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이성 잃은 광기의 월드컵 보도

참세상  / 2006년06월20일 14시01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지난 10일부터 월드컵이 시작되었는데요. 13일 한국이 토고를 이기면서 월드컵 열기는 한 층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텔레비전을 보든, 신문을 보든 온통 월드컵 얘기로 가득한데요.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월드컵 시기 공중파 방송과 한겨레의 보도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홍석만/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세상에는 월드컵 밖에 없는 것 같던데요.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월드컵 개막 이전부터 방송3사는 각종 월드컵 특집을 배치하고 월드컵의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는 월드컵이 개막된 이후에는 더욱 심각해 졌습니다. 방송 내용 하나하나에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건 그렇다치더라도 문제는 이미 방송시간 편성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홍석만/ 구체적으로는 어떤가요?

이꽃맘/ 문화연대가 토고전이 열렸던 13일 01시부터 24시까지 방송3사 월드컵 방송 편성을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일단 KBS1과 KBS2의 월드컵 특집프로그램 시간은 각 각 14시간 40분, 11시간으로 61.1%와 45.8%의 편성률을 보였습니다. 공영방송 KBS는 방송이 없는 낮 시간을 제외하면 방송 편성 전 시간대를 월드컵 방송을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하주영/ KBS이 이러하니 MBC, SBS는 말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요.


이꽃맘/ MBC, SBS는 13일이 평일임에도 종일방송을 배치하고 월드컵 특집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특히 MBC는 도를 넘어섰다고 생각될 정도로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을 배치해 시민사회단체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13일 MBC는 24시간 종일방송 중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만 18시간 30분, 77%의 편성비율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또한 MBC는 특집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도 아침 6시부터 2시간 동안 방송하는 뉴스프로그램과 아침드라마를 제외하면 모든 프로그램은 월드컵 특집 방송으로 방영했으며, 뉴스데스크 등 뉴스프로그램도 월드컵 특집 방송으로 편성했습니다.

하주영/ 정말 대단한데요. 방송사들은 월드컵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네요. 이런 방송사들의 모습 때문에 우려되는 것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꽃맘/ 문화연대, 다산인권센터, 인권운동사랑방 등 6개 문화인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 본분을 망각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 상업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며 “비이성적 월드컵 방송편성 중단하라”고 방송3사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들의 우려는 공중파가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방송 편성에서의 공공성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독점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보도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는 공중파 방송들이 이를 망각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문화연대는 “월드컵 광기에는 미디어의 책임이 막중하고, 특히 중계권료 회수와 막대한 광고 이익을 노리는 극악무도함이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홍석만/ 결국 돈 되는 월드컵 보도로 한 목 톡톡히 챙기겠다는 공중파 방송들의 속셈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네요. 방송은 그렇구요. 신문은 어떤가요?

이꽃맘/ 신문들도 공중파 방송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신문들은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과 감독의 표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연일 헤드라인을 가득 채웠습니다. 한겨레도 다르지 않았는데요. 한겨레는 월드컵 시작 하루 전 부터 스포츠면을 두배로 늘리며 보도에 열을 올렸습니다.

홍석만/ 토고전 다음날 보도가 궁금해지는데요. 어땠나요?

이꽃맘/ 한겨레는 14일 판은 24면이었는데요. 한겨레는 전면광고 4면을 빼고 헤드라인을 포함해 나머지면의 40%인 8면을 월드컵 보도로 채웠습니다.

내용에서도 보수언론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14일 한겨레의 1면은 토고전의 열기를 그대로 담은 선수들의 사진과 ‘보인다 16강, 붉은 신화 다시 열린다’라는 헤드라인 기사로 채워졌습니다.

한겨레는 14일 ‘편집국에서 독자에게’ 란에 한재승 편집기획팀장은 ‘균형있는 월드컵 보도는?’이란 글을 통해 한겨레에서 지금의 보도방향을 결정하기까지의 고민을 밝혔습니다.

하주영/ 보도 방식이 다른 언론과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이 걸 결정하기까지 무슨 고민을 했다는 거죠?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입니까?

이꽃맘/ 한재승 편집기획팀장은 “고민거리는 보도의 균형감”이라며 “국민들의 최대관심사가 월드컵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충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고,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는 이유로 현안을 묻어버리는 것은 언론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우려와 다르게 한겨레의 보도는 다른 언론과 보도형태에서 차이점이 많지 않습니다.

차이라면 한겨레는 14일, 사회면 가득 월드컵에서 붉은악마들의 움직임에 대해 다루면서 하단에 대추리주민, KTX여승무원, 시각장애인들, “한국팀 잘 풀려 우리문제도 잘 풀렸으면” 이란 제목의 기사를 배치한 것입니다. 그러나 균형감이 있기 보다는 끼워넣기 이상도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홍석만/ 월드컵 아직도 반 이상 남았는데요. 월드컵 보도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이꽃맘/ 2002년 월드컵 때 주한미군에 의해 미선이효순이가 죽었으나 이는 월드컵 열기에 묻혀 제대로 보도한번 되지 못하고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지 못했던 바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 기간 한미FTA, 평택대추리,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 중요한 문제들이 광기 속에 묻혀 사장되지 않도록 언론들의 공정한 보도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하주영/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꽃맘/ 감사합니다.
참새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세상 편집국이 생산한 모든 콘텐츠에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단어, 또는 내용중 중요한 단어들을 골라서 붙여주세요.
태그:
태그를 한개 입력할 때마다 엔터키를 누르면 새로운 입력창이 나옵니다.

트랙백 주소 https://www.newscham.net/news/trackback.php?board=power_news&nid=34263[클립보드복사]

민중언론 참세상의 재도약에 힘을 보태주세요

덧글 쓰기

민중언론 참세상은 현행 공직선거법 82조에 의거한 인터넷 선거실명제가 사전 검열 및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므로 반대합니다. 이에 따라 참세상은 대통령선거운동기간(2007.11.27 ~ 12.18)과 총선기간(2008.3.31 - 4.9) 중 덧글게시판을 임시 폐쇄하고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토론게시판의 덧글을 보여드렸습니다.
선거운동기간이 종료되었으므로 기존 참세상의 덧글게시판 운연을 재개하며, 선거운동기간 중 덧글은 '진보넷 토론게시판 덧글보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선거실명제 폐지 공동대책위원회  ->참세상 선거법 위반 과태료 모금 웹사이트

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