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WBC, "또 하나의 신화를 제현하라(?)"

참세상  / 2006년03월20일 10시25분

홍석만/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홍석만/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조수빈/ 야구 국가 대항전인 WBC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첫 경기였던 3일 대만전 승리에 이어 강호 일본, 미국전에서까지 한국팀이 연달아 승리를 거두면서 WBC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강호 두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8강전에 무난히 오르고 이젠 4강을 노리고 있는 WBC 한국팀 경기에 대한 개혁언론의 보도를 살펴보며, 이러한 스포츠 보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석만/ 예 4강에 들 경우 병역특례 혜택까지 주겠다는 얘기도 있을 만큼 관심이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가요?


조수빈/ 여론의 관심은 한국팀의 승리 소식이 이어질 때마다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일 일본과의 예선전과 14일 미국의 예선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상당합니다. 한겨레신문도 이를 아주 적절히 포착하여 기사화했는데요. 3일과 4일 대만, 중국전의 기사는 연합뉴스 기사로 실은데 반해서 5일 일본과의 경기는 당일에만 무려 7꼭지의 자사 자체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개혁언론 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에서 기대와 관심이 갑작스럽게 쏟아지면서 여론의 관심이 극대화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이후 14일 미국전도 마찬가지인데요. 앞선 멕시코와의 8강전의 기사는 고작 2꼭지인데, 미국과의 8강전의 경우는 9꼭지에 달하고 있습니다. 다음날인 15일까지도 그 열기는 이어집니다.

홍석만/ 기사에서 나라별로 차이가 많군요.

조수빈/ 네, 그렇습니다. 이렇듯 국가 간의 기사량에서 부터 차이가 나는 것은 일본과 미국이라는 특수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일텐데요. 한국에 있어 미국과 일본 이 두나라의 영향력이 지대한 만큼 스포츠에서의 승리 소식은 그야말로 국민들의 목마름을 해소하는데 아주 적절한 요소일 수 있습니다. 일종의 제국주의 열강의 나라, 또한 스포츠 강국의 나라들과의 대항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은 국민들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지난 5일자 ‘한국야구, 일본 꺾었다’라던가 15일자 ‘[WBC] 미국 운명은 한국 손에…’를 살펴보면 강호 일본을 꺾었다는 내용이거나, “마지막 경기를 앞둔 미국의 운명이 한국에 달렸고 “한국이 일본에 이기면 미국이 멕시코만 잡으면 4강에 오르지만, 한국이 일본에 6점 이하로 지게 되면 미국은 무조건 탈락한다”는 내용 등으로 기사를 실었습니다.

홍석만/ 현실과 다르게 미국의 운명이 한국의 손에 달렸다 의미심장한데요.

조수빈/한미FTA 등 외교문제에 있어 굴욕적 협상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간 대항전에서의 승리 소식은 국민의 갈증을 해소하는 극적인 요소가 분명있습니다. 그러나 앞선 기사 외에도 이러한 스포츠 보도에서 드러나는 문제는 맹목적인 국가주의를 조장한다는 점입니다.


국가간 대항전일 뿐? 변형된 애국주의 고취에 효과적

이는 국민을 무비판적으로 국가주의적 동원체제에 투입하고 집단의 전제주의적 욕망을 부추기는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KBS 기자 피랍 사건이나, 총리사퇴 문제든 국민적 알권리라는 가치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 뉴스는 제대로된 분석기사도 내지 못하면서 이러한 스포츠는 생중계하듯 할애하는 것도 지적할 점입니다.

홍석만/ 그 밖에 또 지적할 것은 없습니까?

조수빈/ 또한 스포츠 보도에 있어 문제점은 바로 성과주의, 결과지상주의를 드러내는 점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지만 지나치게 성적에만 몰두하는 보도, 즉 승리를 거둘때마다 보도의 수위가 높아지는 보도는 사회전체적으로 결과지상주의 혹은 성과주의를 부추기는데 아주 유용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지요. 이미 이번 WBC에서 4강에 들면 병역특례 혜택을 주겠다는 당근이 제시된 마당에 이러한 점도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기사화하는 것도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홍석만/ 예 그래서인지 국민들의 4강에 대한 열망이 대단한 것 같은데요.

조수빈/ 지난 5일 일본전이 있었던 그날부터 4강에 대한 기대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예선전부터 4강에 대한 이야기들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 5일 일본전에 승리한 그날 한겨레는 ‘아시아 1위 한국 4강? 꿈만은 아냐’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이 기사에서 아시아예선에서 강호 일본을 물리친 한국팀이 8강에 진출한데 이어 최종 목표인 4강에까지 한발짝 다가섰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4강진출하면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까지 준다는 이야기가 암암리에 떠돌면서 그러한 기대를 더욱 부추기는데요.


예선전만 치렀을뿐인데 4강 가능성 타진, 결과에만 매달려

이러한 보도는 지나치게 성과나 결과에만 집중하게 하면서 결과지상주의, 성과주의로 이어지게 합니다. 결과, 성과주의는 내부적 민주주의와 역행하는 요소가 되거나, 효율성을 강조한 지나친 상업화로 이어지기가 쉽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홍석만/ WBC 말고도 이러한 스포츠 보도에 관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지난 겨울 스포츠영웅으로 떠오른 하인스 워드나 최근 주니어 피겨스케이트에서 피겨의 요정으로 등극한 김연아에 대한 보도 역시 짚어보아야 합니다. 이들은 지난해 사회적 영웅이었던 황우석의 빈자리를 매꾸며 언론에 등장, 또하나의 영웅주의의 상징이 되었는데요. 이러한 영웅주의는 지친 일상에 활력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소수의 의존한 현실도피적인 요소가 다분하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이러한 영웅주의가 되는 것은 소수의 지배이데올로기에 통제되는 나약한 일반대중을 애국주의와 맞물려 동원, 희생을 요구하면서 대중의 변혁적, 개혁적인 힘을 무력화시키는데 효과적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곧 이어질 2006년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붉은악마 등 거리응원이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열광의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하겠으나, 이러한 거리응원이 이윤추구에만 눈이 먼 자본과 국가가 결합하면서 지나치게 상업화되면서, 자발적 시민 참여라는 보다 오히려 국가에 의해 동원되는 것으로 오도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홍석만/ 네 조수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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