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노무현 레임덕 극복에 힘 더하기

참세상  / 2006년05월19일 9시40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네, 한겨레는 지난 16일 창간 18주년을 맞이해 특별호를 발행 했습니다. 이 중 ‘도약하자! 한국경제’라는 특별 섹션을 만들어 보도했는데요. 이를 살펴보았습니다.

홍석만/ 벌써 한겨레가 창립한지 18주년이 되었네요. ‘도약하자! 한국경제’ 제목만 봐도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가요?

이꽃맘/ 이번 특별 섹션은 7개의 기사를 실었는데요. 섹션의 기조는 한국 자본주의가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으니 동북아금융허브와 동북아물류중심지로 거듭나서 한계를 극복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주영/ 한겨레 경제면은 그동안에도 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많은 지적을 받았었는데요. 한층 더 노골화된 것 같네요.


한겨레 18주년 특집, 무비판 경제보도 결정판 내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그동안 보도의 결정판 정도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요. 제목만 쭉 보더라도 그 보도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제목을 살펴보면 1면에 ‘금융, 제조, 서비스 삼두마차로 성장의 한계 돌파’, 이어서 ‘대형화, 특화해야 금융근육 튼튼’, ‘고부가가치 선박 독식 남다른 비법 있었네’, ‘변신하라, 차세대 교역의 병참기지로’ 제목만 살펴봐도 금융허브 건설과 동북아물류기지 형성에 대해 일관되게 긍정하는 방식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주영/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네, 일단 전체 기조를 보여주는 권태호 기자의 ‘금융, 제조, 서비스 삼두마차로 성장의 한계 돌파’라는 기사를 살펴보면, “한국 경제는 물량 위주, 제조업 분야에 치우쳐 성장의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키워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든다는 자본시장통합법이 2008년 첫걸음을 뗀다”며 “이런 금융토대 위에서 세계적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홍석만/ 자본시장통합법은 투기적 자본의 이익 실현 극대화를 위한 내용만 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자본시장통합법은 노무현 정부가 금융허브를 육성한다는 구상하에 줄기차게 주장했던 법으로 금융시장 구조조정의 핵심입니다. 이 법의 핵심은 몇몇 거대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금융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많은 중소금융회사는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치열한 인수합병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대량해고는 불 보듯 뻔 한 상황입니다.

한겨레는 이런 부분에 대한 지적없이 다음 기사에서 ‘대형화, 특화해야 금융 근육 튼튼’이라는 제목을 뽑으며 오히려 이런 구조조정이 꼭 필요한 것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홍석만/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올 수 밖에 없는 피해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신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한겨레의 이번 특별 섹션에서는 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금융정책과 물류정책에 대해서 일관되게 긍정하고 있으면서, 이로 인해 1차적으로 해고 될 수 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이야기 등 그 피해에 대해서는 지적하고 있지 않습니다.

서수민 기자의 ‘고부가가치 선박 독식 남다른 비법 있었네’라는 기사에서는 한국의 조선업은 세계를 평정했다며 그 요소로 창의력과 혁신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조선업 정규직은 평균연봉 5천만원대에 우수한 복지혜택을 자랑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주영/ 조선회사들은 산재가 많기로 유명하고, 노조탄압에도 앞장서지 않았나요?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불과 3년 전인 2003년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한진중공업 김주익 열사 등은 사측의 노조탄압과 손배가압류에 못 견뎌 스스로 몸을 던진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현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겨레는 “고객 존중 못지않게 종업원 존중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는 사측의 말까지 인용하며 ‘남다른 비법’을 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홍석만/ 노동자를 죽이고 있는 자본주의의 ‘남다른 비법’에 대해서 무비판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신데요. 다른 문제는 없나요?

한겨레, 국익론과 성장주의에 기댄 경제보도

이꽃맘/ 이런 보도의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끊임없는 국익론과 성장주의의 강조입니다. 한마디로 “우리는 할 수 있다, 일어나라 코리아“라는 구호를 끊임없이 외치면서 국익과 성장주의 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저 필요불가결한 피해에 그치게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성장에 대한 근거도 명확하지 않는 가운데 한겨레는 “오늘의 한국을 만든 그 열정으로 대한민국은 또 한번의 도약과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오로지 열정에 기대 힘만 내라고 강요하고 있 는 신자유주의 환상을 앵무새처럼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한겨레는 왜 이런 식으로 보도를 하는 것일까요?

이꽃맘/ 한겨레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권 말기 레임덕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층 더 가속화 하고 있는 개방화 정책과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그리고 성장주의에 대한 환상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겨레, 노무현 레임덕도 우리가 막아준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출범초기부터 금융허브와 물류중심지를 핵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적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으로 각종 경제특구 설치와 부산, 인천 등의 신항개항, 각종 개방협정 체결 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노무현 정권의 전략을 한겨레가 친절한 해설까지 덧붙여가며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노무현 정권, 신자유주의가 던지는 환상에 대해 정확한 현실과 그로 인한 폐해를 정확히 보도하는 언론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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