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그들만의 선진화 -9·11 야합 노사관계로드맵

참세상  / 2006년10월02일 16시28분

홍석만/ 안녕하세요. 이번 시간 다른 시각 다른 분석입니다.
하주영씨, 11일 한국노총, 민주노총 경총, 대한상의, 노동부가 참여한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민주노총은 빠진 채 노사관계법제도선진화방안(노사관계로드맵)이 합의된거 알고계시죠?

하주영/ 네, 알고 있는데요. 선진화방안이라 하면 듣기는 좋은데 내용은 사실 그렇지 않은 것 같지 않은데요. 합의안이 발표된 11일에는 한국노총 위원장이 뺨도 맞았죠.


홍석만/ 네, 선진화는 자본주도의 선진화인거죠. 노동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인데요. 오늘 다른 시각에서는 노사관계로드맵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영상 보시고 이야기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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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영상: 1, 2차 노사정대표자 회의(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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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주노총의 로드맵 대응 방향 문제

하주영/ 오늘은 선지현 노동자의 힘 노동위원장 나와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지현/ 네 안녕하세요

홍석만/ 노사관계법제도선진화방안(노사관계로드맵)에 대해서 민주노총은 야합이라 강력히 비난하고 있는데요?

선지현/ 예 그렇습니다. 노사정대표자회의 구성원인 민주노총을 배제한 것도 이유입니다. 그러나 더 본질적으로는 전임자 임금보전 3년을 위해 복수노조를 비롯한 공공부문 파업권 제약, 해고의 자유를 자본에게 보장하는 등 노동법 개악을 합의했다는 것이 이번 야합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하주영/ 복수노조 도입은 10여 년간 미뤄졌던 것이고 노동 단결권에 있어 가장 큰 해악인데요. 복수노조와 전임자 문제 유예안이 7월 28일 노사정 운영위에 상정되었는데 민주노총이 예상하지 못했을까 싶습니다.

선지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노사정위원회에서 3년 유예 수정안을 제출했습니다. 민주노총 상집, 중집회의 모두 보고가 된 사항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몰랐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민주노총의 대응방안은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논의로만 제한되어 있는 현 민주노총의 로드맵 대응방향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석만/ 게다가 9월 10일 조준호 위원장이 FTA관련 미국 의회 면담 투쟁 차 워싱턴으로 출국해버렸죠? 어떤 변명을 해도 무책임하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선지현/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했던 3개월간의 과정에 대한 냉정한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로드맵은 노사정 3자가 인정하는 것처럼 이후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총체적인 대응계획입니다. 이러한 논의에서 일방적으로 한국노총과 재계 합의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입장발표도 늦은데다가 바로 노사정대표자회의 파기선언 등을 하지 않은 채 며칠 후 있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노사정대표자회의는 한국노총과 재계에 의해 연기되었습니다. 그런 후 9.11노사정합의가 이뤄진 것입니다.

홍석만/ 그러나 민주노총의 태도에 대한 비판 이전에, 노무현 식의 사회적 교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사회적 합의, 노사정대표자회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지 않습니까?④

선지현/ 그렇습니다. 저는 노사정대표자회의로 표현되었던 노무현의 사회적교섭은 9.11과 같은 야합이고 노동법 개악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1998년 김대중정부가 출범하고 노사정위원회에 민주노총이 참여했습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리해고와 근로자 파견제 도입을 결정했고 민주노총 합의를 끌어냈습니다. 당시에도 노사정위원회는 구조조정을 위한 기구임을 확인했습니다. 노무현정부가 출범하고 난후 2003년 초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이야기 했습니다. 당시 사회통합적 노사관계에서 노무현정부는 노동조합운동도 ‘개혁’의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정규직의 양보가 있어야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이 가능하다고 이야기 했지요. 경제를 살리려면 노동자들의 양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교섭이 제기된 것이죠. 이미 노무현정부가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선언하면서 한계는 명확했습니다.

홍석만/ 네 말씀 잘들었는데요, 다음에는 합의문 발표 관련 영상을 보고 이야기 더 진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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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1- 이상수 노동부장관 합의문 발표 영상(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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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동자는 배제된 자본주도의 노사관계 선진화

하주영/ 재계는 필수 공익사업장 직권중재 폐지가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큰 양보라고 말을 하는데요. 직권중재가 폐지되어도 공익사업장 확대와 함께 대체근로제가 허용되면 파업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것이 아닌가요?

선지현/ 파업에 들어가도 대체근로를 전면투입하기 때문에 파업의 효과는 지극히 낮아지는 것입니다. 여기에 필수업무유지의무까지 있기 때문에 ‘필수 업무’로 지정된 부서나 직제는 파업이 안되는 것이죠. 차라리 파업을 금지하는 것과 효과가 비슷하게 나올 것입니다. 이것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파업의 효과가 없거나 최소화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교섭회피, 무성의한 교섭대응은 충분히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노조탄압도 마찬가지구요. 파업의 위력을 높이기 위해 대체근로를 막거나 필수업무 유지를 거부하게 되면 ‘불법’이니까
구속, 해고는 당연히 감수해야 하구요. 엄청난 희생이 따르게 됩니다. 그러니까 조합원들은 더욱 파업을 기피하게 되는 현상도 발생할 것입니다.

이후 더 큰 문제는 공공부문에서 시작된 대체근로와 필수업무 유지조항이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입니다.

홍석만/ 경영상 해고에 있어 협의기간 조정 및 재고용 의무도 경총이나 한국노총은 사전통보기간을 기업규모 및 해고 규모를 감안해 차등 설정한 것이 노동자를 위한 현실적 법 개정이라고 하지만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은데요?

선지현/ 9.11 기자회견에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유연성 확대에 획기적 진전을 이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영상 해고에 대한 사전통보 사전 설정은 사실상 경영상의 해고 자유를 확대한 것이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업규모와 해고규모를 고려하는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1명이건 10명이건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해고’니까요. 그리고 이것에 대해 대응할 시간조차도 자본의 ‘해고 자유’를 위해 빼앗긴 것입니다. 재고용의무 등은 이미 단위사업장에서 단협 등으로 보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새삼스럽게 법을 앞세워서 생색을 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죠.

하주영/ 부당해고 문제에 있어서도 벌칙조항 삭제되면 금전보상으로 노동자 해고가 손쉬울 텐데요. 결국 개정안은 해고의 편리성만이 증대된 것은 아닌가 싶은데요.

선지현/ 그렇습니다. 이상수노동부장관의 말처럼 부당해고를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일단 해고해놓고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법적 소송을 걸어서 최종 부당해고로 판정이 되어도 처벌받지 않는 것이지요. 그 다음에 부당해고 결정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않았을때 벌금 등을 포함해서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당해고 여부를 가지고 법적다툼을 해서 지노위에 안 끝나고 소송까지 갈 경우 보통 2년에서 3년이 걸립니다. 그동안 노동자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해고’상태에 놓이는 것이죠. 부당해고로 최종적으로 판정을 받아서 금전보상제가 도입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복직’ 대신에 돈 몇푼으로 정리하려 할 것입니다. 각종 회유와 협박이 이어지겠지요. 이 고통 역시 노동자가 모두 감수해야 합니다. 이에 못이기면 사용자는 ‘노동자가 신청해서 금전보상으로 정리한다’고 통보하면 끝나는 것입니다. 지금도 부당해고 위협에 놓여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특히 노조민주화의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노조탄압으로 해고되고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도 현장에 복귀되지 않고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말 악법 중에 악법이라고 생각합니다.

#3. 정-재계와 손잡은 한국노총

홍석만/ 삼성이나 SK같은 대기업들은 이번 개정안으로 인한 파장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만, 현대는 매우 안타까워하는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유예 때문인 것 같은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선지현/ 복수노조 유예는 무노조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자본에게 손을 들어준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수노조와 관련해서는 정부 로드맵의 성격과 본질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로드맵을 제출하면서 3가지 핵심기조를 제출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합리적 노사관계 실현인데 본질적으로는 파업을 최소화해서 교섭비용을 줄인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유연화 확대였구요 셋째는 국제기준을 맞추는 문제였습니다. ‘파업을 최소화해서 교섭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복수노조 허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었고 이 때문에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으로 배타적 교섭제도를 제출하고 있었던 것이죠. 또한 초기업단위 노조 즉 산별노조 등에 까지 기업단위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을 적용함으로써 산별교섭체체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현대 등과 같은 사용자의 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복수노조를 이야기 하는 것은 모든 노동자에게 실질적인노동3권을 부여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복수노조 허용은 조건이 없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열악한 조건에 놓여 있는 노동자들에게 노조가입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하주영/ 네, 이번 합의문과 관련해서 15일 노사정 앞에서
집회가 있었는데요 어떤 내용이었는지, 영상 보시고 이야기 더 나누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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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9월 15일 전해투 집회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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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사정 합의 명분 얻은 반노동적 정권

홍석만/ ‘민주노총이 8가지 핵심요구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건 사실 거의 선언적 수준 정도가 아니냐‘ 라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선지현/ 저는 선언적 의의도 없다고 봅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한 성과로 공무원/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문제를 쟁점화 시켰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봅니다.

8대 요구와 관련해서도 민주노총이 제기한 8대 요구는 단 한가지도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모두 외면당한 것이죠.. 이 쯤 되면 민주노총은 노사정대표자회의 파기선언을 하고 노사정위원회라는 기구자체 대한 전면적인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주영/ 정권은 노사정 합의라는 명분을 유지하면서 한 편으로 노사관계 로드맵을 통해 노동운동 무력화를 달성한 것 같은데요?

선지현/ 노사관계 로드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본주도의 노자관계로의 재편을 위한 노조무력화로 할 수 있습니다. 한국노총은 이에 대한 하수인 역할을 한 것이구요.

노조무력화에 핵심은 ‘자본에 순응하는 노동조합운동으로 전환’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한국노총은 한국 투자유치를 위해 세일즈 역할을 하고 다녔습니다. 파업은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등 상식적으로 도저히 용인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자본이 원하는 노사관계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홍석만/ 결국 정권은 노사정 합의 명분과, 한국노총은 조직보전, 자본은 노동 유연화를 얻었는데 민주노총은 그 어떤 것도 얻지 못했는데요.

선지현/ 그렇습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이 로드맵 관철을 위한 들러리가 되는 것을 방조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민주노총의 요구는 그냥 요구에만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봅니다. 일차적으로는 노사정대표자회의, 노사정위원회 해체 선언을 해야합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이후 로드맵에 대한 추가 논의는 노사정위원회에서 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또한 9월 즉각적인 투쟁체계로 전환하고 ‘로드맵 폐기’ 를 위한 총파업을 지도부가 앞장서서 조직해야 한다고 봅니다. 9월 비정규개악안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투쟁을 늦출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반기 정부에서 추진하는 fta 협상, 비정규개악안, 로드맵등을 신자유주의셰계화 반대, 이를 추진하는 노무현정부에 대한 반대 입장으로 투쟁하는 노동자민중이 단일하게 모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힘을 모아내서 노동자들이 분명한 요구를 해야 합니다.

하주영/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하주영/ 2004년 12월에 시작한 피플파워가 벌써 84회를 맞았는데요 다음 주 개편으로 2004년부터 방송을 해온 홍석만앵커가 오늘 공식적인 마지막 방송이었습니다. 마지막 방송인데, 아쉽지 않으세요?

홍석만/ 네, 저도 많이 아쉬운데요. 제가 없어도 하주영씨가 더욱 좋은 방송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주영/ 네, 또 뵐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 더욱 좋은 모습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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