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걱정토탈 걱정브리핑
     
시애틀 담판, 준비는 끝났냐? 협상, 그만 끝내라!!
신문권력 조중동, 권력신문 국정브리핑...그들의 낮은 수가 안쓰럽다
걱정이다. 한미FTA도 걱정이고 국정브리핑도 걱정이다. 싸우면서 닮는다고 했던가? 어쩌면 그리도 똑같은지. 신문권력 조중동과 권력신문 국정 브리핑은 쌍둥이다. 손석춘은 한겨레 칼럼에서 신문권력과 권력신문을 비교하면서 “‘사주’(대통령)에게 굴종하는 행태도, 상대의 논점을 온전히 이해조차 못한 채 매도하기도, 모든 걸 상대 탓이라며 도끼눈 부라리는 풍경까지 닮았다. 인터뷰 조작도 서슴지 않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고도 신문권력에 ‘저주의 굿판’이라는 ‘돌’을 던질 수 있는가. 딱하고 민망스럽다.”라고 썼다. 나도 딱하다. 민망스럽다. 그들의 낮은 수가 안쓰럽다.

기실 없는 것을 있는 척(또는 그 반대), 안한 것을 한 척(역시 그 반대) 하는 것은 조작 중에 가장 질 낮은 조작이다. 안걸리면 다행이지만 걸리면 개망신이다.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안쓰러웠다. 그러나 다행이다. 조작의 수석 이백만 홍보수석은 자리를 유지했다. 그리고 달라졌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국정브리핑의 조작술이 한층 세련된 느낌이다. 바로 ‘익숙한 것의 낯설게 하기’를 통한 객관화가 그것이다. 그렇지! 이 정도는 해야지. 쪽팔리게 안한 것을 했다고 우겨서야 쓰나?

국정브리핑은 지난 28일 한미FTA와 관련된 3개의 기사를 내보냈다. 말 그대로 ‘기사’다. 그간 한자리 하던 분들이 한미FTA를 추진해야 하는 정당성을 역설하던 칼럼과는 사뭇 다르다. 왠지 있어 보인다. 특히 <시애틀 담판, 준비는 끝났다>와 <한미FTA 이끄는 ‘우먼파워’>가 압권이다. 이 두 ‘기사’를 읽다보면 몇몇 군데에선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젖어온다.

<시애틀 담판, 준비는 끝났다>라는 기사의 요지는 ‘김종훈 대표를 비롯한 분과장들이 오랜 경험과 풍부한 전문지식을 갖추었고, 게다가 밥도 안 먹고 날밤새면서 일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협상단의 사령관격인 김종훈 수석대표 아래에 분과장, 작업반장들이 핵심을 이루고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분과원(작업반원)들이 그 뒤에서 자료수집, 협상내용 분석 등을 통해 서포터를 해주고 있다. 분과장 및 작업반장들은 협상능력은 물론 해당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통상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17개 분과 중에는 2, 3명이 함께 공동 분과장을 맡는 경우도 있다. 축구에서처럼 협상경험이 풍부한 외교부 소속 분과장과 전문성을 갖춘 관계부처 소속 분과장이 2톱, 3톱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들 축구 참 좋아한다. 월드컵도 4강에 들었다며 한미FTA를 추진하더니 분과장도 축구처럼 2톱, 3톱 시스템을 사용한단다. 아예 히딩크를 협상대표로 앉히는 것은 어떨지? 암튼 양국 ‘협상단의 사령관’ 김종훈과 웬디 커틀러를 비교해보자.


긴말이 필요 없다. 김종훈 수석대표의 약력을 보면 한국 협상단이 오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췄다는 말은 무색해지고 만다. 맞어! 한국은 공무원들을 ‘뺑뺑이’ 돌리잖아.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일까? 이들이 일하는 외교통상부 6층은 밤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으며 연일 야근에 자정 가까이 되어서야 퇴근한다고 한다.

  국정브리핑이 증거물로 제시한 외교통상부 야경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하루 1시간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점심이나 저녁을 빵 한조각과 우유 한잔, 컵라면으로 대신할 때도 많다”고 한다. 정말 눈물겹지 않을 수 없다. 근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는 듯 하다.

첫째, 원래 빵이나 우유, 컵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일 수 있다.
참고로 우리 사무실에는 밥 대신 과자를 먹는 사람도 있다. 참! 안주로 사이다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

둘째, 책임을 피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에 ‘밥값 좀 해라’ 또는 ‘밥값도 못하는 X'라는 말이 있다. 이대로 한미FTA가 체결된다면 협상단은 분명 욕을 먹을 것이다.
“이런 밥값도 못하는 X들”
바로 이때를 대비하는 거다.
“우리 밥 안 먹었는데요. 빵이랑 라면 먹었는데요....”

셋째, 한미FTA 이후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한국 협상단은 쌀을 제외시키겠다고 하지만 미국측은 수차례에 걸쳐 쌀을 직접 지목하면서 예외없는 포괄적 협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멕시코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의 주식인 쌀값은 폭등할 수 밖에 없다. 별수 있나? 빵이랑 우유, 라면 먹어야지....미리 연습하는 거다. 보너스 하나. 국회 토론회에서 스크린쿼터로 논란을 벌이던 중 김종훈 대표가 던진 명언이 하나 있다.
“미국사람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면 될 것 아니냐...”
그렇다. 까짓것 한국사람도 쌀 안 먹고 빵 먹으면 되지 뭐....

이 기사의 마지막은 이렇다.
“한미FTA 협상단은 엉킨 실타래를 한 울 한 울 풀듯이 협상에 임하고 있다. 그럴수록 그들의 협상력도 배가 된다. 여기에 국민의 지지가 보태진다면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월드컵 때 축구대표팀에게 보냈던 응원의 박수를 그들에게도 안겨주면 어떨까.”

또 월드컵 타령이다. 하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거다. 그들이 좋아하는 월드컵을 보면 알 수 있다. 생각만 해도 섬뜩할 정도로 사천만이 ‘하나’가 되어 응원했지만 결국 4강은 고사하고 16강에도 못 들었다.

<한미FTA 이끄는 ‘우먼파워’>도 비슷하다. 이 ‘우먼’들도 대단하시다. 한 ‘우먼’은 80년대 ‘좌파 경제이론에 몰두했던 이른바 운동권 학생’이었고, 다른 ‘우먼’은 두 아이의 엄마인데 지금은 모두 한미FTA에 올인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운동권 ‘우먼’은 옛날과 지금은 다르다고 강변하며 미국조차 한국의 준비에 놀랄 정도라고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잡담을 늘어놓고 있다. 아마도 운동권을 내세워 뭔가 분위기를 한번 잡아보려는 듯 하지만 사실 운동권 별거 아니다. 운동권 ‘우먼’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운동권 중의 운동권이었던 김문수는 한나라당으로 가서 저격수 활동을 하고 있고 그냥 운동권도 아니고 ‘사형수 운동권’인 이철은 KTX 사장으로 가서 여승무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노무현도 나름대로 운동권이라면 운동권이랄 수 있지 않을까?

엄마 ‘우먼’은 다섯 살 배기 딸을 들먹이며 안쓰러워한다. 그리고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를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협상단 일원으로서 바람은 막무가내식 반대보다 생산적인 비판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국정브리핑의 두 기사에서 한미FTA가 어떤 효과가 있는가는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특정인의 인터뷰와 경험 등 아주 익숙하고 사소한 내용들을 기사라는 형식을 통해 낯설게 함으로써 근거 없는 객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아버지와 아내와 아들과 딸들을 동원하여 결정타를 날려준다. 이제 한미FTA는 체결만 하면 된다. 처음부터 생산적 비판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그들이었다.

이런 방식은 지금은 한편이 되었지만 지난 3년간 노무현 정권의 적이었던 조중동의 전매특허다. 국정브리핑은 사이비 언론 짓을 그만둬야 한다. 아울러 협상 준비를 끝낼 생각 하지 말고 협상 자체를 끝내야 한다.
김종필(문화연대) | 등록일 : 2006.08.30
     
국정브리핑
  한미FTA 이끄는 ‘우먼파워’
  시애틀 담판, 준비는 끝났다
잼 나네요..  2006.08.30 11:14
읽어보니 정말 걱정된다.. 국정브리핑 세련돼 졌나 했더만.. 여전하구려..
앞으로도 이런 글을 통해 계속 '걱정'해 주세요..
잘 보고 갑니다..^^
그들이 빵과 라면을 먹는 이유  2006.08.31 13:16
정말 명쾌하다.
열심히 일하는 외교관련 공무원들...힘내세요  2006.09.02 12:24
열심히 일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노력해 주세요
적이 친구도 되는가  2006.09.02 12:28
3년간 노무현 정권의 적이었던 조중동 언론이 찬성으로 돌아서면 잘 못 된거가요 언론은 맨날 정부에 대해 반대만 하나!!!!!!!!!
원래부터 친구였어...  2006.09.03 02:53
그네들이 남이가...
자본가 정권과 자본가 신문이 한통속이 아니면 어찌되가는 판세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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