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검증 없는 청문회, 검증 관심 없는 개혁언론

참세상  / 2006년02월13일 12시46분

홍석만/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홍석만/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조수빈/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국무위원 및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오늘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관련 개혁언론의 보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홍석만/ 예 어떤 내용인가요?

조수빈/ 유독 유시민 내정자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당내에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 때문일 것입니다. 유시민 내정자에게 쏟아지는 야당의 집중포화에 대하여 개혁언론은 유시민 내정자의 답변 내용을 중점적으로 보도하거나, 청문회 자리에 앉은 그를 오히려 변호하는 기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홍석만/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조수빈/ 오마이뉴스의 경우, 유시민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있기 전부터 유시민 내정자에 대한 4대쟁점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중 소득공제’, ‘국민연금 미납’, ‘서울대 프락치사건’, ‘시장주의자’ 등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는 청문회 당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총 10회 시리즈물로 나간 이날의 기사에서 오마이뉴스는 야당이 제기한 지적하는 쟁점에 해명하는 유시민 내정자의 발언을 집중적으로 실으면서 직설화법으로 같은 당 의원들에게조차 외면당했던 유시민의원이 몸을 낮추고 수세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내용들의 기사를 배치했습니다.

홍석만/ 오마이뉴스가 유시민 내정자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했다는 것인데 어떤 문제가 있나요?

조수빈/ 청문회에서 쟁점이 된 중 하나가 의료산업화와 연금개혁 등에 있어 시장주의자로 표상된 유시민 내정자에 대한 공방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시민 내정자는 ‘자신은 시장주의자가 아니며 신중히 접근하겠다’거나 ‘단순하게 답변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등 대답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유시민 내정자의 답변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인용하면서 변호, 옹호하는 기사들이 배치됩니다.


홍석만/ 사실보도라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조수빈/ 청문회를 통해 언론이 선호하고 하지 않는 후보자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입장과 가치관을 최대한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언론, 선호도가 아니라 가치관과 입장을 드러내도록 유도했어야

그러나 오마이뉴스는 실질적인 자질 판단기준이 되어야할 국민연금의 재정 운영 및 적자분 해소 방안과 같은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고, 분명한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후보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 했음에도 이러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이렇듯 각론 수준에 갇혀 대응하는데 급급하다보니 서울대 프락치 사건과 같은 문제나 내정자 외모 변화에 대한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게 되는데요.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경우 문제가 있긴 하지만 장관의 자질을 논하는데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다루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봅니다. 또한 외모가 어떻게 변했느니, 태도가 어떠했냐느니의 문제 역시 본질에서 벗어난 보도입니다.

홍석만/ 그렇다면 다른 개혁언론인 한겨레의 보도가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조수빈/ 한겨레는 오마이뉴스와 비슷한 형편입니다. 무엇보다 주목해볼 것은 청문회 다음날이던 8일 한겨레신문 4면 유시민 내정자 기사의 면배치일 것입니다.

이면에는 한켠, 입을 꽉 다문 채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는 유시민 내정자의 사진이 크게 배치됐고, 그 옆으로 국민연금 미납에 대한 야당의 집중 공세와 유시민 내정자의 해명 발언들이 비교적 공평하게 실렸습니다. 그러나 지적하고 싶은 바는 바로 그 밑에 실린 <미납자 양산하는 국민연금법>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유시민 내정자 청문회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급 미납과 관련, 국민연급법과 제도의 허점으로 미납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기사의 지적이 사뭇 타당하다할지라도 유시민 의원의 국민연금 미납과 관련 이러한 기사를 함께 배치하는 한겨레의 의도는 새삼 지적할만합니다. 또한 한겨레도 오마이뉴스와 마찬가지로 각론에 그친 논쟁에 대한 무비판적 대응태도는 지적받아야 할것입니다.

홍석만/ 개혁언론의 이러한 보도에 대해 덧붙일 것이 있다면?


조수빈/ 지난 6일자로 실린 오마이뉴스의 기사 <인사청문회, ‘까발리기식’은 안됩니다>라는 기사에는 유치하고 검증되지 않는 질문들로 이루어진 현 청문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있습니다. 이러한 오마이뉴스의 문제 의식에서도 나타났듯이 유시민 내정자가 국민연금을 얼마나 체납했느니, 자식을 어느 외고에 보냈느니 등 인사청문회라는 형식이 단순히 정당의 힘겨루기의 연장선상에 놓여 소모적인 논쟁으로 진행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서 언론은 국회의 소모적 논쟁을 비판 감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개혁언론의 보도는 그 논쟁에 편승한 측면이 있지요. 이러한 국회 자체의 논쟁의 가벼움에 대한 문제제기가 부재하다는 것이 현 개혁언론의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언론으로서 국회의 논쟁 자체가 별로 적절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보다 실질적인 논쟁이 오고갈 수 있는 장을 형성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또한 정책 방향에 대해 침묵하는 내정자에 대한 강한 비판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홍석만/ 네 조수빈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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