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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미디어? DMB의 현황과 문제점

미디어참세상  / 2005년03월14일 4시16분

꿈의 미디어? DMB의 현황과 문제점

홍석만/ 시청자 여러분, 올해 5월부터 실시될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DMB를 아십니까? 전용 휴대폰 단말기를 이용해서 고화질의 방송을 한다는 것인데요,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오늘은 <영상미디어센터>의 조동원 정책실장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조동원/ 네 안녕하세요


홍석만/ 우선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부터 좀 해주시겠습니까?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DMB) - 핸드폰 등 전용 단말기를 통해 케이블 방송처럼 수십개의 채널을 볼 수 있는 차세대 방송 매체

조동원/ DMB는 영어로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이지만, 법적으로는 “이동 멀티미디어방송”으로 불립니다. 한마디로, 핸드폰과 TV, 라디오가 합쳐진 것입니다. 단순히 합쳐진 것은 아니고, 디지털 방식으로 된 것이라 케이블 방송처럼 수 십 개의 비디오, 오디오, 데이터 채널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차량이 있는 분은, 이를 통해 운전하면서 방송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위성 DMB는 현재 시범방송 중이고 5월부터 본방송에 들어갑니다. 지상파 DMB는 수도권 먼저 추진 중인데 현재 사업자 선정 과정 중이고, 사업자가 선정되면 올 하반기부터 방송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홍석만/ 그러니까 이동하거나 움직이면서 다양한 채널의 방송을 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실재로 시청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조동원/ 집에서만 할 수 있었던 전화 통화를 밖에서 돌아다니면서도 할 수 있는 게 휴대폰인데요... 현재는 이 휴대폰에 음악 감상도 할 수 있게 되고(MP3), 사진이나 동영상도 찍을 수 있게 된 상황이죠. 거기에 방송까지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길거리나 지하철 안에서 보면,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통해 통신하고 정보를 얻고 교환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친근한 미디어에 방송 수용까지 가능해지면서 일단 그 의존성이 대폭 강화될 것 같습니다. 불과 몇 년만에 휴대폰도 필수적인 생필품이 되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이제는 방송 시청까지 휴대폰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면 그야말로 모든 미디어가 개인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홍석만/ 의존성이 심해질 거라는 건 알겠는데요, 미디어가 개인화 될 것이라는 건 무슨 뜻인가요?

DMB의 파급력 - 강력한 의존성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됨

조동원/ 미디어가 국가, 특히 군대, 연구소, 사기업 차원에서 공공장소나 가정으로 보급되고, 이제는 대부분이 개인 차원까지로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의 경우, 가정에서 전화하고 라디오 듣거나 TV보고, 컴퓨터 하고 했는데, 이제는 각 개인들이 이러한 방송 및 통신 미디어들을 휴대하면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수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DMB는 대표적으로 거기에 더해 이러한 방송과 통신 미디어가 합쳐진 형태가 됩니다. 일례로, 가족 등, 미디어를 매개로 만들어져온 (공동체) 문화가 대폭 변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강력한 의존성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홍석만/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DMB 시행에 앞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왜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가요?

DMB, 방송인가? 통신인가? - 사업 시행을 추진중인 기업에서 이를 공익적인 규제가 가능한 ‘방송’이 아니라 휴대폰을 이용한 멀티디디어 ‘통신’ 서비스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야기됨

조동원/ (지금의 논쟁은 DMB를 방송으로 볼 것이냐, 통신으로 볼 것이냐의 견해 차이로부터 비롯된 것. 통신이라고 하면 이동 통신회사들이 마음대로.... 반면 방송에 대해서는 공공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확산... 기존 방송에는 방송위원회 등 규제장치가 있었으나....)

...문제는 추진과정에서 시청자, 실재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사람들의 의견이나 목소리가 수렴되지 못하고 배제되었다는 것...
DMB는 넓은 의미에서 여전히 방송의 개념으로 공익적인 역할을 해야 함. 결국 이 논의는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우려인 것입니다.
홍석만/ 상업화에 대한 우려라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조동원/ 위성 DMB 서비스를 SK텔레콤이 대주주로 있는 TU미디어가 주도하면서, 상업화는 불 보듯 뻔함 ... 예를 들어, 현재 비디오와 오디오에 예비채널을 두고 있는데, 말은 시민들의 수요와 요구에 따라 향후 활용하는 채널이라고 해놨지만, 성인컨텐츠 채널로 이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별정 이용료를 받는 것으로 광고와 함께 수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되고요...

홍석만/ 결국 전반적인 방송의 질이 하락할 것이라는 거군요?

상업화의 문제 - 과열 경쟁으로 인해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폭력적, 선정적 프로그램의 난립 등 방송의 질적 저하 예상

조동원/ 우선 실재로 방송을 만들어서 내보내는 입장에서는 DMB 자체가 무한 경쟁의 장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봐야 살아남는다는 인식이 주를 이룰 것....
결국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프로그램, 인간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이 판을 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일정한 규제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기존의 방송에서도 빈번하게 드러나는 문제다. 하물며 아무런 규제장치도 없이 DMB 사업이 본격화되면 이러한 질적 저하는 쉽게 예상 할 수 있지 않은가?...

홍석만/ 그럼 DMB에서도 양질의 콘텐츠, 그리고 공익적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또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쟁점 - DMB,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상품일 뿐인가?

조동원/ 결국, 기존의 방송과 마찬가지로 이 새로운 미디어, 이 전파를 사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상품’으로 놔 둘 것인가, 아니면 이에 대항해서 민중의 다양한 목소리와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낼 것인가의 문제가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DMB에 대한 공적 규제 기준을 확립하고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당연한 시청자의 권리입니다. 다시 말해서, 기본 방송과 마찬가지로 DMB에서의 권리 역시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홍석만/ 네 알겠습니다. 그럼 또 어떤 문제점들이 있나요?

DMB와 개인정보 - 구체적인 개인정보들이 데이터베이스화 되면서 유출의 위험성과 그 부작용 또한 높아져

조동원/ 우선, 이렇게 융합된 미디어를 통해 개인의 정보들이 유출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DMB단말기로 방송을 보게되면 바로 시청자가 어떤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지, 선호하는지.... 데이터베이스화 됨.... 시청률 조사라는 것이 TV 에도 있지만 DMB 는 개인 단위로 취합.... 개인정보가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취합될수록 그 유출의 부작용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홍석만/ 이건 좀 다른 이야기 일 수 도 있지만요, DMB를 이용하는데 예상 비용은 얼마나 되나요?

조동원/ 위성 DMB의 경우, 월 1만원에서 2만원 사이에서 정해질 것이고, 단말기(DMB 전용 휴대폰)는 현재 80만원대이다....

홍석만/ 결코 싸다고 할 수는 없는 비용이군요?

부자들만을 위한 미디어? - 높은 단말기 가격이나 이용료로 인해 소득 격차에 따른 문화적 박탈감 조장

조동원/ 우선 단말기의 경우 가격 인하가 예상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소득계층간의 정보소외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은 남아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채널을, 더 좋은 품질의 화면으로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계층이 비싼 돈대가면서 할 수 있겠나? 지금 휴대폰도 귀족폰이다, 최고급 700만 화소폰이다 해서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지 않나? 결국 계층간 상대적 박탈감을 가중시킬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 그리고 이용료의 문제도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공중파 TV 시청료에 비해 비싸다.......

홍석만/ 네,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면 DMB 시행에 앞서 어떤 노력들이 있어야 할까요?

열린 미디어를 위하여 - DMB를 공적인 영역으로 보고 지속적 규제와 모니터링, 정책적 개입 진행

조동원/ 무엇보다 DMB라는 미디어를 공적인 영역으로 보고, 이에 대한 규제와 모니터링, 정책적 개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지금 DMB 사업자들은 돈을 자루에 긁어모을 꿈에 부풀어 있겠지만 이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것..앞으로 DMB 뿐만 아니라, 컴퓨터로 티비를 보는 IP-TV, 와이브로 (휴대인터넷) 등 디지털 뉴미디어가 속속 사업화되고 있는데, DMB시행에 따른 명확한 원칙을 세우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지금 못하면 앞으로도 계발될 미디어들도 자본의 이익만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것이 뻔하기 때문..

홍석만/ 네, 공공성의 보장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단 말씀이신대요, 이를 위해서는 어떤 방안들이 있을까요?시고 힘내세여

방안 1 - 공익적인 방송을 위한 네트워크, 독립 채널 구성등의 다양한 구조적 대안들이 모색되어야

조동원/ 수많은 채널들을 DMB 사업자들이 직접 채우지는 않고, 채널사용사업자(PP)에게 계약하여 콘텐츠 공급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예 네트워크 형태(컨소시엄 등)로 공익적인 단체를 만들어 공적 지원을 받아, 하나의 채널을 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노동자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농민은 농민의 목소리, 여성은 여성.... 결국 민중적 방송국을 만들자는 것이지요.

홍석만/ 지금 기존 방송에서는 시민제작 영상이라든지 대안 미디어 등의 활동들이 점차 활성화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활동들이 DMB를 통해 활용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방안 2 - 기존에 활성화 되고 있는 열린채널이나 퍼블릭 액세스 등을 통해 제작되는 진보적 프로그램 활용

조동원/ 그렇지 않아도, 지상파 DMB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방송법으로 보장된 “시청자 의견”을 접수하기도 했습니다. 미디어 참세상과 같은 진보적 인터넷 언론들에서 생산하고 있는 컨텐츠들이 비디오, 오디오, 데이터 채널을 통해 충분히 송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DMB 사업에 대한 감시와 정책 개입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방송 구조에서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은 열린채널이나 RTV와 같은 퍼블릭 액세스 구조입니다. 지금 시청자분들 께서 보고 계시는 프로그램은 기존 주류 방송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이러한 컨텐츠를 DMB에도 사업자들이 의무전송하도록 하는 정책 추진이 필요합니다.

홍석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조동원/ 앞서 언급한 대로, 공공성을 강화하는 법제화 추진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단지 법개정 뿐만 아니라 정책적인 수준에서 개입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미디어 난개발과 민중의 컴 권리”와 관련한 토론회를 다른 단체들과 준비하고 있고, 연속 세미나도 계획 중입니다. 무엇보다 진보 진영 내부에서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생산을 활성화하고 DMB에서 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을 조직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홍석만/ 네 알겠습니다. 오늘 수고해주신 <영상미디어센터>
조동원 정책실장님, 감사합니다.

조동원/ 네, 감사합니다.

홍석만/ 디엠비 사업추진에서도 알 수 있지만 기업하기 좋은나라 만들기 위해서 정부는 억지논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차별시정대책이란 걸 발표했는데요, 영세자영업자가 차별 받지 말아야 한다고 하고서는 대형할인점과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를 풀자는황당한 대안을 내 놓았습니다. 게다가 영리법인은 학교와 병원을 설립할 수 없는데요, 이것도 차별이라고 해서 영리 병원과 학교를 설립하자는 차별시정 대책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겠다고 하더니, 일자리 창출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에 이제는 차별 시정이라는 억지논리까지 정말 노무현 정부는 자본가들에게 축복입니다만 노동자 서민에겐 재앙인 것 같습니다.

오늘 ≪시사 프로젝트 피플파워≫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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