼 구체적으로 빈곤의 유형을 살펴본다면
어떻게 나눠볼 수 있을까요?

성은미/ 지금의 빈곤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먼저 하나는 노동능력이 없는 가구입니다. 이런 유형이
전통적인 빈곤에 속할 텐데 과거의 가족 해체 등으로
저임금 노동을 해 오다가 구조조정 등으로 실업하게 된 경우,
그리고 동시에 노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과거에 자식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자식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어서 자신을 부양 자식도 없는 상태이고요.
두 번째 유형이 새로운 형태의 빈곤과 많이 관련이 있을 텐데,
바로 노동능력이 있어서 열심히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빈곤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
홍석만/ 새로운 빈곤이라는 것이 일을 하더라도 빈곤하다는 건데요,
새로운 빈곤의 특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회적 빈곤
-상대적 빈곤의 증대
-소득 뿐 아니라 의료, 주거, 교육 등 생활 전반의 빈곤
-일을 해도 빈곤한 자들이 존재


성은미/ 지금 우리 사회의 빈곤의 형태는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 빈곤이
혼합되어 나타나고 있는 상태이고요, 이를 총체적으로
사회적 빈곤이라고도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크게 세 가지 특징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흔히 말하는 상대적 박탈이나 상대적 결핍,
상대적 빈곤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생활수준 하락을 경험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꾸준히
증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두 번째는 빈곤이 소득이 낮아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주거, 교육에서도 다른 사람에 비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생활에서의 빈곤을 말할 수 있고요.
세 번째는 노동능력 있는 빈곤층에 한정해서 일을 해도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에 비해 빈곤화 경향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고요.

홍석만/ 여성의 빈곤화 경향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최근 여성의 빈곤화, 빈곤의 여성화 등이 많이 이야기 되는데,
이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현재 여성의 빈곤율은 30%에 육박
경제활동 참여 여성 중 70%가 비정규직


성은미/ 네, 빈곤의 여성화, 여성의 빈곤화는 현재 전 세계적인 경향인데요. 최근 들어 이혼율이 증가해서 두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고 하는데,
이혼 할 경우 여성이 가구주로 되면서 자기 아동과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 여성들은 대부분 빈곤층에 속하게 되고요.
↓ 실제 남성 빈곤률은 6%-7%인데 반해, 여성은 30%를 육박합니다.
여성의 빈곤이 심화된다는 것인데, 이런 현상의 이유는 여성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에 종사하기 때문입니다. 경제 활동 참여 여성 중
70%가 비정규직이라는 통계도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일해도 저임금 때문에 빈곤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고요.
여성에게는 여러 빈곤의 문제가 중첩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2. 빈곤의 원인은 무엇인가

홍석만/그럼 이번에는 빈곤의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 해 봐야 할 것 같은데, 우리 사회의 주류적인 시각이나, 전반적으로 빈곤은 게을러서
발생하는 것이고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빈곤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성은미/ 전통적으로 한국사회에서는 그런 경향이 강한데요, 빈곤은 결국
개인이 게으르거나 나태해서 혹은 알콜중독이어서라고 얘기를 하고
여기서 많이 거론되는 대상이 노숙자인데요. 말하자면 빈곤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일반인들도 노숙 문제는 개인의 책임이라고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의 원인도 존재하겠죠.
누구나 살면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그 결국은
개인이 선택을 하게 만드는 상황이 존재하는 거죠.
그랬을 때 모든 원인을 개인에게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빈곤의 원인을 개인의 책임이라고 하는 분들에게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한번 그런 상황에서 살아보라고 말이죠.

홍석만/ 빈곤이 개인책임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셨는데, 그렇다면
빈곤의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근본적인 빈곤의 원인
- 낮은 소득과 증가한 지출

성은미/ 빈곤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가 소득에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가 지출에 관련된 것인데요. 우선 소득의 측면은, 소득이 낮은 것, 돈이 없는 것이 문제인데요. 노동능력이 없을 경우에는 국가에서 주는 돈이 부족하거나 자식들,
혹은 다른 가족들이 주는 돈이 없는 경우입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노동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비정규 노동에
종사하다보니 임금이 낮을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지출 증가인데 지출의 범위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적은 소득으로 막을 수 없는
지출이 발생하는 것이죠. 그래서 소득이 높아져도 빈곤해지고
벌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홍석만/ 그럼 먼저 소득의 측면에서 봤을 때, 결국 열심히 일 해도
빈곤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뭘로 볼 수 있을까요?

노동시장 유연화에 따른 고용 불안정, 저임금으로 인해
안정적 소득 보장 못 받아

성은미/ 네, 지금 가장 큰 이유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볼 수 있을 텐데요.
지금 노동시장에서 정규직이 40%이고 비정규직이 56%입니다.
결국 고용 불안정과 저임금이 생길 수밖에 없고, 고용과 실업을
반복하는 집단이 나타납니다. 지금 빈곤층의 38%가 노동빈곤층이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은 대부분 이 경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랬을 때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죠.
또 하나의 경우는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경우인데요.
실제 노숙인들이나 빈곤층을 인터뷰 해 보면, 과거에는
일용직이라도 있었고 이삿짐센터도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일을 해도 저임금을 받거나 혹은
일자리 자체가 없기 때문에 소득이 낮은 것이죠.

홍석만/ 네, 소득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앞서 지출 문제도
말씀해 주셨는데요, 지금 4인 가족 생계비가 매년 올라가는데요,
이렇게 지출이 자꾸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의료, 교육, 주거에서의 배제 -> 지출의 증가

성은미/ 가계 지출은 IMF를 기점으로 증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주거비의 경우 비빈곤층보다 빈곤층의 주거비가 높을 정도입니다. 바로 월세로 전환됐기 때문이고요. 동시에 교육비의 경우
비빈곤층과 빈곤층 격차가 50%정도까지 발생할 정도로 지출에서의 격차가 크고 동시에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현상 때문에 교육, 주거 의료에서 배제가 심각해지는 거고요.
주거와 같은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받는 생활보상자에게는
임대주택에 들어가서 생활할 권리가 주어지는데, 실제 빈곤층 중에
집에 아동이 있을 경우 임대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어도 스스로
임대아파트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누구나 임대아파트가 어디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생기는 사회적 낙인 때문인데요.
학교에 가면 누구나 그 아이가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이인줄
알게 됩니다. 이때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할 수도 있고
실제로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다고 할 때 처음 의심을 받는 것이
바로 임대아파트 주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고요.
의료의 경우에도 돈 많은 사람들은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암이 걸렸다 해도 외국에 나가서 수술을 받는다거나
하는 건데요, 이렇게 고질의 서비스만 발달하다보니
돈이 없는 사람들은 질이 낮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됩니다.
실제 집 안에 암 환자가 생겼을 경우에는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빈곤해 질 수 있는 거구요. 교육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습니다.
현재 이미 사교육중심으로 이뤄지는 교육시장에서 공교육만으로는
대학 진학이 어려워져서 빈곤층 자녀의 경우,
아예 대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도 하고요.
이런 여러 가지 배제 극복을 위해서 지출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홍석만/ 결국 이런 지출의 증가가 없는 돈을 끌어들여 쓰게 되면서,
가계 부채, 금융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데
신용불량의 문제는 빈곤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신용불량 문제는 빈곤의 하나의 과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 필요

성은미/ 신용불량 문제는 빈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 있는데요, 빈곤층이 보통 어떤 경로를 겪냐하면,
첫 번째는 한 동안 카드사에서 무제한으로 카드 발급해줌으로서
은행에서 대출 받지 못하는 것을 카드로 받아서 그 동안 못했던
창업을 한다거나 하는 것인데, 이랬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망하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가 있고요,
또 하나는 지출의 항목이 높다보니, 배제된 항목의 극복을 위해서,
예를 들어 아이의 교육비 때문에, 또는 더 나은 주거환경,
못 받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카드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이럴 경우 소득이 여기에 맞춰 높아지면 괜찮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용불량자가 됩니다.
실제 많은 빈곤층이 신용불량의 문제를 다 경험했는데요.
이 신용불량의 문제가 개인에, 예를 들어 돈 개념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신용을 조장하는 사회의 문제,
신용에 대한 정부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죠.

홍석만/ 네, 정부 정책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정부도 나름대로 여러 가지 정책을 내 놓고 있는데,
지금 정부 정책의 기본 방향 혹은 기본 철학이라고 할까요,
이런 부분을 먼저 짚을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정부가 가지고 있는 복지 철학은 어떤 성격인가요?

현재 정부정책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정책

성은미/ 노무현 정부의 복지 철학의 핵심은 복지 철학이 없다는 것이고요.
복지 철학이 없다고 말씀을 드린 이유는 말 따로 행동 따로 인
행태를 너무나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복지 철학을
가지고 있는 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말로는 말하자면
그 정부가 가지고 있는 개혁적인 성격 때문에,
상당히 복지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막상 행동을 보면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를 오히려 왜곡된 형태로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홍석만/ 네, 뭐 무대책이 상대책이라는 소리 같은데요,
우선 정부 정책이 가진 허점을 담은 인터뷰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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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전국비정규연대회의 구권서 의장
옛날에는 90년대 까지만 해도 입사하면 정규직이라는 말을 할 것도 없이 알고 있었는데 이제 역전돼서 비정규직으로 당연히 들어가고 정규직이라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돼 버리는 역전된 현실이라는 거죠 웃긴 게 노무현 정부에서 말하는 논리가 이렇게 확산되었으니까 법적인 것을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건데 그 말은 마치 마약이 일반화 되어 있으니 마약을 합법적으로 해 줘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는 거죠 이 모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요 (정부가) 알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사기치고 있는 거죠.

장애인
수급권자로 몇 년 지나다보니까 다가오는 거에요 제도의 허점이 피부에 와 닿는다.. 더도말고 덜도 말고 지금 58만원 한 달에 58만원 나오는 거 가지고 살아라 그거에요 둘이서 일도 하지 말아라 돈도 벌지 말아라 저축도 하지 말아라 주는 돈만 먹고 살아라 완전히 하루살이라고 얘기해야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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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부의 복지 정책, 누구를 위한 것인가

홍석만/ 영상에서도 나왔듯이 제도의 허점들이 많이 드러나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 주시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문제
-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존재

성은미/ 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정책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공공부조, 다시 말해 한국에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관련된 제도입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절대빈곤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기본 생활 보장에 따른 것인데요. 사실 이 정책은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영상에서도 보셨듯이
광범위한 사각지대 때문에 생활 보장을 제대로 못 받고 있는데,
실제 대상자의 1/3 정도만 혜택을 받고 있고 나머지 2/3은
국가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배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정부에서는 말로는 빈곤층의 생활보장을 위해서 예산 확대 등을
얘기하고 있지만 이런 예산 증가의 방식으로는
빈곤층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렵고 최저생계비 문제부터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지만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홍석만/ 그럼 노무현 정부에서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성은미/ 노무현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집권했을 때부터
노동빈곤층에 집중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김대중이 만든
생활보장법이 빈곤층에 대한 생활보장 충분하다는 것이
노무현 정부의 기본적인 생각이어서 노동빈곤층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고 지금 EITC 도입 등이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홍석만/ EITC는 어떤 제도를 말하는 건가요?

EITC - 미국의 자유주의적 복지 제도
일 할수록 복지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는 영역이 존재

성은미/ EITC는 미국에서 사용된 제도로 전형적인 자유주의적인
복지제도입니다. 원래 국가의 복지는 일을 할수록 돈을 적게
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데 맞춰 주는
것이기 때문인데, 이 제도는 일을 할수록 돈을 많이 주는 특정한
영역이 존재합니다. 이 영역이 왜 생겼냐하면 공공부조를
받는 사람, 즉 국가에서 돈을 받는 사람들이 게으르다,
이런 반론에 부딪혔기 때문인데요. 이 사람들을 어떻게든
일을 시키겠다고 만든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한국으로 그대로
가져와서 말하자면 빈곤층 중에 일할 능력이 있는 자들을
어떻게든 일을 시키겠다는 제도라고 할 수 있겠죠.

홍석만/ 이런 제도를 통해 노동빈곤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좋은 제도 일 것 같은데요, 현실적으로는 어떤 문제가 있나요?

EITC의 부작용
- 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일터로 몰아넣게 됨
- 일자리 역시 저임금으로 빈곤감소 효과 없음

성은미/ 물론 노동빈곤층 문제의 해결은 중요합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한국에 있는 사회보험 사이에 간극이 크기 때문에 이 사이에 있는
노동빈곤층은 소외될 수밖에 없고, 국가로부터 아무런 보장을
받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문제인 이유는
원래 일할 수 없는 사람들, 몸이 아프거나 돌봐야 할 아동이나
노인이 있는 경우라서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일터로
몰아넣는다는 것이죠. 그런데 대부분 저임금에 파트타임 일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로 이 제도가 빈곤 감소에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미국에서 이 제도 때문에
노동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이 5년 넘도록 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이 제도는 빈곤 탈출에
유용한 제도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이 제도가 실시된다고 할 때
우선적으로 소득 파악이 되어야 하는데, 막상 필요한 비정규직,
건설 일용직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을 대상으로
실시한다고 하니까 막상 노동빈곤층을 위한 제도라고도 할 수 없죠.

홍석만/ 그럼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은 어떤 것이 있을 지
마지막으로 간단히 이야기 해 주시죠.

일자리 중심의 해결책이 아닌
기본생활 보장을 우선순위에 놓는 정책 필요

성은미/ 네, 우선 빈곤은 다양한 층위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노동빈곤층에
한정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가 있고요. 따라서 먼저
의료. 주거, 교육에서의 배제를 막아내고 지출의 증대를 막아내는
대책이 우선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공교육 확보, 의료 공공성,
주거 공공성을 강화시켜야 할 것이고요.
또 사실 일자리 창출 정책이 실효성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실업 상태, 비정규 노동의 문제가 한국 노동 상황인 상태에서
문제 해결법을 일자리 중심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이 사람이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본 생활 보장을 먼저
해 주고, 그 후에 일 하고 싶을 때 거기 관련 된 구직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겠죠. 여러 예가 있을 텐데, 유럽의
실업부조나 각종 수당 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런 정책이
변화하는 노동시장 하에서 또 여성과 노동 빈곤층과 관련해서
가장 적합한 정책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홍석만/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은미/ 예, 고맙습니다.

홍석만/ 네, 지금까지 '빈곤한 정책 빈곤한 사회를 만든다'는 주제로
정부의 빈곤정책의 문제점을 짚어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은 '일해도 가난한 사회, 제 2부 일자리 창출,
악순환의 함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일자리 창출로 빈곤을 극복하자? 얼핏 들어서는 맞는 말 같지만
실상을 알고 나면 이것이 오히려 빈곤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음 시간은 이 문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이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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