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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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교섭안, 무엇이 문제인가

미디어참세상  / 2005년03월20일 14시57분


홍석만/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이번 순서는 <다른시각 다른분석>입니다.우리사회 민주주의의 견인차였던 민주노총이 지금 심각한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기아차 노조비리사건과 함께 이른바 사회적 교섭안건 처리 때문에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계속 파행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지난 몇 달간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전체에 파문을 몰고 왔던 사회적 교섭안이 과연 무슨 내용이고, 앞으로 노동운동진영이 어떻게 될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또다시 파행 - 갈등과 대립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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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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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만/ 네, 영상보신대로 올해 3번째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도
충돌 끝에 무산되고 말았는데요,
이렇게 되자 민주노조운동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기도 합니다.
미디어 참세상의 최하은 기자가 이 부분 취재해 주셨습니다.
최기자 안녕하세요?


홍석만/ 먼저 지금까지 이 사회적 교섭안에 관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설명부터 시작해주시죠.

최하은/ 네, 사회적 교섭안은 이수호 위원장이
민주노총 선거 당시 내 놓은 공약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수호 집행부는 당선 이후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두차례 진행한 바 있고요.
그러나 궤도연대 파업에 대한 직권중재 등 노사관계가 악화되자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사회적 교섭에 관한 결정은 지난해 9월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 다뤄질 예정이었지만, 8월 말 중앙위원회의
결정으로 올 1월 정기대의원대회로 처리가 연기됐습니다.
한편, 작년 9월 정부가 비정규법안 처리를 가속화 하면서
민주노총은 9월 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을 결정했고,
이 자리에서 이수호 위원장은
“정부가 비정규법안을 강행하려는 현 시점에서
3차 노사정대표자회의 등 사회적대화를 추진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11월 26일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6시간 경고파업으로 마무리됐고,
비정규법안은 2월 임시국회로 유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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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SOV 1‘00

최하은/ 정부의 비정규법안 강행의지에 변함이 없는 상황에서 왜 지금
사회적 교섭을 논의하느냐는 반론들 속에
1월 20일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는
사회적 교섭안이 상정되게 되었습니다.

대의원대회 직전까지 민주노총 홈페이지에는
사회적교섭안 반대 성명글이 줄을 잇는 등
찬반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었는데요.
1월 정기 대의원대회는 13시간의 격론 끝에
안건 상정 직후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습니다. .
민주노총은 그 직후인 2월 1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시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2월 1일 임시대의원대회는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팽팽했고
질의응답과 찬반토론을 거치면서도
찬반양쪽의 이견은 전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수호 위원장의 토론 종결 선언과 이에 반발한 반대측의
단상점거로 이 날 대의원대회는 아수라장 속에서
정족수미달로 유예되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교섭안에 대한 민주노총의 최종 결정은
다시 한 번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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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만/ 당시 2월 1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의 파행에 대해
언론이나 방송에서도 대서특필하면서
노동운동의 위기를 말했던 것 같은데요?

최하은/ 네, 그렇습니다.
서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던
2월 1일 임시 대의원대회의 모습은
각종 언론에 노동계의 분열로 비춰졌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민주노총 집행부는 다시 임시대의원대회를
재개최하여 사회적 교섭안에 대한 처리를 강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월 22일 예정되었던 대의원대회는
3월 15일로 연기되었습니다만 이견이 좁혀지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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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SOV 1‘00

최하은/ 민주노총에서는 찬반 양측의 절충점을 찾고자
3월 11일에는 사회적 교섭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4 시간 가량의 토론으로도 서로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서로의 차이만을 확인한 채 토론회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3월 12일에는
사회적 합의주의, 노사정담합 분쇄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 등
사회적 교섭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전국활동가대회를 열어 사회적 교섭을 상정한 대대를 저지하고
4월 총파업에 전력을 기울이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민주노총 집행부는 대의원대회를 개최를 강행했고
결국 우려대로 3월 15일 임시대의원대회는
양측이 다시 충돌하여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약 한 시간여 만에
대회 무산을 선언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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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회적 교섭안’의 쟁점>

홍석만/ 우선 그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사회적 교섭의 내용과 그 대상에 대해서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 얘기되는 사회적 교섭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최하은/민주노총 집행부에서 바라보는 사회적 교섭과
정부에서 보는 사회적 교섭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정부에서는 사회적 교섭을
사회적 대타협 흐름의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즉 노동시장 유연화 방침에 따라
비정규직법안처리를 강행한다는 기본 입장을 가지고
사회적 교섭에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홍석만/그렇다면 민주노총에서
사회적 교섭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하은/먼저 지난 2월 1일 있었던 임시대의원대회의
찬반 토론 영상을 보고 자세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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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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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노동진영이 현실적으로 투쟁 조직하기가 어려움
-사회적 교섭을 통해 비정규직법안 처리 저지

최하은/영상에서 보셨듯이
민주노총은 현재 민주노총 집행부에서
사회적 교섭을 통해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사회보장 확대,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노동3권 강화 및 노사관계 민주적 재편 관련 제도개선 등의 의제를 사회적 쟁점화의 전술로 활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기구의 독립성 강화와 이행 담보,
업종·지역협의회 강화, 노사정 대등의 교섭기구 구성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또 민주노총 집행부에서는 합의 가능한 사안이 도출되더라도
중앙위원회나 대의원대회를 통과한 뒤 서명한다는
체결권을 명시하면서 직권조인 등의 우려가 없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으로선 투쟁의 조직이 어렵고
총파업으로 법안의 통과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정규직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교섭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홍석만/그렇다면 사회적 교섭에 반대하는 의견은 어떤 건가요?

반대-현재 노동계 안팎의 정세가 사회적 교섭이 불가능한 상황
-집행부의 교섭안이 구체적이지 못함


최하은/네, 앞서 보셨듯이 사회적 교섭을 반대하는 입장은
무엇보다 현재 노동계 안팎의 정세가
사회적 교섭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 노동 포섭전략을 표명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교섭을 시도한다는 것은
비정규법안을 시작으로 노사관계선진화 로드맵 등의 추진에
들러리가 될 뿐이라는 거죠.

또 집행부가 제출하는 사회적 교섭의 상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미 노동계는 98년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리해고와 근로자 파견 법제화에 합의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교섭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결국 지금 논의되는 사회적 교섭도
노사정위원회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홍석만/ 네, 찬반의 의견이 정말 상반되어 있는 것은데요,
올해 3차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모두 파행으로 치달은 원인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건가요?

최하은/네, 사실 물리적 충돌은 이미 예상된 부분이 있습니다.
1월 중순부터 찬반 양측의 대립구도가
분명하게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서로의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세 차례나 대의원대회를 열었고
양측 모두 사활을 걸고 부딛힌 문제이기 때문에
폭력 사태에 대비해 준비했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서도
양측의 의견이 서로 매우 다릅니다.

홍석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요?


물리적 충돌의 원인·결과에 관한 입장 차이
- 소수 강경파가 절차민주주의를 훼손
- 집행부의 무리한 진행이 충돌을 불러옴

최하은/ 사회적 교섭을 찬성하는 쪽은
소수의 강경파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반대하는 쪽은 집행부의 무리한 의사진행 때문에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대의원대회가 파행으로 되었다는 것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조합원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고도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민주노총 내부에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홍석만/ 대의원대회가 이렇게 파행으로 치달을 만큼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집행부가
굳이 이 때 사회적 교섭을 강행하려 한 것도 궁금한데요?

최하은/앞서 사회적 교섭의 찬반 양측의 주장을 살펴봤지만
사회적 교섭이 되더라도 노동계 입장에서는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민주노총 집행부로서는 선거 당시 당선 공약이었던
사회적 교섭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짓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안은 현 집행부가 말하는
2006년 세상을 바꾸는 준비된 파업을 위한 사회 의제화와
투쟁준비의 시간을 버는 장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면한 비정규직법안을 저지할 현장의 동력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교섭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작년 9월 총파업 결의이후에
무려 6개월의 시간동안 집행부가 투쟁조직을 방기한 것이 아니냐,
집행부는 처음부터 투쟁이 아닌
교섭에 목을 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강합니다.

3. 노동계, 어떻게 될 것인가

홍석만/ 몇 차례의 대의원대회 무산에 폭력 사태까지 벌어졌으니
이제 민주노총 내부의 분열도 심각할 테고
노동운동진영에 대한 비난여론도 거세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안팎으로 위기에 몰린 민주노총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궁금한데요,

위원장 직권으로 사회적 교섭을 추진하는 방안 검토 중
대의원대회 개최가 어렵다는 현실 상황 감안해 계획 수정

최하은/ 민주노총 집행부는 15일 대의원대회가 무산 된 이후
조속히 대의원대회를 다시 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민주노총이 사회적 교섭을 추진하기 위해
대의원대회를 열지 않고 위원장 직권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교섭안을 반대하는 측에서
대의원대회를 다시 물리력으로 저지할 계획인 상황에서
대의원대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기 어렵다는
현실조건 등을 감안해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홍석만/ 민주노총 집행부가 위원장 직권으로
진행한다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사회적교섭 위원장 직권추진 시 반대측 반발 예상, 충돌 불가피

최하은/ 민주노총은 지난 1월 정기대대에서 통과된 올해 사업계획에
사회적 교섭을 포함한 중층적 교섭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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