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Unsplash. Kenny Eliason
우리는 모두 트럼프가 경제에 관해 완전히 황당한 주장들을 하고, 그의 내각과 다른 고위 보좌진이 이를 맹목적으로 반복하고 부풀리고 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발명품은 ‘호황을 누리는 경제’다.
트럼프는 아무도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20조 달러의 투자가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자랑한다. 동시에 트럼프는 연준에게 금리를 낮추라고 요구한다. 만약 트럼프의 자랑 중 어느 것이라도 사실이라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미친 짓이 될 것이다.
20조 달러는 국내총생산의 3분의 2다. 이 금액의 10분의 1만이라도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면, 이는 막대한 수요 급증을 의미한다. 이런 종류의 투자 급증이 일어난다면, 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하려 하기보다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트럼프가 대규모 투자 유입에 관해 거짓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 일은 그의 머릿속에만 존재한다. 그래서 연준은 이번 주 금리를 낮출 것이다.
금리 인하는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결정이다. 지금 경제가 탄탄한 상황이 아니라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셧다운 때문에 노동통계국의 고용 데이터는 두 달 넘게 지난 자료지만, 당시 이미 둔화 조짐이 뚜렷했으며, 민간 자료 역시 이런 흐름을 바꿀 만한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다.
9월 고용보고서는 실업률이 4.4%로 상승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역사적으로 보면 여전히 낮지만, 2023년에 기록한 최저치보다 1%p 높은 수준이다. 또한 2018~2019년 평균보다 0.5%p 높으며,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 가속된다는 증거가 전혀 없었다.
경제 둔화는 노동력 중 가장 취약한 계층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9월 흑인 노동자의 실업률은 7.5%였다. 이는 1년 전보다 1.4%p 높고, 2023년 4월 기록한 최저치보다 2.7%p 높은 수치다. 20~24세 청년층의 9월 실업률은 9.2%였다. 이는 202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2023년 4월 기록한 최저치보다 3.7%p 높다.
고용 증가 수치 역시 노동시장이 힘을 잃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지만, 이민이 줄어든 탓에 그 흐름을 읽기가 더 어렵다. 노동시장으로 유입되는 이민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노동력의 기초 증가율은 월 3만 명에서 6만 명 정도의 범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9월까지 넉 달 동안, 경제는 평균 약 4만 명 미만의 일자리를 추가했다. 이는 노동력의 기초 증가율과 일치할 수도 있으므로, 2024년 월평균 17만 명보다 낮다고 해도 본질적으로 충격적인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고용 증가의 분포는 우려할 만한 요인을 제공한다. 이 기간 동안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의 90% 이상이 보건의료 분야였다. 제조업은 계속 일자리를 잃고 있고, 건설업 고용은 정체되어 있다. DOGE의 연방 노동자 공격으로 인해 연방정부는 일자리를 줄이고 있으며, 주 및 지방정부의 고용 증가는 거의 멈춰 있다.
DOGE의 영향은 민간 부문에서도 보인다. “과학 연구 및 개발 서비스” 분야는 올해 거의 2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는데(2.0% 감소), 이는 분명 부분적으로 보조금 감소의 결과다. 이 분야는 2024년에 6,4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지난 두 달 동안 발표된 민간 노동시장 지표들도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인디드 채용공고 지수는 11월까지 계속 하락했고, 월말에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감소세였다.
ADP 고용지표는 봄 이후 계속 약했고, 11월에는 민간 부문 일자리 3만2천 개 감소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특히 큰 타격을 받으며 1만 8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보면 어느 누구도 노동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를 가질 수 없다. 경제에는 분명 몇 가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노동시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의 가장 중요한 원천은 트럼프 관세다. 이러한 관세가 없다면 인플레이션은 지금 3.0% 근처가 아니라 연준의 목표치인 2.0%에 근접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정책도 음식점이나 건설업 같은 분야에서 생산을 어지럽혀 가격을 더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AI 열풍으로 에너지 수요와 가격이 뛰면서 전기요금까지 함께 오르고 있다.
높은 금리는 이런 인플레이션의 원인들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연준이 볼커 시절처럼 대규모 실업이 생길 정도로 금리를 끌어올린다면 결국 임금이 내려가면서 인플레이션도 진정될 수는 있겠지만, 두 자릿수 실업률을 감수할 사람은 연준 안에 아무도 없어 보인다.
볼커식 접근을 취하지 않는다면, 연준이 높은 금리를 통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도 AI 버블의 종식을 약간 앞당길 수는 있을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지만, 이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간접적인 방식이다.
정리하면, 이번 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결정이어야 하고, 다음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함께 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금리 인하는 트럼프의 말을 믿어서가 아니라, 연준 사람들 모두가 트럼프가 경제 상황에 대해 거짓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루어질 것이다.
[출처] Trump Is Wrong About the Economy; the Fed Should Lower Rates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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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