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걱정토탈 걱정브리핑
     
나비, 노빠, 황우석, 노무현
[한미FTA저지 연구자의편지](1) - 이득재가 방송인들에게
한미FTA저지교수학술단체공대위는 다양한 부문분야 사회구성원을 대상으로 연구자의 편지를 꾸준히 쓰기로 했다. 교수학술단체공대위 소속 연구자들이 릴레이 형식의 편지를 통해 한미FTA 저지 여론을 확산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고, 민중언론 참세상이 지면을 제공하기로 했다. 첫 번째 글은 이득재 대구카톨릭대 교수가 방송인들을 대상으로 쓴 편지이다. - 편집자 주


MBC가 5. 31 지방선거 방송을 하며 지역편중 ‘여전하다’는 방송을 하더군요. 지역편중 여전한 방송을 ‘여전히’ 하는 MBC가, 지방선거에서 지역편중 ‘여전하다’는 얘기를 할 자격이 있을까요? 그 ‘여전한’ 방송을 그만두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나는 모양이지요?

방송인 여러분, 보십시오! 독일월드컵에 목숨을 걸었는지 스포츠뉴스 따로 있고 거기다가 독일월드컵 얘기를 하루 멀다 하고 방송하는 MBC, KBS, SBS 등 지상파방송사에 관여하는 여러분들! 우리가 지금 사활을 걸 것은 월드컵이 아니라 한미FTA입니다. 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다시 4강에 진출하여 정신적인 희열을 느끼는 순간, 한미FTA로 우리의 실물경제는 육체적인 마비상태에 이를 것입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봅시다. 그는 매트릭스에 나오는 네오입니다. 2006년 2월 2일 같은 시간대에 국내에서는 엉터리 공청회를, 워싱턴에서는 협상개시 선언을 다 처리한 인물이니 말입니다. 하긴, 지난 번 국회에서 마련한 토론회에서 “미국 사람들 보는 영화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강변하면서, FTA 협상을 개시하기도 전에 스크린쿼터를 축소시키는 선물을 미국에게 줘버린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려고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한미FTA협상을 앞으로 3년동안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죠? 한국에 다시 IMF가 오든 말든 김 현종 본부장은 아마도 미국 사람들 보는 영화를 보면서 미국 사람처럼 살아갈 모양입니다. 스스로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했으니 말입니다. 글로벌의 진수를 보여주는 네오인 것이죠.

한미FTA가 대한한국에 미칠 영향은 쌀과 광우소의 문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방송에서 한미FTA를 쌀과 광우병에 걸린 소만의 문제로 축소시켜 보도하는 바람에 한미FTA의 진실이 드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 방송은 칼로스쌀이 들어왔다는 얘기만 하지 이것이 FTA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도통 이야기하질 않습니다. 텔레비전이 아무리 바보상자라지만 이것은 도를 넘는 ‘FTA의 진실을 은폐하는’ 수작입니다.

황우석의 논문조작을 폭로하고 삼성과 중앙일보가 정관계를 관리하려 든 X파일을 공개한 MBC도 FTA 앞에서는 함구무언이군요. 미국이 한국방송공사 광고에 개입하고 분할매각을 주장해도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FTA 손익계산을 ‘열공’하는 중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미FTA는 김현종 본부장이 워싱턴으로 날아간 2006년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생긴 일이 아닙니다. 지난 한 세기가 시작한 이후 GATT 등 미국 주도의 세계기구들을 통해 나비효과처럼 덩치를 키워온 것이 FTA입니다. 그러니까 한미FTA는 그 나비효과의 정점에 서서 미국 뉴올리언즈를 덮친 카트리나를 대한민국에 수입하는 행위입니다.

한국이 미국과 FTA협상을 하는 것과 한국이 일본, 말레이시아, 중국 등과 FTA협상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교육, 통신서비스, 저작권, 문화, 경제, 방송언론, 정계, 학계 등으로 미국의 51번째 주를 구성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과 FTA협상을 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멕시코가 미국과 NAFTA를 맺은지 10년 후 농업부문에서만 130만개의 일자리를 잃었는데, 국책연구소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주장한대로 FTA체결에 따른 10만4천개의 일자리 창출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도 농촌인구 350만 중 절반이 농촌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신자유주의자 한 덕수 경제부총리도 2006년 1월에 FTA가 미치는 영향이 바로 IMF 이상이 될거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았습니까?

한미FTA는 분명히 한국경제에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지만, 그것은 재벌의 몫일 뿐입니다. 신자유주의세례를 듬뿍 받은 영국의 공공서비스 요금은 석 달에 가스값만 40만원을 내고 있습니다. FTA 협상지지자들은 돈이 많은 모양입니다.

대한민국의 자칭 지식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쟁력 운운하며 한미FTA에 따른 교육개방을 즐기고 있는 눈치가 보이니 말입니다. 하긴, 농사짓는 농민이 아닌데 농촌붕괴가 그들에게 무슨 느낌을 전달하겠습니까? 국립대가 법인화만 되지 않으면 교수들에게 좋은 것이고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인 밀튼 아카데미와 제휴한 송도국제학교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으면 경쟁력 최고라는 생각들을 하는 모양입니다. 민사고니 자립형사립고니 하는 것들로 해서 이미 교육불평등이 심화되어 있는데, 일년에 학비로 그깟 2천만 원 정도 내는 송도국제학교가 뭐 대수냐 하는 식인 모양입니다.

노무현 정권은 미국과의 경쟁력을 통해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생존전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존전략으로 부가가치 33조원의 돈에 눈이 어두워 차세대성장동력사업으로 추진한 바이오산업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희대의 사기꾼에 의해 대통령만 ‘감전’되고 모든 것은 붕괴하지 않았습니까? 20세기 한 세기동안 커져온 나비효과의 위력에 대해 아무리 무심무감하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습니다.

김현종의 거짓말이나 노무현 정권의 비밀이나 황우석의 과대망상이나 어쩌면 이리도 닮은 꼴입니까? 나비는 황우석 개인의 붕괴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침몰시키고자 마지막 날개짓을 하고 있습니다. 노빠로 시작한 정권이 노랑나비의 날개짓때문에 붕괴하는 아이러니의 역사가 도래할 예정인가 봅니다.

방송인 여러분들, 제발 입 좀 여십시오! 아니면 FTA의 후폭풍을 감당할 서울 시장을 뽑는 일에 관여하든가. 지방선거를 FTA국면을 에둘러갈 호기로만 이용하지 말고 ‘시대의 본질’을 돌파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방송 본연의 사회적 공공성을 확립하는 길 아닙니까? 당신들의 입에 재갈을 물린 것이, 도대체 누구입니까, 혹은, 무엇입니까?
이득재(대구카톨릭대) | 등록일 : 20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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