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경찰 폭력 보도, 집회자유 보장에서 멀어져

참세상  / 2006년01월23일 9시21분

홍석만/ 이번 순서는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안녕하세요.

홍석만/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지난해 말, 쌀개방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던 농민 두 분이 경찰의
폭력에 의해 돌아가시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민중운동진영은
농민들의 죽음에 대한 경찰의 책임을 물었으며, 경찰은 일정
과잉진압을 인정하며 경찰청장이 사퇴하기까지에 이르렀습니다.

경찰의 과잉진압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식들이 제안되기도
했는데요. 지난 15일 경찰청은 경찰의 책임감 있는 시위진압을
위해 진압복에 이름표를 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많은
언론들은 이를 보도했는데요. 이에 대한 언론들의 보도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홍석만/ 네 경찰이 이름표를 단다고 해서 과잉진압이 사라질지 모르겠네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보이는데 이 기자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꽃맘/ 실명이 공개되기 때문에 경찰의 폭력이 일정 자정의 효과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국가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온전히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국가가 전투 경찰이라는
제도를 통해 집회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폭력은 언제나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런 부분은 사라진 채로 한쪽에서
사과했으니 다른 쪽도 이에 화답해야 한다는 방식의 보도를 하기에
급급했는데요.

홍석만/ 언론들의 태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떠한가요?


이꽃맘/ 일단 한겨레를 살펴보았습니다. 한겨레는 이번 사건에 대해
두 개의 기사를 냈는데요. 그 중 이본영 기자가 쓴
‘현장에서, 이제 시위단체들이 고민해야할 차례’라는 기사는
“지난해 11월 농민집회에서 경찰이 진압매뉴얼을 어기고 도망가는
시위대를 방패로 찍은 게 잘못이었듯이, 집회 전부터 몽둥이를
준비하거나 경찰을 향해 농구대를 넘어뜨리는 행위도 없어져야 할
일이다”며 “경찰의 대응에 시위대 쪽이 어떤 공을 준비할지
궁금하다”고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국가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비켜가고
시위대와 전경의 힘겨루기로 이를 한정시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홍석만/ 결국 핵심은 국가가 국민들의 집회 시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지적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한겨레의 이번 보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인 것 같은데요.

한겨레, 시위 폭력 경찰과 시위대의 힘겨루기로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이본영 기자는 기사에서 “불행한 사태의 수습을
놓고 누가 이기고 지느냐의 힘겨루기 문제인 양 경찰청장 사퇴를
이해하는 분위기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지적하고 있으면서도
결론으로 이제는 시위대가 답해야한다고 지적하면서 또 다시
오히려 지금의 양상을 힘겨루기로 한정시키고 있습니다.

또, 한겨레는 인터넷 판에서 이번 기사에 관련기사 3개를
포함시키면서 이본영 기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요.
한 개의 관련기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연합뉴스의
기사였습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보도에 있어서도 이를 기반으로
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대부분의 언론들의 시각을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홍석만/ 연합뉴스의 보수적 경향에 대해서는 황우석 보도에서도 지적한바
있는데요. 연합뉴스는 이번 보도에서도 ‘최루탄 안 쏘니 화염병
사라져’ 등의 기사를 통해 오로지 힘겨루기에 집중했습니다.


이꽃맘/ 네, 문제는 개혁언론인 한겨레도 이런 시각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인데요. 개혁언론은 이런 주류언론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고, 은폐하려는 핵심을 드러나는 역할을 해야 함에도
주류언론의 시각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홍석만/ 연합뉴스를 비롯한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는 언론들이 대부분의
언론의 보도태도와 이로 인한 여론형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에 대한 문제제기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연합뉴스와 공중파 방송 등, 공공영역의 언론의 중요성

이꽃맘/ 그렇습니다. 연합뉴스의 보도태도는 지난 황우석 보도에서도
살펴봤었는데요. 연합뉴스는 뉴스를 공급하는 공간으로서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기에 더욱 공정하고, 다양한 시각들이 담긴 보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는 공중파를 사용하고 있는 방송들도 해당하는데요,
여론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공중파 방송들도
이번 경찰 폭력에 대한 보도에 있어서 “폭력시위가 과잉진압을
낳는다”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많았습니다.

홍석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떠한가요?

이꽃맘/ 네, 이번에는 공중파 방송 중에서 SBS 뉴스를 살펴보았습니다.

SBS, 경찰 폭력의 원인을 시위대로

18일 SBS ‘나이트라인’의 논평에서 김형민 기자는 지난 한해
폭력시위 진압과정에서 부상당한 전의경 숫자에 대한 통계를 대며
“오히려 폭력시위가 과잉진압을 부르는 시기가 된 것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며 폭력의 원인을 또다시 시위대에 전가하고 있습니다.

홍석만/ 이는 위에서 지적했던 한겨레의 보도태도와 다르지 않은데요.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김형민 기자는 “과잉진압이 폭력시위를 부르던
시대, 권위주의적 군사정권이 민주화의 외침을 군화발과 진압봉을
침묵시키던 시대, 그런 시대는 갔다”며 “이름표를 달게 해
전의경들의 불안을 키울게 아니라 평화적 시위 문화 정착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결국 국가가 어떻게 국민들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억압하는가와
국민들이 분노할 수 밖에 없는 국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은 채로 현상으로 드러난 폭력의 문제를 시위대의 평화시위
의지 없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경찰폭력 원인은 집회자유 억압에 있어

이러한 언론의 보도태도는 쌀개방이 어떻게 농민들의 삶을
파탄내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폭력이라는 현상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기에 급급했던 이전의 보도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국민들의 시각을 현상적으로
벌어졌던 폭력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으로 한정지어버리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입니다.

홍석만/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꽃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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