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미국책임론 강조하다 파병 책임 놓쳐

참세상  / 2007년08월12일 14시19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조수빈/ 아프간 피랍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피랍 23일째인데요. 피랍자 석방을 위한 미-아프간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예상대로 성과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아프간-파키스탄 합동 원로부족회의 ‘지르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프간 피랍 사태 관련한 개혁언론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하주영/ 2명의 인질이 살해되었죠. 피랍자 가족들은 그야말로 피가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 긴박했던 20여 일 어떤 상황이 있었나요?


조수빈/ 한국인 20여 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납치되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한국에 전해진 것은 지난달 20일입니다. 피랍된 한국인 20여 명은 경기 분당 샘물교회 소속 신도들로 탈레반은 한국의 파병 즉각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이후 협상시한 연장의 재연장을 거듭한 탈레반은 피랍 6일째를 맞던 24일 미국의 포로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을 요구했습니다.


하주영/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을 탈레반 측에서 협상조건으로 내건 이후 국면이 달라진 것 같은데요.


조수빈/ 아무래도 피랍사태의 열쇠가 미국에게 돌려진 상황인거죠. 미국은 테러세력과의 협상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는데요. 이후 즉각적이지 않지만, 미국역할론이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하주영/ 6자정상회담에서 미국에 대한 개혁언론의 문제의식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죠. 이번 피랍사태에서의 미국역할론에서 개혁언론들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어떤가요?


조수빈/ 한겨레신문은 지난 5일 사설을 냈습니다. 제목은 <미-아프간 정상, 인질 해법 내놔야>입니다.




이 사설에서 한겨레신문은 “미국정부는 이번 회담을 사적인 ‘전략회담’이라고 말하고 잇지만 우리로서는 인질 문제 해결에 중대한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이 완경한 태도를 고집할 때 우리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협상에서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없다”고 두 정상의 적극적 태도를 촉구했습니다.


하주영/ 한국 언론들, 미국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는데, 이번 사태에서 미국역할론이 강조되고 있군요.




조수빈/ 사회동향연구소에서 지난 4일 피랍사태에 대한 설문을 발표했습니다. 한겨레신문도 이를 비중 있게 다루었는데요. 한겨레신문은 <해결 열쇠 쥔 미국 61%, 협상 불가는 무책임 59%>에서 미국이 피랍사태의 실질적 해결 국가로 압도적으로 꼽혔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이번 설문결과를 기사화한 언론은 통신사인 연합뉴스와 경향신문, 프레시안 등 개혁언론, 방송사로는 MBN 등 뿐인데요. 이들 언론들은 대부분 이 설문 조사에서 ‘성인 2명 중 1명 꼴로 군사력 동원을 반대하고 있다는 내용을 카피로 뽑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죠.


하주영/ 한겨레신문 미국역할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나는 것 같은데요.


조수빈/ 네 그렇습니다. 한겨레신문은 ‘편집국에서’라는 코너에서 그러한 입장을 분명히 합니다.




민족국제 부문 편집장이 쓴 ‘인질 보도의 미국역할론 딜레마’에서 “파병은 이번 사태를 불러온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히면서도 “편집위원들과의 토론에서 이번 사건에서 미국의 역할을 언급하는 것이 오히려 사태 해결에 방해가 되고 납치범들의 협상력만 키워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고는 인질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해 미국역할론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하주영/ 이번 사태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해 미국역할론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주장이군요.


조수빈/ 이 기사는 미국역할론을 강조한 한겨레신문의 한 기사가 계기가 돼 작성된 것이지만, 반미 의혹으로 몰아가는 보수언론과 정치권을 향한 리액션의 하나로 보입니다.


한겨레신문은 ‘총구 앞 21명의 목숨..’에서 “미국이 요구한 한국군의 아프간 이라크 파병으로 한국 국민의 위험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미국이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지요.


하주영/ 말씀하셨지만, 보수언론에서는 제2의효순이미선이를 거론, 반미움직임이라며 경계하고 있지요. 아무래도 정치공학적 요소가 없을 수 없을 텐데요. 이번 한겨레신문의 보도 어떻게 보십니까?


조수빈/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반미논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개혁언론 한겨레신문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국정부 역할 한계론’이 부상했습니다. 미국역할론에 무게가 실린 것이죠.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향후 정치적 책임론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합니다.
사실 해외파병을 주도한 노무현과 정치권의 책임이 부각되고 있지 않고 있는데요. 미국역할론을 강조하는 것이 사태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한겨레신문의 입장에서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동조한 한국정부의 책임은 어떻게 묻게 될지 난감해집니다.
정동영, 김형오, 장영달, 강봉균 등 범여권 주요인물들이 한국군 파병을 용인한 당사자들인데요. 대선을 앞두고 이번 사태에 대한 범여권 세력을 비롯한 정치세력들의 정치적 책임론을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울 따름입니다.


하주영/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시죠.


조수빈/ 김선일, 윤장호에 이어 배형규,심성민.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편 이번 한국인 납치사건으로 국내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행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내 언론의 무분별한 외신의존과 현장취재 부재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죠.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작전이 시작되었다는 외신보도가 오보로 판명되었습니다. 그 밖에 한국인 인질 8명 석방설, 탈레반 전화접촉 대가 요구설 등 오보가 잇따랐습니다. 사안이 장기화되고 있고 중대성이 각별한 만큼 언론들의 신중한 보도가 요구됩니다.


하주영/ 조수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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