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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를 통해 한미FTA를 본다
[한미FTA저지특별기획](28) - 정종남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국장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을 조사하던 감사원은 매각의 결정적 근거가 됐던 ‘BIS비율이 조작됐음’을 실질적으로 인정했다. 본 수사는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론스타의 대리인인 김&장 법률사무소를 압수 수색했다. 결과가 어떻게 될까.

한미FTA와 관련해 ‘론스타’ 만큼 구체적인 예가 없다. 투자 3년 만에 4조 3천억을 챙겨가는 실 액수 뿐만 아니라, 매각 과정에서 드러난 펀드와 청와대-재경부-금감위의 3각 먹이사슬 그리고 그들의 공고한 협조체제가 함의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종남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국장은 “론스타 사건 이해하려면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개혁 개방, 그 조치를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덕적으로 타락한 개인 몇 명이 국부 유출한 사건으로만 본다면 그것은 삼천포에 빠진 해석”임을 덧붙인다.

  정종남 사무국장
론스타의 본질,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파탄 의미

정종남 사무국장은 ‘외환은행 불법매각과 론스타 사태’를 ‘한국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파탄의 의미’로 해석한다.

외환은행의 불법매각 사건은 몇몇 부도덕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정부 관계자들과 악질적인 펀드 투자자들에 의해 발생한 우연한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종남 사무국장은 “IMF 구제금융 이후 진행된 신자유주의 개혁 속에서 구조조정이 있었고, 그 가운데 외국자본이 급속히 유입되었다. 그렇게 한국에 들어온 외국자본의 속성과 특징, 횡포를 집약해 보여주는 것이 바로 론스타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혹시 ‘아랫목 이론’ 기억나는가? 외국자본 유치에 나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랫목이 따뜻해지면 방 전체가 따뜻해 진다’는 논리를 설파하며 구조조정과 시장 개방만이 살길이고, 규제를 없애고 외국자본이 들어오면 이익이 늘고 그 수혜가 국민,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정종남 사무국장은 “이는 신자유주의자들이 맹신하는 경제학 이론이다. 그리고 론스타는 이런 주장으로 파탄 난 사례”라고 지적한다.

론스타가 3년 투자해서 4조 3천억원을 벌게 됐다고 하죠. 그런데 과연 그 돈을 어떻게 벌었냐 하는 거죠. 돈을 번 배경과 번 돈 중에 수익을 얼마나 사회적으로 환원하고, 일반사람들과 나눴는가를 봐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론스타가 번 돈은 사회적인 구조조정의 성과를 중간에 가로챈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융권 최초 정리해고 단행, ‘문자’ 정리해고 통보라는 최초의 사용자 전술을 도입했던 론스타. 수익을 기대하며 모인 ‘펀드’의 특성상 3년의 동안 도입할 만한 새로운 금융기법도 없었다.

노동자들을 1000여명 이상 정리해고 했고, 수시 구조조정을 했다. 비정규직 비율이 급증했고, 기업대출도 줄였다. 4조원이 넘는 차액을 남기게 된 것은 결국 이런 사회적 비용의 결과라는 것이다.

“IMF 당시 국내 대부분의 주요 대기업과 은행에 공적자금 투입됐다. 구조조정이란 명목으로 노동자들이 해고 됐고, 사업의 부문들이 통폐합 됐습니다. 수백 조에 달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간접세들이 증가했죠.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시기는 ‘바로 그 공적자금을 통해 회생하던 시기’였습니다.

바로 회생의 열매가 외환은행에 나타난 시기에,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실을 바탕으로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4조원이 넘는 돈을 챙긴 셈이다.

물론 외환은행이 공적자금을 직접 지원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외환은행이 가진 대규모 부실채권의 현대건설, 대우건설, 하이닉스 등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회생을 하기 시작하니 부실채권이 줄어들게 된 상황이었다. 외환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론스타는 시기를 잘 잡은 셈이다. 외국자본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론스타가 유일하게 한 것은 시기 적절하게 이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은행을 싼 값에 인수한 것 뿐이다.

“대부분의 투기성 단기자본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투자하죠. 외국 자본을 우대하는 방향의 한국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은 일부 고액자산가들, 투기펀드 대주주에게 거액의 돈을 단기간에 챙겨 줬지만, 그 책임은 종사 노동자들 그리고 사회 전체가 나눠 진거죠”

론스타는 경제성장에는 기여하지 않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사회적 대가를 전취한 것에 불과하다. 그 과정에 대량해고, 일상적 구조조정, 비정규직의 확대, 빈곤화의 심화는 너무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그러니 대중적 불만과 비판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당한 거다.

문제는 ‘론스타’만이 특별하게 질 나쁜 펀드여서 이런 행태를 취한게 아니라는 점이다. IMF 이후 한국에 들어왔던 외국자본들은 론스타와 같은 공통적 성질을 갖고 있고, 암세포처럼 기생하며 사회의 고혈을 빨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예로 오리온 전기 사업장을 예로 들었다. 흑자 부도가 나고,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5-6년간 임금 동결 하며 노동자들이 버텨왔다. 2005년 1월 메틀린패터슨이 인수했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는 선전이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오리온 전기 노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메틀린패터슨은 ‘Buy Out' 펀드로 유명했다. 자산가치 2천억 원에 달했던 오리온 전기는 6백억원에 매각됐다. 매각 당시 ’구조조정해서 되팔거나, 청산할 것‘이라는 것이 시장 내 아는 사람들 사이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오죽했으면 서울보증보험도 매각을 반대했을까. 결국 국무총리실에서 나서서 매각이 성사 됐다. 아니나 다를까. 매각 4개 월만에 청산하고 자본금을 빼가려 한다. 그리고 참고 버텼던 노동자들은 거리의 투쟁을 시작했다. 고생은 끝나지 않았다.

IMF를 통해 이들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한미FTA는 그나마 있던 ‘규제’도 제거해 제도를 완비해 주고,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협정이다.

  정종남 사무국장
경제 성장, 고용 증가에 숨겨진 허수를 봐야 한다

정종남 사무국장은 “한국 경제 관료들, 신자유주의 확신범들은 절대적 믿음으로 FTA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통 금융과 관련해 정부의 주장은 2가지로 모아진다. 신성장 동력으로 동북아 금융허브를 해야 한국이 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외국인의 투자가 늘어나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

그렇지만 론스타의 사례만 봐도 일자리가 늘기 보다는 오히려 구조조정되고, 설령 고용이 증가한다 해도 비정규직이 된다. 경제가 살아난다기 보다는 고액 투자자들의 주머니만 채워지는 구조다. 론스타 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결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정종남 사무국장이 한 예를 든다.

미국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서울보증보험에 대한 요구가 있습니다. 서울보증보험과 보증보험 시장을 개방하고, 시장화 하라는 거죠. 예를 들어 1/10로 축소하면, 시장화로 인한 90%를 민간 보증보험사들이 채우겠다는 거거든요. 외국자본, 삼성, 현대 등 이런 자본들이 채우겠죠. 새로운 회사를 차리고, 신규 투자를 해서 생기는 고용이 아닌 겁니다. 외국자본이 들어온다는 것은 바로 서울보증보험에서 해고되고 정리된 90%의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그 부분만큼을 나눠 먹겠다는 거죠. 그것도 비정규직으로 말이죠. 아랫돌 빼서 윗돌로 얹는 형태인거죠

일부 돈있는 사람들에게 돈 벌이가 되니 ‘신성장 동력’이 될 거다. 3년 만에 4조를 벌어 챙기는데, 이 보다 더 쉬운 돈벌이가 어딨겠나. 고액 자산들에게는 기가막히게 환상적인 돈벌이가 되는 거다. 그렇지만 다수 노동자들에게는 ‘신성장 동력’이 되지 못한다.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지금보다 더 살기 힘들어지는 시대가 온다. 멕시코의 사례, 캐나다의 사례가 남의 얘기 같지 않고 절망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종남 사무국장의 '금융허브가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없음'에 대한 반론이 이어진다.

런던 시티가, 뉴욕의 맨하튼은 손에 꼽히는 ‘금융허브’ 성공 사례다. 자산운용회사, 다국적 은행들, 투기자본들의 주요 몸체들이 이 곳에 근거를 두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정부는 런던의 예를 들며, ‘신규고용이 4만 명’, 거액의 자금 유치를 통해 영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노릇을 했다고 주장한다.

“고용이 물론 늘었죠. 국적을 초월한 회계사, 펀드 메니저들이 모이니 금융가의 후선업무, 건물 청소부, 세탁소, 주변 음식점 노동자들이 신규 고용이 창출 된거죠. 업무 특성상 일반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기대하기 어렵죠. 그리고 이렇게 고용된 사람들조차도 얼만 전에 해고된 사람들이 그 지역으로 유입된 형태죠”

“그리고 ‘허브’니까, 막대한 자금이 드나드는 것은 사실이죠. 그렇지만 이 또한 전체 경제와 동떨어진 섬처럼 존재하는 겁니다. ‘허브’는 이동 통로거든요. 전 세계 투자처를 향해 뻗어나가기 위해 거쳐가는 ‘길’이기 때문이죠.”

“허브로 영국인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고용의 질은 낮고, 오히려 펀드매니저와 자본가들의 고급 주택과 상반되는 빈민 지역들이 형성됐죠. 정부의 동북아 금융허브의 논리도 세계에 모여 있는 돈이 아시아에 투자할 때 서울을 통과해서 투자하게 하겠다는 거거든요. 맹점을 봐야 합니다”

“특히 정부의 자본 유치전략을 보면 퇴직연금, 국민연금을 풀어서 운용사들을 유치하겠다고 하거든요. 국민들 푼돈 모아 '노후 설계'하는 그런 돈을 발판으로 동아시아 전 지역을 다니며 기업 청산하고, M&A하게 해서 돈 벌게 하자는 것인데, 이것이 어떻게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겠어요”

"론스타가 여실히 보여주지만, 그런 펀드들은 돌아다니면서 고용불안을 가중 시키고, 돈만 챙겨 갑니다. 그들이 ‘돈’을 벌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신성장 동력의 핵심 내용이거든요. 전직관료, 고위 정치인들, 현직 고위 관련, 엄청난 자산가들, 대기업들에게 세금 부담도 없고, 사회적 부담도 없으니 이 만큼 좋은게 어딨겠습니까"

"노동자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겠냐라고 묻는다면 노동자의 삶이 후퇴의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거죠"

양키들이 우리 재산 해 먹어, 노동자들이 못살게 됐다?

론스타와 한미FTA의 공통점이 있다면, 돈 가진 사람들과 정부 관계자들의 강인한 먹이사슬이란 점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국부유출론’을 퍼트리며 ‘미국 놈들이 한국의 부를 챙겨먹었다’는 논리, 이 주장이 부정확한 논리라는 거다.

미국, 외국 놈들이 챙겨 먹었다는 논리라면 ‘대항마’의 의미로 ‘한국도 챙겨먹자’는 논리가 나오고, 한국의 양심적인 관료나 자본가들이 한국 실정에 맞게 토종자본 육성하자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종남 사무국장은 “론스타를 통해 외국 투자자만 돈을 챙긴게 아니라 국내 자산가들, 재력가들, 연루 된 사람들이 모두가 엄청나게 돈을 벌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이어 “한미FTA는 그들이 돈을 벌기 쉬운 방향으로 시스템을 바꾸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내 자본가들이나, 정부가 의식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애써 축소해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한미FTA 협상은 수동적으로 끌려가거나 굴욕적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 거다.

구분선은 ‘국가’대 '국가'가 아니다. 계층간 계급간 자본과 노동의 분할이 있을 뿐이다. 론스타를 국가대 국가대 개념으로 본다면 한국이라는 범주에서 챙겨먹고, 시스템화하는 ‘검은머리’들을 간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가를 초월해 공통의 목표가 있다. '돈'을 챙기겠다는 철저한 신념.

국익을 위해 희생하고, 다함께 노력하자고 하지만 이 ‘국익’의 실체가 뭐냐는 거죠. 국익 위해 노력하자 해 놓고 과실은 자기네들끼리 나눠 먹는 것이 결국 국익의 실체가 아니냐는 겁니다. 다수 노동자와 국민들에게 그런 혜택은 오지 않아요. 특히 운동을 고민하는 단위들은 긴장을 갖고 봐야 합니다. ‘국가 경제가 살아야 하고’, ‘잘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자’는 논리에 순응하는 순간 울타리를 열어놓고 싸우는 것과 다름 아닌 상황이 되거든요

정종남 국장은 “론스타의 교훈은 FTA자체, FTA협상의 근거가 되고는 신성장동력이나 국익론, 한국 자본주의 시스템의 집약해 실체를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FTA반대, 신자유주의 자체에 반대하는 싸움을 해야 한다”고 분명히 한다.
라은영 기자 hallola@jinbo.net | 등록일 : 2006.07.06
     
나라가 잘 살아야지  2006.09.04 20:46
역사는 나라가 잘살게 되어야만 노동자 농민도 잘살게 된 사실을 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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