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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 효과 있나?

미디어참세상  / 2005년01월30일 17시23분

담배값 인상, 효과 있나?

홍석만/ 여러분은 혹시 담배를 피우십니까? 갈수록 흡연자들이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금연 구역은 나날이 확산되고 있고, 게다가 작년말부터는 담배값이 500원이나 올랐죠. 그래서 새해 들어 금연을 결심하신 분들도 많을텐데요. 그 런데 아무리 금연도 좋지만,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담뱃값 대폭 인상은 오히려 없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만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담뱃값 인상과 금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충북대 의대 이진석 교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담뱃값 인상과 금연
보건복지부 발표 - 담뱃값 500원 인상시 흡연감소율 1.7%~3.4% 예상

홍석만/ 담배값 사상 최대의 인상폭에다 이후 추가 인상도 예정돼 있죠. 이번 담뱃값 인상의 배경에는 흡연률 감소라는 목적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담뱃값 인상이 금연 효과를 가져오나요?

이진석/ 담배도 상품이라 가격이 인상되면 구매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경제 원리입니다. 문제는 얼마나 줄어드느냐 하는 것이겠죠. 담배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다른 상품에 비해 소비 감소 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세계은행에서 세계 각국의 경험을 토대로 보고한 결과에 따르면 가격을 10% 인상하면 선진국은 4%, 개발도상국은 8%의 담배 소비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4%규모로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대폭적인 가격 인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흡연량 감소 효과가 나타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담뱃값 인상 근거 - 건강증진기금 대폭 인상

홍석만/ 인상폭의 근거는 뭡니까? 어떻게 결정이 된 건가요?

이진석/ 이번에 500원이 인상 되었는데요. 그중에 50원 정도는 판매상들의 판매마진입니다. 나머지 450원이 국민건강증진기금이나 다른 세금을 포함한 기금인데요. 그중 절반정도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이고 나머지 절반정도는 주로 지방세로 이루어져 있는 담배소비세나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이런 것들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실제로 담배인상의 필요성이 처음 논의 되었을때는 국민건강증진기금만 늘리자는 논의가 되었는 데요. 그렇게 되었을 때는 담배 판매가 줄어 지방세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서 지자체의 반발이 있었고요. 그런 이해당사자들 간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면서 반반 정도씩 가져가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석만/ 우문일 수도 있지만, 금연은 왜 해야 합니까? 담배가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가요?

이진석/ 담배가 해로운 정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견이 있지만, 인체에 해롭다는 점에 있어서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담배 한 개피를 피울 때마다 11분씩 수명이 단축된다고도 하구요. 어떤 사람은 담배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는 승객을 가득 실은 점보여객기가 매일 세대씩 땅에 곤두박질하는 것이라는 비유도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담배회사에 의해 인체 유해성이 언급되기도 했는데요. 2001년도에 체코 정부가 강력한 금연강화법을 추진하려고 하자 필립모리스는 이에 대한 반박 보고서를 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내용의 골자는 흡연자가 빨리 죽으면 노인숫자가 줄어들어서 국가 경제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보고서로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았는데요. 그런 것들을 보더라도 담배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은 담배회사도 인정하고 있다고 이해 할 수 있습니다.

담배시장과 담뱃값 인상

홍석만/ 담배의 폐해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선진국에서 금연바람이 불자 초국적 담배회사에서는 제3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있던 데요

이진석/ 네 그렇습니다. 담배문제에서 간과하고 있는것 중 하나로 그런 주제도 있습니다.선진국에서 흡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담배 소비가 감소하면서 제3세계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여성, 소수민족, 아시아와 동유럽이 주요 대상이 되고 있고, 특히 전세계 담배소비량의 1/3을 차지하는 중국은 황금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담배회사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서구 선진국의 모든 흡연자가 담배를 끊더라도 중국만 잡으면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래서 제3세계 각국정부들이 담배회사에 규제를 하고 있는데 이런 규제에 대해 미국정부가 자유무역정책에 위배된다고 규제를 풀도록 협박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홍석만/ 그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제3세계로 담배 시장 확대, 전세계 11억 흡연자 중 8억이 비서구권 국가

이진석/ 전세계 11억명 명 정도가 흡연을 하고 있구요. 그중에 흡연자 중 8억명이 3세계에 속해 있습니다. 담배는 연간 매출액 3천억 달러가 넘는 고수익 산업인데 선진국에서는 각종 배상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런 것 때문에 이 같은 부담이 없는 제3세계 국가는 담배회사에 중요한 활로를 제공해 주고 있는 거죠.

홍석만/ 우리나라도 이런 상황에 자유롭지 않을 텐데요. 그럼 우리나라의 경우, 담배인삼공사가 민영화되고, 담배시장이 개방된 이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고급담배 시장 점유율 급증 30% → 75% 증가, 외국담배 시장 점유율 20% 증가

이진석/ 담배인삼공사가 99년에 민영화가 되었죠. 1999년 당시 매출액은 4조2천억 원 규모에서 2003년 말 5조 5천 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당기 순이익도 3천2백억 원에서 4천6백 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그 동안에 담배판매량이 크게 늘어나지도 않았고, 게다가 외국 담배회사의 점유율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큰폭으로 증가한 것은 고가담배의 비중이 계속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외국담배회사의 시장 장악률은 2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홍석만/ 그럼 이번 담뱃값 인상, 앞으로의 추가 인상과 관련해서 담배회사들의 수익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이진석/ 현재로서 수익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곤란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500원 인상에는 담배회사의 이윤은 포함 되어 있지 않습니다. 산술적으로 담배의 판매량이 줄어서 이윤이 줄어드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판매량이 줄어서 손실이 남는다 하더라도 고가제품의 비중이 계속 증대하고 있기 때문에 손실은 충분히 보존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흡연과 빈곤
정부의 건강증진활동 중산층 이상만 대상으로 삼아 저소득층 효과 없어

홍석만/ 금연과 같은 건강증진운동의 효과는 얼마나 있을까요?

이진석/ 금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강증진사업들을 시행하고 있죠. 문제는 지금 진행되는 건강증진사업들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만을 대상으로 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건소에서는 대부분이 금연클리닉을 운영하는데, 저소득층의 경우 낮 동안에는 일을 해야 하는데요. 낮 시간에 찾아가서 서비스를 받을 만한 형편이 안 되는 거죠. 또, 금연패치나 금연초 등이 있기는 한데 비용이 만만치 않죠. 금연과 관련된 부분들이 이미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접근성도 저 소득층 같은 경우는 낮은 편입니다. 따라서 개인 단위가 아니라 그분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과 집단을 단위로 한 건강증진사업이 필요합니다.

홍석만/ 그래서 저소득층이 흡연률이 높다는 이런 말씀이실 텐데요. 흡연과 빈곤문제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진석/ 빈곤과 흡연은 이에 따른 연관관계 분명히 있기는 있습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더 가난하고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흡연률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담배에 관련된 질병 발생률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연관관계에 대해서는 국내연구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저소득층이 담배를 펴서 질병이 발생하면 소득이 적기 때문에 질병이 악화되고 이런 것이 가난을 깊게 한다는 가설은 가능한 거죠. 중요한 것은 이런 원인 결과를 따지기 전에 저소득층들이 흡연률이 더 놓고 피해도 더 많이 받고 있는 사회적 조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만/ 한편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이 담배 때문에 폐암에 걸려 생계조차 곤란한 처지로 전락하는 것을 금연으로 해결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의료체계의 개선으로 풀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담뱃값 인상, 대안인가?
담배수입금 파행 운영 우려-건강보험 재정 적자 메우기 - 보건사업 예산 대체

홍석만/ 담배수입이 늘어나면 담배 세금도 늘어난다는 건데요. 정부는 늘어나는 담배 세금을 어디에다 쓸 계획입니까?

이진석/ 보건복지부에서는 담뱃값 인상으로 확충된 재원을 암 조기 검진과 치료, 금연 프로그램 운영, 암 병원 설치 등에 쓰겠다고 합니다. 담배가격 인상 찬반여부를 떠나서 일면 긍정적인 것 같지만 그 속내를 보면 상당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는 담배가격 인상을 통해 확충된 재원의 상당 부분을 건강보험 재정 적자를 메우는데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 있습니다. 또 기존의 정부의 일반 회계 예산으로 진행하던 사업을 담배가격 인상으로 조성된 건강증진기금으로 대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실제로 담배가격인상을 통해 확충된 재원이 실제 국민 복리를 위해 사용되는 것에 추가적으로 더 투입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홍석만/ 정부차원의 금연운동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이진석/ 사실 지금까지의 정부가 진행한 금연운동 자체가 아이러니입니다. 담배에 붙는 세금의 상당 부분이 지방세이기 때문에 각 지자체는 ‘내 고장 담배사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지방자치단체에 속한 보건소가 금연사업을 하고 있는 건데요. 이 때문에 보건소가 적극적으로 금연사업을 하면 감독 기관인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거나 심지어 이를 막는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담배값 인상으로 그 돈을 국민 복지를 위해 사용한다고 했을 때 그 주장을 액면 그대로 국민들이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담배값 인상을 세수 확충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은 일리가 있는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정말 의지가 있고 담배값 인상을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런 역설적인 상황을 정부가 먼저 풀어내는 조치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홍석만/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저소득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담배산업 규제 강화

이진석/ 예 담배값이라고 하는 게 하나의 간접세거든요. 간접세라는 것이 소득 역진적이라는 것은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담뱃값 인상과 같은 간접세를 확대하는 것은 계속 검토해야 하구요. 이왕 확충된 담배세라면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이 국민복리에 직접 기여하는 방향으로 사용되도록 감시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흡연율이 높은 저소득층과 고위험집단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이들을 위한 개인적인 차원의 서비스 뿐만 아니라 앞에서 말씀드렸다 시피 지역사회를 단위로 한 그들의 생활여건자체를 건강하게 개선하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담배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문제의 근원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담배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국민복지라는 측면에서 이런 켐페인이 국민들에게 올곧게 받아들여지도록 하고 그 피해가 국민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진행 되어야 합니다.

홍석만/ 지금까지 충북대 의대 이진석 교수가 수고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석만/ 시청자 여러분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인데요,
홍길동이 왜 집을 나간 줄 아십니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님을 형님이라 부르지 못해서
집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요즘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있는데요
왜 파업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원청업체인 현대자동차 사장을 사장이라 부르지 못하고
같은 라인을 타면서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 동료를 동료라 부르지 못해서
파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홍길동은 결국 율도국을 세웠는데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나라를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시사 프로젝트 피플파워>>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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