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취생몽사

청소년에게 유해한 존재가 동방신기?/반공 어린이 이승복의 후예가 되라고?/청와대의 럭셔리한 가계부

피플파워  / 2008년12월05일 17시12분


#9. 미디어 취생몽사
청소년에게 유해한 존재가 동방신기?


완 군/ 안녕하세요 미디어취생몽사 완군입니다.


김형진/ 안녕하세요. 김형진입니다. 완군은 청소년 시절 어떻게 보냈어요?




완 군/ 네? 저는 뭐 화려한 시절을 보냈죠. 좀 문학적으로 말해보자면 하루는 짧았지만 뭉텅이로 돌아보면 한 없이 긴 그런 시간이랄까.
아니 근데 갑자기 왜 청소년 이야기는...


김형진/ 아무리 생각해봐도 한국 사회 안에서 청소년이라는 그룹은 너무
안쓰러운 것 같아요. 오늘 미디어 취생몽사는 청소년 얘기부터 시작해봅니다. 자, 본격적으로 출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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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취생몽사 브릿지VCR20‘’~30’‘S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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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뭐 저의 청소년기는 말로 표현할 만큼 딱 그 정도 밖에 없는, 스펙타클이라고는 완군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근데 그 시기 반공교육이며, 특히 고3 때는 빨갱이 한총련의 만행에 대해서 집요하게 선생님들에게 학습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20대 내 세상이다, 뭐 이런 해방의식에 나의 고달팠던 청소년기는 뒷전이었지요. 마치 그것이 한국 사회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는 성장통인 것처럼 피해갈 수 없는 어떤 것이라 치부하기도 했지만요. 근데 세대 감수성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번뜩 듯 20대의 어느 날, 청소년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게 되더라고요. 주저리 떠들었지만, 이번 주 취생몽사 ‘청소년의 설움’으로 가보자는 거지요.




완 군/ 청소년의 설움이라. 그래요 그렇다면 우선 ‘청소년 유해 매체’부터 이야기를 해보지요. 비의 레이니즘이 보건복지부 산하 청소년위원회에 의해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판정을 받았지요. 보건복지부 산하 청소년위원회 측은 ‘심의결과 작사가협회와 음반심의위원회를 비롯한 청소년위원회로부터 만장일치로 청소년유해매채물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레이니즘 가사가운데 ‘매직스틱’과 ‘바디쉐이크’라는 부분이 성적인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답니다.


가수 비, 동방신기 새앨범,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판정


김형진/ 네, 이후 줄줄이였죠. 동방신기의 ‘미로틱’, 솔비, 다이나믹듀오 등 국내외 110곡에 대해 무더기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을 내렸습니다. 대체적으로 선정성, 그러니까 성적 행위에 대한 묘사로 문제가 되었고, 욕설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덕분에 이미 40만장 가까이 팔려버린 동방신기의 이번 앨범은 19금 딱지를 붙여 판매가 되어야하는 판국이지요.


완 군/ 어떤 네티즌의 댓글에 동방신기 미로틱 노래에서 문제가 된 ‘크리스털’ 그러니까 청소년위원회에서는 남성의 정자라고 이야기한 것을 보고, “생수중에 '크리스탈' 이라는생수에도 19그딱지 붙어야겠네?”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했죠. 동방신기 앨범의 경우 이미 40만장이 팔린 상황에서 뒤늦게 결정이 나면서 상황이 우스꽝스러워진 측면도 있죠.




동방신기정규4집타이틀곡주문이 선정성논란?-아고라 서명 (20“)


김형진/이번 대중가요 심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청소년보호를 위한 심의 기준이나 방향성, 또 하나는 들쑥날쑥한 심의 구조에 대한 문제 아닐까요? 동방신기 팬들은 이미 화가 나버렸죠. 아고라를 통해 청소년유해매체 등록 반대운동 청원에 나섰습니다. 청소년들은 심의 구조 안에서 타자화가 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청소년을 대변하는 것은 청소년 당사자가 아니라 기성세대, 어른이라는 거죠.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뤄지는 무차별적인 가위질은 이미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더욱이 민감한 것은 성적인 문제와 욕설이라는 거지요. 유독 성적인 부분에 집착하죠.


완 군/ 현재, 방송사와 음반은 자체, 자율 심의를 하고 있슴돠. 근데 청소년보호위원회가 끼어들면서 앞선 모든 사회적 합의, 제도적 장치들이 완전히 무력화된 측면이 있슴돠. 청보위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현재, 보건복지부가 청보법 개정안을 제출해 놓은 상황인데, 우려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반공 어린이 이승복의 후예가 되라고?


김형진/ 청소년을 압박하는 것이 비단, 청보법과 청보위만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현대사 특강>도 있었죠. 저는 그런 생각도 했는데요.
솔직히 그 꼰대들의 어처구니없는 상상력이 좀 가여웠다. ‘수능이 지나가고 난 오전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그토록 재미없게 만드시려고….’


뉴라이트 아동학대현장 사진-디씨겔 (20“)


완 군/ 맞습니다. 내일에 대한 무한한 상상으로 무엇에도 집중하기 어려운 그 때는 차라리 아니 정말이지 그냥 좀 노는 편이 확실히 낫다고 경험은 말합니다. 결핍된 ‘성적’과 만연한 ‘욕망’의 첨예한 경계에서 머리를 쓰면 쓸수록 ‘만족’의 영토는 까마득해집니다. 여전할 테죠? 그 빌어먹을 입시배치표는.




김형진/ 이야기가 자꾸 세는데요. 다시 <현대사 특강>으로 돌아가서. 내용이 일단 경악스럽습니다. 교실에서 무찌르자 공산당을 외치자고 할 게 아니고...주요 발언들을 소개하면 “6·25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면 무슨 수로 학교도 다니냐고?”를 힘주어 외쳤다는 강위석(전 중앙일보 논설고문), 반공 어린이 이승복의 후예가 되어 “38선 때문에 여러분은 공산주의 치하로 들어가지 않고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이동복(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미국에도 친북세력이 있었던 것 같다”는 글로벌 좌익론을 주창한 이석복(예비역 소장)까지. 옮기는 것만으로도 참담해집니다. 차라리 ‘소녀시대’와 ‘빅뱅’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이 영상들의 무엇이 이토록 너희를 들끓게 하는 것이냐를 묻고 토론했더라면 비교할 수 없이 실용적이고 유익했을텐데요.


고교 <현대사 특강> 반공교육, 군대 정훈교육과 닮아


완 군/ 저는 이번 <현대사 특강>을 보면서 훈련소의 어느 날이 떠올랐는데요. 주어진 시간의 절반 이상을 ‘주한미군 철수=전쟁 불가피론’, ‘강정구=친북반미 빨갱이’에 할애하는 정훈교육 말입니다. 훈련소에서 피폐해지는 것은 몸과 마음이 아니라 바로 머리이다. 제식을 기본으로 한 획일적 강요로 새하얗게 질려버린다. 물론, 그것도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백번 양보하여 그건 그렇다고 치자. 대체 교련이 없어진지가 언젠데, 교실을 어디까지 후퇴시키려 하는 것인가? 고지는 1·4 후퇴 즈음까지인지...나 원 참


김형진/ 문제는 이번 <현대사 특강>이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날 해프닝이 결코 아니라는 접입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우익들은 학교를 이념화해야 한다는 신념을 버리지 않을 것이고 조중동은 전교조가 학교를, 사회를, 세상을 망친다는 기사 장사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슬프지만 당장의 현실인 이 문제 참으로 답답합니다. 자, 미디어 취생몽사, 다음 주제로 넘어가볼까요?
잠시 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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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5. VCR 영상에세이 0'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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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럭셔리한 가계부


완 군/ 답답한 상황, 하수상한 얘기죠. 이제 좀 럭셔리한 얘기를 해 볼까요? 인터넷에선 청와대 집기 구입이 화제입니다. 한 마디로, 돈지랄을 했는데요. 민주당 최영희 의원실이 받은 '청와대 물품구입' 자료를 보면, 청와대는 7개월간 14억원을 사용했습니다. 구매내역 중 '네트워크' 관련 비품에 전체비용의 25%에 해당하는 3억6천여만원인데요. 세부 가격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행사용디지털사진기(카메라)' 대당 1500만원짜리 2대, '소형컴퓨터(홈페이지 관리용)' 3대는 합계금액이 1660여만원, '랜스위치'란 항목도 있는데 300여만원 10대, 620여만원 2대, 2400여만원 2대, 7800여만원 2대를 구매했습니다.


김형진/ 실로 어마어마한 가격인데요? 청와대에서 사용하는 비품을 땡처리 상품으로 채워넣을 수는 없을테죠. 보통의 사람들은 청와대가 물품을 구입할 때 상품의 수준과 가격 수준에 대해 적정선을 찾기 위해 담당자가 고심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나 물품 구매는 모든 소비자가 하는 아주 상식적인 판단으로 평가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번 청와대의 예산 내역을 보면 그러한 믿음을 배반한 것으로 보입니다.




‘럭셔리’ 청와대…‘침묵’하는 언론-미디어스 (20‘)


완 군/ 맞습니다. 배반자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사람들이 '가계부'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국민들은 궁금하고 '알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알권리'가 전혀 충족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상파 3사 뉴스를 비롯한 주류미디어는 여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침묵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것은 지난 1일 <서울신문>이 최초 보도한 뒤 <조선닷컴>이 스트레이트로, 그리고 인터넷신문 <데일리서프라이즈>만이 기사로 다뤘습니다.


김형진/ 굉장히 재밌고, 대중적 관심이 높은 뉴스 가치가 있는 소식인데요. 일제히 보도를 하지 않았더니, 좀 심각한 상황이군요. 아니, 생각해보니 부화가.


완 군/ 그렇죠. 짜증나는 일이죠.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소비를 할 수 있을지. 아무래도 청와대 직원들은 합리적인 소비교육, 경제관념이라는 것을 가르쳐줘야 할 것 같네요. 용돈을 주고, 용돈기입서인가요.
그것부터 말입니다.


김형진/ 미디어 취생몽사 5회는 여기까지고요, 저희는 더 좋은 내용으로
다다음주에 찾아뵙겠습니다. 이제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완 군/ 네. 다음번에 저희가 들이댈 때까지 미디어 여기 저기 눈여겨 보시고요.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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