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박근혜 피습사건, 개혁언론 정치적 선전에 휘말리다

참세상  / 2006년05월29일 16시17분

홍석만/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홍석만/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조수빈/ 5.31 지방선거가 특별한 쟁점 없이 진행되는가 했더니, 지난 20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 이후 선거판세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5.31 지방선거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과 관련 개혁언론의 보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하주영/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이후 여야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데, 먼저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의 전말 말씀해주시죠?

조수빈/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자 지원 유세에 나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신촌의 지방선거 유세장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상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피의자는 문구용칼을 이용해 이날 단상에 오르던 박근혜 대표의 귀 밑부터 입 부근까지 길이 11cm, 깊이 3cm의 상해를 입혔는데요. 이번 피습사건으로 박근혜 대표는 60여 바늘을 꿰맸고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5.31 지방선거를 불과 10여일 앞두고 벌어진 사건인 만큼 여야당 및 각 언론들은 예민하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피습사건 이후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되고 있습니다. 첫째가 이른바 배후세력이 누구냐는 것 즉 정치테러냐 개인의 돌출행동이었느냐 이고요. 둘째가 애초 표적이 누구였는가 입니다.

홍석만/ 쟁점이 두 가지로 압축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 어떤가요?

조수빈/ 철저한 진상조사 결과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결과와 관계 없이 각 당 판세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언론의 보도태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요. 우선 대표적인 보수언론인 조선일보의 경우, 연일 박근혜 피습사건 이후 새롭게 밝혀지는 내용들을 인터넷판 탑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사건발생 닷새 후인 지난 24일 각 언론사 사이트를 돌아다녀봤는데, 이날 인터넷판 조선일보는 이날도 피의자 지씨의 행적에 관련된 기사를 탑으로 내보냈습니다. 이는 같은 시간 한겨레, 경향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등 다른 언론들이 ‘남북 열차시험운행 취소’와 관련된 뉴스를 인터넷판 탑으로 실었던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이 제기하고 있는 정치테러와 맞물려 피의자의 행적 및 신변 등을 상세히 다루고, 특별수사팀의 책임 있는 수사를 요구하는 한나라당의 반응 등을 기사화했습니다.


하주영/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는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보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과 관련하여 개혁언론들은 보수언론과 어떻게 달랐는지 궁금합니다.

조수빈/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이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진터라 언론의 보도는 선거 판세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에 언론들은 여야당이 검경의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오마이뉴스, 한겨레신문 등 개혁언론 역시 특별수사팀까지 꾸린 검경의 수사를 면밀히 쫒으며 이후 선거 판세에 대한 예측 보도 및 각 당의 반응을 기사화했습니다.

먼저 오마이뉴스의 보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는 피습사건 직후 <한나라당 "경찰이 '정치테러'의 본질을 왜곡 축소"> 등 한나라당 반응을 중점으로 한 기사를 내보내다가 이후에는 세 가지 국면으로 초점을 맞춥니다. 특별수사팀의 수사발표 와 피의자의 행적 및 신변 그리고 이번 사건에 따른 선거 판세 변화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21일 <"15년 실형 억울...민주주의 희석탓"폭력 등 전과 8범에 미혼, 치매 노모>, 22일 <"지씨, 5번 처벌받을 때마다 한나라당 비난 진술"> 등이 피의자 신변 및 행적에 대한 보도였다면,

<열린우리당 "5·31 싹쓸이 막아주십시오">,<"이번 선거 끝난것 아닌가요?">,<정동영의 '반성문'과 강금실의 '호소문'> 등 22일 하루에만 쏟아진 이 기사들은 피습사건 이후 불리해진 여당의 입장 및 반응을 드러내는 기사들이었습니다.

하주영/ 보수언론의 보도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인데요. 다른 점은 없었나요?

조수빈/ 주장글을 통해 오마이뉴스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하는데요. 오마이뉴스는 피습사건 이후 칼럼과 뉴스가이드를 통해 이 사건을 재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냅니다. 특히 지난 22일 뉴스가이드 ‘'박근혜 피습 사건' 정치적 손익계산서’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코너에서 오마이뉴스는 쟁점이 되고 있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정치테러’인가에 대하여 한나라당의 근거가 막연하다며 반박하고, “이번 사건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는 다른 정치 집단은 없다”며 이번 사건 이후 정치적으로 최대 수혜를 보는 집단이 오히려 한나라당이라고 우회적으로 주장합니다. 이는 정치테러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역으로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는 것입니다.

하주영/ 오마이뉴스의 입장은 수사를 좀 더 지켜보자 뭐 이런 것으로도 볼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다른 개혁언론인 한겨레신문의 보도는 어떤가요?


조수빈/ 한겨레신문의 기사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씨 삶 지인들에게 들어보니..>, <한나라 독주 판세 굳히기>, <대통령만 빼고 한나라가 접수할 판> 등 오마이뉴스 및 보수언론인 조선일보의 보도들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몇 가지 다르다면 한겨레의 사설일 것입니다. 한겨레는 20일 피습사건 직후인 22일 하루에만 두 번에 걸쳐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을 주제로 사설을 싣습니다. <정치권의 경거망동을 경계한다>, <박근혜 대표 피습은 민주주의의 수치> 등인데요.

이 두 사설은 공통적으로 정치권의 성급한 해석을 우려하며 검경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특히 한겨레는 ‘박근혜 대표 피습은 민주주의의 수치’에서 “신고한 지 수 십 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고, 용의자가 술을 먹었다는 섣부른 발표도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고 경찰의 초동 대처와 수사의 안이함을 지적하며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어떤 ‘정치 폭력’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석만/ 개혁언론의 보도가 어떠했는지 쭉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무엇이 문제였나요?

조수빈/ 박근혜 대표의 빠른 쾌유와 피의자에 대한 응당한 처벌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번 피습사건으로 보수언론, 개혁언론을 막론하고 정치적 성향이 우회적으로나마 드러나고 있기도 한데요. 그러나 진상 결과가 아직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번 피습사건이 5.31지방선거의 판세를 좌우하는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정치적 선전 효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개혁언론의 긴장이 전혀 없었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검경의 수사 결과 배후 조정에 의한 정치테러라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이 사건이 선거의 결과를 뒤엎는 결과를 도출하는 대중 선동 및 정치적 선전에 언론이 적극 활용 당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하겠습니다. 또한 정치테러냐 개인적 돌출행동이었냐와 관련하여 피의자의 행적 및 신변이 지속적으로 언론을 통해 노출되는데요. 언론이 정치적 선전 외에 피의자 인권과 관련하여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은 점도 지적받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피의자가 정치보복의 이유로 억울하다며 정치적 분노를 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치적 성찰이 전혀 없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는 대중이 정치에 있어 배제되어오고 소외되어온 그간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겠는데요. 지씨의 행동이 물론 폭력적 방식이었지만 대중이 정치적 의사표현 방식에서 소외되어온 것이 근본적 원인이었다고 볼 때 언론이 이를 정당의 프로파간다로만 집중하여 보도한 것은 대중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또다시 억압하는 형태였다고 생각합니다.

홍석만, 하주영/ 조수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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