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여성’ 없는 ‘여성성’ 보도

참세상  / 2006년07월02일 8시58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한겨레에서는 지난 15일부터 5회에 걸쳐 ‘여성성이 뜬다’라는 기획보도를 했습니다. 한겨레는 이번 기획을 통해 요즘 어려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여성성’에 대해 보도했는데요. 이를 살펴 보았습니다.

홍석만/ 언제부턴가 ‘여성성’이 중요하다, ‘여성성’이 새로운 가치다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많이 들려오는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특히 이는 여성정치인들이 대거 중심에 등장하면서 더욱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한명숙 국무총리가 그 예라고 할 수 있겠죠.

언론들은 이들을 보도하면서 남성들이 주를 이루었던 조직문화에 여성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조직문화가 형성될 것을 기대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여성성은 주로 소통, 돌봄, 도덕성, 깨끗함 등이었습니다.

이는 보수언론, 개혁언론을 망라해 모두 그 필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한겨레의 이번 기획도 남성들이 가지지 못한 가치로서의 여성성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기획을 구성했습니다.

홍석만/ 어떤 내용을 다뤘는지 궁금한데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네, 제목만 살펴봐도 대충 그 분위기를 알 수 있는데요. 1회 여자 옆이 좋아, 2회 암탉이 울면 알을 낳는다, 3회 우린 너무 가족스러워, 4회 언니와 정치, 5회는 좌담회 기사로 여성성, 천의 얼굴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이 기사들을 살펴보면 굉장히 여성친화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왜 ‘여성성’이 필요한가에 대한 시각부터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주영/ 남성 중심적인 한국사회에서 여성성을 부각시키며 여성들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거죠?

이꽃맘/ 저도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들이 더욱 많이 생산되어서 여성들의 가치가 재평가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위해 ‘여성성’이 필요하며, 어떤 가치가 ‘여성성’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한겨레 기획에서의 다른 문제점도 많았지만 ‘여성성’을 다루는 기조가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경쟁력 있는 남성이 되기 위해서는 여성성을 습득하는게 필요하다라는 방식의 보도는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요. 두 번째 기획기사인 ‘암탉이 울면 알을 낳는다’라는 기사에서 이가 드러납니다.

하주영/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떠한가요?

이꽃맘/ 이 기사에서는 ‘여성친화적 경영이 경쟁력’이라는 부제를 뽑으며 직원들의 아침식사를 챙기고, 경조사를 챙기는 것, 가족까지 챙기는 방식으로 남성사장이 ‘여성친화적 경영방식’을 선택했더니 경쟁력이 생겼다라는 내용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일단, ‘여성성’을 아침을 챙기는 것, 경조사를 챙기는 것으로 연결하는 것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어떻게 이런 것들을 여성에게 전가해 왔는지에 대한 지적은 하지 않은 채로 함께 하면 여성친화적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홍석만/ 여성성이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이 없다는 지적이신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또한 이번 보도는 이것을 경쟁력이라 보도하면서 여성성을 그저 트랜드화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성주의저널 일다에서 28일, 조이승미 기자는 여성성 띄우는 언론들 왜?라는 기사를 통해 이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조이승미 기자는 “여성노동력을 헐값에 쉽게 쓰고 버리는 노동시장의 현실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정계는 물론 기업들조차 여성성이라는 단어를 제멋대로 사용하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들은 여성성을 심각하게 재고해봐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의 이번 보도도 여성친화적 경영이라는 것을 여성이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과 제도를 제기하기 보다는 트랜드화 된 여성성의 강조를 통해 여성들이 일 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간과한 채로 오히려 여성을 주체가 아니라 객체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여성성을 강조하는 기사임에도 여성이 주체로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이 기사는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여성의 경제력 및 구매결정력이 높아지면서 주 소비자층인 여성의 지갑을 열기 위해 여성 또는 여성성을 이해할 필요가 늘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여성성의 강조가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성을 소비의 대상인 주부로 한정시키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이죠.

홍석만/ 그렇다면 여성성에 관한 보도, 결론적으로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꽃맘/ 요즘 언론을 보면 국무총리도 여성이고, 핵심 분야에도 많은 여성들이 진출해 있으며 그 비율이 높아진다고 보도하면서 마치 평등한 세상이 온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전체노동자의 60%가 비정규직, 비정규직의 70%이상을 여성노동자가 채우고 있는 상황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출산 사회라며 여성에게 출산을 강요하는 사회, 여전히 부차적 노동으로 치부당하면서 저임금으로 내몰리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삶 등 왜 더욱더 여성에게 불평등한 사회가 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알려내는 보도가 절실한 시기입니다.

하주영/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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