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주식에 투자하세요~

피플파워  / 2007년04월16일 21시52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인사)


하주영/ 오늘은 어떤 내용 소개해주실 건가요.




이꽃맘/ 네, 한미FTA 타결 이후에 언론들은 연일 증권가의 소식을 다루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태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하주영/ 얼마 전에는 코스피지수가 1500을 넘어 섰다고 하는 보도를 봤었는데요.


이꽃맘/ 네, 한겨레도 이에 대한 보도를 했는데요. 한겨레는 “코스피지수가 20개월 만에 1000을 넘어 1500에 올라섰다”라며 “경기 둔화 우려 감소와 한미FTA 협상 타결, 북한 핵 위기 완화 등 경제 대내외적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 된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주영/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한겨레는 12일 헤드라인으로 ‘투자 유목민 주무대 부동산서 증시로’라는 제목으로 투자자금의 대 이동이 시작되고 있는가라는 내용의 보도를 했습니다.
최우성 기자는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현격히 감소하고 있다”라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주식시장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주영/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 값이 하락돼 한겨레가 표현했듯이 투자 유목민의 이동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이꽃맘/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투자 유목민은 돈이 되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니 뭐 당연한 것이죠. 이에 대해 한겨레 최우성 기자는 같은 기사에서 “부동산 시장이 힘을 잃은 사이, 금융시장은 화창한 봄을 맞았다”라고 긍정하며, 삼성증권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젠 부동산 시장에서 돈이 다시 빠져나오는 2차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주영/ 이 기사는 자금이동이 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쓴 것 같은데요. 어떤 문제점이 있나요?


이꽃맘/ 문제는 부동산과 주식 모두 국가 생산력과는 상관없는 투기자본임에도 이것을 성장과 국가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긍정하면서 적극 권장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주영/ 구체적으로 짚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한겨레는 ‘어디에 투자할까 꾼들, 전문가한테 들어보니’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주식투자의 긍정성을 부각시켰는데요.
최종훈, 김진철 기자는 이 기사를 통해 “여러 차례 반복된 주가 폭락은 ‘주식=위험’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들었다”라며 “최근 부동산에서 증시로 자금이 옮겨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미심쩍어 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라며 “올해 들어 중국의 긴축 부담, 미국 주택경기 하강 위험, 엔 케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 악재들이 쏟아졌는데도, 주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라고 분석 했습니다.


하주영/ 한 달 전만 해도 기사에도 나오듯이 엔 케리 트레이드 등등으로 주식이 불안정하다고 보도했던 것 같은데 입장이 완전히 변했네요.


이꽃맘/ 이렇게 입장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밖에 없는 것도 주식의 불안정성과 금융시장의 거품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같은 기사에서 한겨레는 주식안정의 이유를 “기업 이익이 안정화되고 지정학적 위험이 줄어드는 동시에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이 주식투자를 늘리면서 안전판 구실을 하고 있는 덕분”이라며 “여기에 한미FTA 타결에 따라 국가 신인도 제고와 국내 증시에 선진 증시 편입도 기대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주영/ 거참 황당하네요. 한겨레는 한미FTA에 대해서 그래도 나름 신중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한미FTA로 국내 증시가 선진 증시로 편입된다는 아주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네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한겨레가 이런 보도를 하는 것에는 계속 지적해 왔지만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없기 때문인데요.
한겨레는 한미FTA로 인해 주식이 안정화되고 이것이 다시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로 보수언론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겨레는 결국 실물경제나 생산력에는 어떤 영향력도 주지 않고 그저 금융거품만을 극대화 시키는 주식시장을 적극 홍보하는데 한 몫하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임이 분명한데도 말이죠.


하주영/ 투기자본의 금융거품이 어떻게 민중들의 삶을 파탄 냈는지는 IMF를 통해서 여실히 들어난 바 있죠.


이꽃맘/ 그렇습니다. 만약 주식시장이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면, 한겨레가 말하듯이 이것이 국가 경쟁력이나 생산력 향상에 도움이 되려면 주식에서의 이윤은 다시 순환되어 효율적인 생산부분에 재투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주식으로 투자된 자본은 생산부분에 재투자가 되기는커녕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다시 금융시장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돈이 주식시장에서 돌고 돌면서 추가이윤을 만들어내는 것이지 결코 생산부분에 투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저 금융자본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것이죠.


하주영/ 개혁언론으로서의 한겨레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 보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주식시장이 안정한가, 불안정한가에 따른 투기자본의 움직임을 긍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기자본은 그 자체로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투기자본의 위험성과 이것이 어떻게 민중의 삶을 파괴해 왔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을 하는 보도입니다.


하주영/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꽃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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