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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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문제, 인권대화로 풀어야

미디어참세상  / 2005년04월17일 23시20분


홍석만/ 이번 순서는 다른시각, 다른분석입니다. 올해까지 세 차례
미국이 주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 인원위원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사실 북한의 인권문제를 둘러싼 공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만 이 해법이 참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문제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는
인권운동사랑방의 류은숙 님께서 나와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류은숙/ 네 안녕하세요

<1.북한인권, 어떻게 볼 것인가?>

홍석만/ 먼저 개인적인 질문하나 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북한 인권문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들은 참 많은데요,
개인적으로는 왜 중요한가, 하고 자문을 했을 때 정작 그 이유가
명확해지지 않는단 말이죠, 북한인권 문제... 왜 중요할까요?

류은숙/ 하나의 운명공동체, 그것을 자기 입장에 따라 민족이라 부르건
국가라 부르건 집단으로 부르건 간에, 그 운명공동체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인권을 부르짖는
핵심주체가 미국정부이고 그 뒷심이 되고 있는 것은 근본주의적
기독교세력입니다. 그들의 목적은 인권보호와 신장이 아니라
북한체제의 전복 내지 전환이고, 그것은 곧 한 운명공동체의
생존을 인권을 빌미로 위협하겠다는 것입니다. 생존을
보장해야할 인권이 그것을 위협하는 도구로 오남용되는 것을
가만두고 볼 수 없습니다.

홍석만/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인권문제라고 하는 것이...
참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기 어려운 부분이 아닌가요?

자막 : 정보의 부재 - 실질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고서만이 북한인권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음

류은숙/ 네 그렇습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정보부재의 상황에 기인합니다.. 난무하고 있는 보고서들은 주로 미국쪽 단체들에서 나온 것들이고, 그런 것들을 그대로 갖다 인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 인권문제를 인권의 불가분성이라는
원칙 속에서 북한이 처한 구조적 맥락에서 파악하는
시도들도 꽤 있습니다.

홍석만/ 네 일단 정보가 차단되어 있어 실질적 파악이 어렵다는
말씀이신대요, 그럼 국내에 이 문제를 바라보는 입장들은
어떻습니까?

북한 인권을 바라보는 시각 - 미국의 입장에 극단적인 찬성, 반대만이 있을뿐 실질적인 북한 민중의 인권신장을 위한 노력은 미비

류은숙/ 극단적 입장이 양립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 도구로서의 인권법을 찬성하는 입장이 있고,
북한에는 인권문제가 없는데 미국이 자기식 잣대로 괜히 트집을
잡고 있다는 입장이 한편에 있습니다. 두 입장 모두 인권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요. 미국식의 인권의 도구화, 정치화가 근본적인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북한에는 인권문제가
없다는 식의 접근은 미국에 대응하는데도 인권문제에 대처하는
데도 현명한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변화는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인권공세를 막아내고
실질적으로 북한인권개선에 실효성있는 방법을 찾는 시도가
진보진영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2. 미국의 북한 인권법 = 북한 체제 전복을 위한 포석>

홍석만/ 미국의 ‘민주주의 증진법’과 맞물려 ‘북한 인권법’은 여러모로
비판을 받고 있던데요, 이 법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주시죠.

북한 인권법의 문제1 - 2004년 10월 제정, 인도주의의 탈을 쓴 미국의 패권주의적 발상

류은숙/ 작년 10월 미국에서 제정된 북한인권법안은 이라크해방법이나
이란민주화법안같은 것들의 계보를 잇고 있습니다. 즉, 미국에게
필요한 적을 만들고 그 적을 제거할 자신의 명분쌓기인 것이죠.
미국은 이법의 제정목적을 ‘인도주의에 입각한 북 인권개선’이라고 천명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미국의 패권주의를 향한 음모’가
새겨져 있는 것은 명확한 것으로 보입니다.

홍석만/ 그럼 법안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요?

류은숙/ 앞으로 4년간 매년 2400만 달러(약 270억원)의 돈을 풀어
반북단체들에게 엄청난 보조금을 약속하며 대북라디오 방송시간
연장 및 그에 대한 물적지원과 시장경제발전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확산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기획탈북을 자극하여 탈북자 문제를 확대재생산하겠다는 것입니다.

홍석만/ 네.. 결국 자금을 쏟아부어서 탈북자를 늘이겠다는 거군요?

북한 인권법의 문제2 - 근거가 불분명한 선정적인 사안에 치우쳐 있으며 실제로 북한 주민의 인권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없음

류은숙/ 네 그렇죠. 사실 이 법안은 인도주의를 말하면서 북한의 시급한
인권현안인 식량권의 해결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마저
미국이 납득할 만한 기준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빌미로 삼고 있는 북한인권문제라는 것이 근거가 불확실한
몇 몇 선정적인 사안들에 치우쳐 있습니다. 그래서 인권단체들은
이 법안이 북한주민의 인권을 염려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미국식민주주의를 수혈하겠다는 ‘민주주의 증진법’
발상과 비슷한 것...

홍석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많은 부분 미국식의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특히 인권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문제점이
있나요?


류은숙/ 인권은 역사속에서 살아숨쉬는 역동적인 개념입니다.
자유와 평등이란 그것이 보장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파악돼야
하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외치는 형식적인 자유와 평등을
그 맥락에 상관없이 마치 인권의 전부인양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이나 미국이나 ‘자유’를 소리높여
외치지만 사실 그렇게 자유롭습니까? 언론재벌이 장악한
언론 속에서의 표현의 자유, 안전을 댓가로 자유를 내놓으라는
식의 온갖 치안입법들, 현란한 정보기술로 인한 감시통제사회를
향해가고 있는 등 자유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미국의 인권, 한국의 인권, 북한의 인권, 어느 것을 바라볼 때나
미국이 자기 구미에 맞게 뽑아낸 몇 가지 잣대로 바라봐선
안되는 거죠.

홍석만/ 네 알겠습니다. 우선 미국의 북한인권법을 비롯한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하셨는데요, 그럼 북한에는 인권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접근 - 미국의 법안에 반대한다고 해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무비판적으로 낙관할 수 만은 없음

류은숙/ 사실, 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반대한다는 것이 북한에는
인권문제가 없다라는 대응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북한에는 당연히 어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인권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에 무조건 찬성하여 북한을 무너뜨리자는
주장이든지, 아니면 무비판적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낙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겠죠.

<3. 북한의 인권상황>

홍석만/ 네 알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좀 이야기
해봤으면 합니다. 사실 여기저기에서 이렇다 저렇다 많이 예상을
하는데, 실재로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류은숙/ 먼저 확실한 인권문제라고 할 것은 평화적 생존권입니다.
50년 이상의 경제제재와 사회주의권의 붕괴, 겹쳐진 자연재해,
북한 자체의 발전전략의 오류 등 논자마다 주요인으로 다루는
문제는 다르겠지만 북한주민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굶주림이 있는 곳, 전쟁위협이 있는 곳에 인권문제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어떤 북한인권논의 등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의 지속과 확대를 얘기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홍석만/ 미국이나 유엔에서 들고 있는 북한 인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미국의 의도1 - 몇몇 탈북자의 증언만으로 인권문제를 제기하여 북한 체제의 전복을 꾀하자는 것

류은숙/ 북한인권문제라고 미국이나 반북단체들이 제기하는 것들은
탈북자 문제, 외국인 납치, 공개처형, 정치범 수용소 등의
↓ 문제들입니다. 이 부분을 뒷받침 하는 증거들은 일부 탈북자의
증언이고, 그리고 그 모든 것의 결론은 북한 체제 자체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런 폭로들은 선정성이 지나쳐서 북한의 정치범이
20만명이라거나 쇳물을 끓여 수인을 죽이거나 생체실험을
한다는 식으로 전연 객관적인 설득력이 없습니다. 사실이것은
북한을 악의 축, 폭정의 전초기지로 몰아붙였던 것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사람이 도무지 살 수 없는 곳이라고 불충분한 증거의 인권문제를 들어 몰아가는 것이죠. 그리고
그 결론은 북한 체제의 전복 내지 전환이 정당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겠죠..

홍석만/ 선정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체제전복을 주장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해마다 적지않은 탈북자들이 내려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까?

미국의 의도2 - 대량탈북을 통한 북한의 체제 위기 조장

류은숙/ 90년대 이후 북한의 경제난, 식량난이 고조된 98년을 전후한
시기에 가장 많았고, 북한상황이 호전되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의 식량난과 경제위기가 호전될수록 탈북자의 발생이 줄어들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인권법은 일부러 대량탈북을 조장하려는 것이고, 기획탈북
등을 획책하고 있는 탈북브로커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있는 사람들을 빼내고 인신매매를 하는 등 그 폐해가 심각합니다.
결론적으로 탈북자를 양산해서 북한의 체제 위기를 노리자는 것...

홍석만/ 결국 미국이 탈북자 문제를 조장하면서 북한인권법을 들이대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탈북자 문제는 북한 인권문제와 분리하여 사고해야

류은숙/ 네, 저는 탈북자 문제는 북한인권문제와 분리돼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탈북자나 재중탈북자, 제3국의 탈북자가 겪는 인권문제는
인신매매 브로커, 이주자에 대한 그 사회의 인식이나 처우 등의
인권문제입니다. 탈북자의 발생을 막기 위한 북한 자체의
인권개선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근본적 예방책이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탈북자인권문제를 개선할 주체는 한국정부를 포함한
여러 정부들입니다.

홍석만/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 이야기를 좀 해보죠. 이 결의안에 대해서
북한정부는 심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류은숙/ 올해까지 세차례 유엔인권위에서 대북인권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대북결의안을 주도한 것은 EU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그 배후에는 미국이 있고, 영국이 그 뜻을 받아 EU내에서 제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에 담긴
내용도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에서 제기된 문제들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이에 대해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고 있기에 단호히 전면배격한다는 입장을 천명해왔습니다.

홍석만/ 그렇다면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는 것 아닌가요?

해법1 - 정치공세를 최소화하고 진정한 인권대화를 위한 조건을 형성해야

류은숙/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이 배격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정치공세의 결과물이 대북인권결의안일 뿐입니다. 북한은 주요
국제인권조약들에 가입하고 그에 따른 의무로서 보고서
제출이나 유엔의 심의에 성실히 임해왔습니다. 그런 인권의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따라서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인권협력 채널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북을 자극하지 않고,
정치적 공세를 펼치는 행위자들의 개입을 최소하하여
북이 진정한 인권대화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할 일입니다.

<4. 북한민중의 실질적 인권 보장을 위한 접근방향은?>

홍석만/ 네 알겠습니다. ‘인권대화를 위한 조건’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 조건들은 큰 틀에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해법 2- 인권, 평화, 통일이라는 전제 속에서 체제경쟁이 아닌 상호간의 자기반성적 근이 필요

류은숙/ 전반적인 시각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북한인권문제는
인권, 평화, 통일이라는 실타래속에서 함께 다뤄져야 합니다.
인권문제에 관한 한 남북한 정부 모두가 인권기준을 대화와 협력, 통일 노력과정에서 존중해야 합니다. 체제 경쟁이 아니라
남북한 모두의 인권수준에 대한 자기반성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북한이 체제 안정을 보장받으면서 인권대화를 할 수 있도록 정치색을 배제하고 대화할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국제사회에
요구하는 겁니다.

홍석만/ 그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가요?

해법 3 - 인권신장 공동 켐페인, 인도적 지원, 한반도 전쟁반대 운동 등의 노력들을 계속해 나가야


류은숙/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인권의 신장을 위한 공동의제,
그러니까 사형제도나 고문 폐지등의 사안을 발굴하여 캠페인을
펼치는 겁니다. 둘째,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노력의 지속과
확대입니다. 경제위기가 오기전까진 무상교육, 무상의료 같은걸
유지하고 있던 사회입니다. 물질적 조건이 충족되면 인권면에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국제사회에 한국민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는 겁니다.
전쟁반대나 여러 공동사안으로 해외의 단체들을 접하는
분들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한반도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전쟁에 반대한다, 평화는 인권의 존재조건이다, 대북인도주의적
지원은 진정으로 생명을 살리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말해줘야
합니다.

홍석만/ 네 알겠습니다. 오늘 수고해주신 류은숙 님 감사합니다.

류은숙/ 네, 감사합니다

클로징

홍석만/ 4월 15일, 오늘은 이북의 경축일인데요
이제는 고인이 된
김일성 전국가주석이 태어난 날인
태양절 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혹시 똘이장군이라는 만화영화를 아십니까?
어릴 때 이 만화를 보면서
북한사람들은 모두 늑대인줄 알았다는 이야기,
북에서는 태양절에만 흰쌀밥 먹는다는,
뭐 이런 말들로
빈정거렸던 기억도 납니다.

강건너 불구경 하듯 던지는 한 두마디 보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작은 관심과 노력,
그리고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해지는 때인 것 같습니다

《시사 프로젝트 피플파워》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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