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평택특집-언론의 재구성]
대추리 주민들이 KBS, SBS에 분노한 까닭은?

참세상  / 2006년05월19일 9시19분

홍석만/ 언론에서는 4, 5일 평택 사태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홍석만/ 이번 평택사태가 사태인 만큼 언론의 관심도 집중 되었을텐데요. 어땠나요?


조수빈/ 지난 4일과 5일, 평택 팽성읍에는 군경의 합동 행정대집행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군경은 대추리, 도두리 일대의 농지 285만평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철조망 설치 작업을 진행했고, 대추리 주민과 평택범대위의 거점이었던 대추분교 철거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한 SBS, KBS 등 방송사의 보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하주영/ 지금까지의 언론의 재구성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방송사를 다루는 것인데..어떤 내용인가요?

조수빈/ 지난 4차 행정대집행 과정은 참혹했습니다. 아비규환, 아수라장, 전쟁터 방불 등 언론보도에서도 그날의 상황을 짐작케 하는데요. 그 아비규환의 4차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공권력과 민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양측의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택범대위는 보수언론들이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대추리, 도두리의 주민들도 보수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는데, 이들의 언론에 대한 불신은 비단 보수언론만이 아니라 KBS, SBS 등 방송사에 대한 불신도 상당했습니다. 방송사의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보수언론 보다 오히려 방송사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큰 것인데요.

행정대집행 이후였던 지난 8일 대추리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 영상 잠시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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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 대추리 주민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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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만/ 주민들의 언론, 특히 방송사에 대한 분노가 상당한 것 같은데요.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대추리, 도두리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언론들이 행정대집행에서 발생한 폭력과 관련, 공권력에 의한 폭력을 축소해 보도했고, 공권력에 저항한 평택평화지킴이들을 불순세력으로 호도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민들의 주장이 단순히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라고 보기에는 방송사들의 보도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주영/ 대추리 주민들은 언론의 보도가 축소,왜곡 혹은 호도하는 보도 일색이었다는 주장인데요. 방송사들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소개해주시죠?

조수빈/ 먼저 민영방송인 SBS 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SBS는 평택 미군기지 예정지에 대한 강제철거와 철조망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지난 4일 담화문 발표를 시작으로 대추리, 도두리 일대에 진행된 행정대집행 상황을 헤드라인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날 보도에서 <대추분교는 아수라장>, <평택 유혈충돌..시위대 60여 명 부상>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한 당시 민과군의 물리적 충돌 상황을 보도하는 한편, 행정대집행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국방부의 입장을 동시에 보도했습니다.

(INS1. ‘SBS 평택기사 리스트’ 화면)

또한 다음날인 5일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날은 범국민대회를 진행하려던 범대위 활동가들이 군병력에 막혀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산발적으로 국방부가 설치해놓은 철조망을 절단하는 시위를 벌였는데요. SBS는 이날 철조망 설치된 논두렁 곳곳에 군과 활동가들이 대치하는 상황도 놓치지 않고 보도했고, 가담자에 대한 연행 및 처벌 등 국방부의 강경한 입장도 함께 보도했습니다.

하주영/ 비교적 사실보도였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그러나 SBS의 보도의 경우, 이번 평택사태를 민과군의 충돌이나 쌍방의 책임공방 등으로 축소해 보도하고 있는 점은 주민들의 불만을 받기 충분한데요. 이번 평택사태가 폭력이 난무했던 그날의 상황만 전달하기 급급했다는 것입니다. 왜, 주민들이 죽봉을 들어야만 했는가!에 대한 원인진단이 부재했다는 것이죠. 사실상 평택사태가 미군기지확장 과정에서 불거진 만큼 미군기지확장의 이유와 그 의미 등을 짚어보는 보다 면밀한 원인분석이 부재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진단 보도라는 것이 바로 4차 행정대집행이 있기 하루 전인 3일 SBS8시뉴스에서 다뤄졌던 ‘평택 미군기지 이전, 어쩌다 여기까지’라는 꼭지입니다.

(INS2. SBS ‘평택 미군기지 이전, 어쩌다 여기까지’ 기사화면)

이 꼭지에서 지금까지 평택미군기지 이전과 관련 어떤 공방이 오고갔는지 다루는 내용인데요. 대체로 내용은 미군기지 이전과 둘러싸고 어느 정도의 땅이 한국과 미국사이에 오고 가는지나 대추리 주민들의 저항 과정을 기사화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정작 미군기지가 어떤 정책에 의해 이전되는지, 이전된 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등을 다루고 있지 않아 보도내용만으로는 평택사태가 벌어지게 된 근본적 원인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주영/ 땅이 얼마나 오갔다.. 사실 그런게 중요한 것이 아닌데요.

민군 충돌에 포커스, 정작 충돌 원인분석 기사 없어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사실상 왜 대추리 주민들이 그렇게 격렬히 저항했는가에 대한 원인분석이 없다보니 단순 폭력성만 부각되거나, 주민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저항이었다는 식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대추리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격렬히 저항했던 까닭이 바로 미군기지 이전의 의미 즉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미군의 신속기동군화였던 만큼 방송사의 보도가 편파 보도였다는 주민들의 주장은 나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석만/ 주민들이 앞서는 KBS나 MBC 등도 직접 거론하면서 불만을 드러냈는데, 다른 방송사들은 어떻게 보도했나요?

조수빈/ 결론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MBC의 경우 평택사태를 핫이슈 코너에까지 배치하며 집중보도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그럼에도 MBC나 KBS 역시 SBS의 보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의 보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공사다 보니 그런데요. 비교적 진단기사로 보이는 보도가 적지는 않았습니다. <주한 미군 재배치 향후 계획은?>, <평택 미군기지 갈등…무엇이 문제?>, <기지이전 결정에서 대집행까지> 등 양적으로 우세했으나, 평택 사태의 근본적 원인진단이 역시 미흡해 내용면에서 SBS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SBS와 다르게 KBS 보도국에 입장이 드러나는 뉴스가 있었는데요. 바로 일종의 논평코너인 뉴스해설입니다. 지난 3일 <‘평택’ 장기적 국익 따져야> 보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INS3. KBS ‘평택 장기적 국익 따져야’ 기사화면)

KBS는 뉴스해설에서 “국방부는 군 병력을 동원한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다시 한번 주민들을 설득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지만 반대쪽은 대화하는 동안 시간을 벌어 보겠다는 계산을 한 것”이라며 “서로 계산법이 다르니 타협점을 찾는 것이 애당초 무리였다”고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뒤엎고 행정대집행을 감행하겠다는 국방부에 손을 들어줍니다.

홍석만/ 국영방송인 KBS가 정부쪽의 입장에 사실상 손을 들어준 것이다 라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평택 유혈 충돌은 국방부에 책임이 있다
조수빈/ 제4차 행정대집행이 있기 불과 닷새전인 4월 30일, 국방부 장관이 대화를 통해 평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만큼 이번 평택 유혈 충돌의 책임을 쌍방간으로 몰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KBS는 뉴스해설에서 “국방부 주장대로 미군 기지 이전은 국회의 동의를 거쳐 합법적으로 추진되는 국가적 사업”이라며 “이런 합법 사업을 막기 위해 이전 예정 지역을 점거하고 이른바 영농투쟁을 벌이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등 국방부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는데요.

그러나 미군 기지 이전이 그간 협상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아무리 국회의 동의를 거친 합법적 국가적 사업이라할지라도 언론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주영/ 마지막으로 정리를 해주신다면요?

조수빈/ SBS나 KBS 보도는 지난 4차 행정대집행 과정에서의 물리적 충돌 보도나 쌍방간 책임 공방을 다루는 정도로 그치면서 그날의 폭력성만을 드러내기에 급급했습니다. 특히 KBS의 경우는 아예 평택 행정대집행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국방부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자세까지 보이는데요. 평택사태의 근본적 원인분석의 부재한 것은 물론 유혈사태로 까지 번진 행정대집행 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그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두 방송사의 보도태도는 대추리 주민들의 언론에 대한 불신을 짐작케 하기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홍석만, 하주영/ 조수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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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수) 광화문..!!
윤도현 밴드, 전인권 등 유명가수들이 공연을 하고,
29명의 소설가와 시인들이 1500여권의 책을 사인해서 나눠주며,
배우 최민식, 봉준호 감독 등 영화인들도 사인회를 열고,
전 장르를 망라한 예술가들이 모여 다양한 전시와 놀이마당을 펼치며,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함께하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한미 FTA 반대 문화한마당!!
많은 분들이 이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홈피 : www.ethnicground.com/plain2 )
평택평화
2006.06.05 00:06
잘못 연결 됐네요
보는이
2006.05.22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