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한겨레의 일편단심 여당 만들기

참세상  / 2006년06월13일 7시40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이꽃맘/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조수빈/ 531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전국 16곳의 광역단체 시·도지사 가운데 12곳을 한나라당이 휩쓸고 열린우리당은 단 1곳만 당선자를 내는데 그치면서 열린우리당은 7일 지도부를 해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사실상 이번 지방선거가 여당 및 청와대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지방선거 이후 한겨레의 보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주영/ 5·31 지방선거 패배 뒤 열린우리당이 지도체제 구성과 정책 방향을 놓고 혼선을 겪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결국 비대위를 구성했군요.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사퇴 이후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결국 지도부가 해체되고 김근태 최고위원을 중심으로한 비대위 체제가 꾸려진 것입니다. 한겨레는 531지방선거 이후 이른바 당 추스르기에 나선 열린우리당의 행보를 중점 보도합니다.

이꽃맘/ 요즘 신문이며 방송을 보면 대체로 보도가 531지방선거 이후 열린우리당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기사화하고 있는데, 한겨레신문도 마찬가지였군요.

조수빈/ 지난 5월 31일 지방선거 이후 한겨레신문의 경우 열의 아홉이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주로 갈필을 못 잡고 있는 열린우리당 내부의 혼선과 움직임,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탈당 여부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INS1. 한겨레, ‘여권 대선주자 후보도 못낼라’ 기사화면)

<지방선거 뒤 ‘처방전’ 2제>, <여권 대선주자 후보도 못낼라>, <노 대통령, 마이웨이?>, <혼돈의 여당, 김근태 ‘구심점’ 떠오르나> 등 기사들이 그것입니다. 이 기사들은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방향성과 구심점을 잃은 열린우리당의 분위기를 소개하거나 내년 대선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을 지적, 혹은 열린우리당이 차기 대선 후보 자체를 배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담았습니다. 특히 <여권 대선주자 후보도 못낼라> 기사 같은 경우, 천정배 법무부 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 여당 내 잠재적 대선 주자로서 인정받고 있는 인물들의 예상 가능성을 점쳐보기도 했습니다.

하주영/ 내년 대선까지 총체적인 여당의 행방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가요?


조수빈/ 한겨레신문 역시 여러 기사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여당 및 청와대에 대한 국민의 총체적 불신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사실상 현 정권의 정책방향의 가늠자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만큼 이번 집권여당의 참패는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방향에 대한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의 경우, 사설을 통해서도 밝혔듯이 집권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점검을 주장하기보다, 여당이 당내의 혼선을 줄이고 빠른 시일 안에 당 재건에 나서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꽃맘/ 참패 이후 여당의 분위기와 움직임에 주목하여 기사를 쓴다고 했는데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사설에서는 어떤 내용이 있었습니까?

조수빈/ 한겨레는 지방선거 7일 여당의 비대위 전환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사설을 내보냈습니다. 2일 <경제정책의 보수화를 경계한다>, 4일 <여전히 자성보다 말이 앞서는 대통령>, 5일 <국민 고통 늘리는 열린우리당의 혼선> 등이 그것입니다.

사설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세 사설에서 주장하는 바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전면적 정책 전환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 여당의 내부 정비입니다.

(INS2. 한겨레, ‘국민 고통 늘리는 열린우리당의 혼선’ 기사화면)

한겨레는 한 축으로는 “민심을 이반한 정권의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의 정당성을 인정하더라도 경제정책의 보수화는 경계해야 한다”며 “경제정책 궤도 수정이 아니라 궤도를 더 가다듬는 게 지금 할 일이라는 것”을 주장했구요. 또다른 한축으로는 “여당이 하루빨리 내부 정비를 끝내고 국회 운영과 함께 일관된 정책 추진에 나서야 한다”며 “이미 시행 중인 주요 정책을 두고 불쑥불쑥 의견을 내놓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주영/ 보도에서 사설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한겨레의 입장이 드러나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조수빈/ 반복되는 말이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전반적인 정책에 대한 재점검을 요구하는 국민의 심판입니다. 그러나 한겨레의 경우, 지방선거 이후 여당의 행보에 치중하는 보도를 내보내면서 민심을 이반한 집권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방향에 대한 진단 및 분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요.

(자막 : 여당의 내부정비만...결국 지방선거 이후 냉철한 평가 이뤄지지 못해)

결국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여당의 내부 정비나 요구하거나, 일관된 정책 추진을 촉구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언론의 본연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는 한겨레신문이 야심차게 준비한 7일자로 표적집단 심층좌담 ‘나는 왜 열린우리당을 버렸나’는 특집기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꽃맘/ 표적집단 심층좌담..민심을 이반한 여당 및 노 정권에 대한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나요?

(INS3. 한겨레 ‘개혁 저버려·살기 팍팍…“노대통령·여당이 미웠다”’ 기사화면)

조수빈/ 이 특집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3,40대 남성 7명의 이야기를 통해 열린우리당의 참패를 재조명하는 기사였는데요. 7명 선정 기준이나 왜 하필 남성만 꼽아서 좌담을 했는지 등은 차치하더라도 ‘개혁 저버려, 살기 팍팍..’, ‘초심으로 돌아가야’, ‘개혁 철저히’ 등 주제목 및 곳곳의 소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특별좌담기사 역시 앞선 기사들의 논점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특집기사는 다시 민심을 되돌아 봐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 혹은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식으로 또는 근거 없이 단순히 초심으로 돌아야가야 한다는 허망한 주장만 되풀이하게 되는데요. 이는 이번 지방선거 지지정당 및 이유에 대한 답변과 내년 대선 때 여당 지지 여부를 중심으로 좌담 내용을 구성한 만큼 국민 불신에 대한 면밀한 진단이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고 봅니다.

이꽃맘/ 저도 그 기사를 봤는데요. 당시 정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 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었습니다. 끝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요?

조수빈/ 한겨레는 지난 2일 사설에서도 밝혔듯이 “전반적 정책 수정이 보수화로 후퇴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는 여당이 반독재, 반부패, 반민주와 같은 낡은 패러다임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현재의 경제정책 및 전반적인 정책이 단순히 기존의 민주연합이라는 명분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러한 한겨레의 주장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구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집권여당의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이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있는 것이라고 볼 때, 이른바 정책 전환이 보수화될 것을 우려해 궤도 수정보다 오히려 기존의 여당이 추진하려던 이른바 정책 개혁을 보다 철저히 진행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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