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걱정토탈 걱정브리핑
     
노무현 대통령 이번엔 KBS에서 '개방' 위협
[걱정브리핑] “도전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일류 될 수 있나” 비판
국정브리핑은 31일 노무현 대통령의 KBS 특별회견 기사를 현안별로 8회분에 나누어 자세히 실었다.

그중 한미FTA를 다룬 두 번째 '도전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일류될 수 있나' 대목은 역시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8월 9일 연합뉴스, 15일 광복절 기념사에 이어 같은 내용을 거듭 반복하며 대국민 의식화에 충실하고 있다.

아무튼 또 걱정브리핑의 기사 소스를 제공해줘서 고맙다. 잊을 만 하면 나타나고 또 잊을 만 하면 긁어주고...

역시 '개방론', "개방하고 교류한 문명은 망한 곳도 있고 성공한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을 닫아걸어 버린 문명은 다 망해 버렸습니다."


한미FTA=개방=성공, 한미FTA반대=쇄국=실패 논리를 들이민다. 노무현 대통령이, 또는 시장주의자들이 말하는 이 논리는 찬성 여론을 움직이는 상당한 호소력을 갖는다. 이건 오늘날 경쟁과 효율 논리에 익숙한 다수 대중들을 포섭하는 시의적절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아마 당분간 계속 써먹고 나올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과 시장주의자들이 말하는 '개방론'은 한미FTA=자본개방=자본성공을 의미한다. 이걸 은폐하기 위해 '역사'를 덧칠하고 '국가경쟁력'을 덧칠하고 '일류'를 덧칠한다. 왜 그런가. FTA는 국가와 국가 간에 자본의 개방의 속성을 띤다. 무역과 관세 협정을 통해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국가간 협정이다. 한미FTA는 한국과 미국간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협정이다. 그것도 있는 걸 몽땅 다 털어 체결하는 아주 높은 수준의 FTA이다. 미국 자본이, 한국 자본이 서로 돈벌이 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려고 하는 게 한미FTA다. 그러므로 한미FTA는 개방이 맞고 성공을 보장한다. 미국 자본과 한국 자본 모두 윈윈할 수 있다. 이건 드러내지 않고 그저 개방과 FTA만 집중해서 강조한다.

한미FTA를 반대한다 함은, 저지한다 함은 자본의 개방과 자본의 성공을 반대하고 저지한다는 거다. 그런데 저지와 반대를 주장하는 그 누구도 개방을 반대하지 않는다. 일찌기 맑스나 레닌 같은 훌륭한 사람들은 프롤레타리아국제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라며 만국의 노동자의 단결을 주창한 바 있다. 제국주의가 식민지를 점령하고 제3세계 인민을 약탈하는 걸 '개방'이라 일컬었다면, 노동자는 제국주의의 침탈에 맞서는 만국의 노동자의 단결과 저항을 '개방'으로 인식했다. 얼마나 훌륭한 이야긴가. 너무 먼 옛날 이야기라 실감이 안나는가? 그럼 눈을 돌려 남미 저쪽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라. 민중무역협정을 논하고 실천하는 볼리비아, 쿠바, 베네주엘라 같은 나라는 '개방'이 뭔지 모범을 보여준다.

△무역과 투자는 그 자체로서 목표가 아니라 민중과 개발을 위한 수단이며 △해외투자자와 초국적 자본에는 제약을 가해야 하며 △민중이 스스로 식량과 농업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공공서비스는 시장화될 수 없으며 △소규모 생산자와 협동조합을 양성하고 이들을 보호해야 하며 △체결 국가 간 차이를 감안하고 공동체적 원칙 하에 상호원조를 위한 무역을 한다...

뭐 개방을 할려면 최소한 이런 정도는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가령 베네주엘라는 쿠바에 석유를 건내주고 쿠바는 베네주엘라에 의사와 선생님을 보내준다. 베네주엘라는 볼리비아에 석유를 보내주고 볼리비아는 베네주엘라에 콩을 건내준다. 이처럼 민중의 개방은 호혜성과 공동체성을 우선한다. 자본의 개방처럼 경쟁과 효율, 이윤의 극대화를 지껄이지 않는다. 한미FTA를 저지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런 생각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저항한다. 걱정브리핑이 확인해본 결과 한미FTA 저지에 나선 활동가들이나 연구자들 중에 쇄국론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런데 한미FTA 저지에 나선 사람들을 쇄국론자 비슷하게 몰아서 뭔가 낙후하고 네가티브틱한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이게 좀 재미를 본다고 팩트를 왜곡하고 정치공세 수단으로 남용하면 곤란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경제도 개방된 나라는 잘 살고 개방이 늦은 나라일수록 뒤따라온다, FTA를 하는 나라는 성장률도 높고 수출도 늘고 빈부격차도 적은데 FTA를 안 하는 나라는 그 반대라며 '개방론'에 쐐기를 박는다. 참 딱하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뭔가 주장을 할 거면 최소한 팩트만큼은 정확히 제시하고 난 후 말을 거들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청문회에 서는 일도 없고, 당대나 후대에 욕도 덜 먹는다.

FTA 체결 갯수는 대략 200개 정도, 이중 180여 개가 낮은 수준의 FTA이다. 한미FTA처럼 나프타플러스의 높은 수준의 FTA는 찾아보기 힘들다. 걱정브리핑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중남미는 7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평균 5-6개, 유럽이 3-4개, 동아시아는 2개 정도를 맺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FTA를 많이 하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나라들이 잘 살고 유럽이나 동아시아는 잘 못 살아야 한다. 성장률을 보면 가관이다. 동아시아의 경제성장률은 매우 높은데 유럽 쪽 경제성장률은 저성장 모드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하는 FTA를 하면 잘 살고 경제성장률도 높아진다는 이야기는 조금만 살펴봐도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란 게 탄로난다. 국정브리핑 관계자나 KIEP 연구자 중에서 이 주장을 밑받침할 데이터를 정리해서 올려주면 좋겠다.

영국 셰필드대의 '사회 및 공간 불평등 연구그룹'이 세계은행, CIA, UNCTAD, 유엔환경계획 등 9개 기관의 자료를 토대로 2015년을 가상한 세계경제력 지도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FTA를 하나도 체결하지 않았던 한국은 지난 1975년부터 2002년까지 세계 8위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룩셈부르크가 1위, 다음 2~10위는 적도 기니, 에이레, 노르웨이, 홍콩(중국), 싱가포르, 미국, 한국, 일본, 키프러스이다. FTA와 경제성장률에는 별 관계가 없고, 성공을 보장한다는 데이타도 확인되지 않는다. FTA 제일 많이 하는 멕시코는 최악의 빈부격차를 겪고 있다.

ADB 자료에 따르면 2003-2005년 아시아 주요국 성장률은 미얀마 13.2, 중국 10, 베트남 7.8, 캄보디아 7.7, 라오스 6.6, 홍콩 6.4, 말레이시아 6.0, 싱가포르 6.0, 태국 5.9, 필리핀 5.4, 한국 3.9 등으로 나타났다.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미얀마부터 필리핀 까지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는 FTA를 열심히 하고 있어야 한다.

OECD가 보고한 2006년 상반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0개 회원국의 올해 평균 경제성장률이 3.1%로 예상되고, 일본이 3%, 미국이 3.5%, 유로존이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잘 사는 나라들의 경제성장률이 못사는 아시아 나라들보다 훨씬 낮다.

도대체 뭘 기준으로 개방하면 잘 살고 안 하면 못산다. FTA 하면 경제성장률 높고 안 하면 낮다는 주장을 백주대낮에, 아니.. 밤 늦은 시간에 텔레비젼에 나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떠드는 지...

좀 고리타분한 이야기지만 피할 수 없는 진실, 경쟁하지 않고 일류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자본에게 이르는 말이다. 자본은 경쟁해야 일류도 일등도 하는 것이고, 경쟁에 뒤쳐지면 생존할 수 없는 운명을 갖고 있다. 그러니 어물어물하다가는 고립되니 바짝 긴장의 고삐를 죄야 한다는 이야기다. 도전하지 않는 나라가 일류가 될 수 없다는 말도 그렇다. 개인이나 나라나 다 도전하라고 호소한다.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선의를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하는 대목에 이르면 뒷골이 땡긴다. 누가 감히 자본의 자본을 위한 자본에 의한 우국충정에 일말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단 말인가.
걱정21호 | 등록일 : 2006.09.01
     
국정브리핑
  “도전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일류 될 수 있나”
맞습니다 맞고요  2006.09.02 11:50
맞습니다 맞고요...정말 개방하고 교류한 문명은 망한 곳도 있고 성공한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을 닫아걸어 버린 문명은 다 망해 버렸습니다."

우국충정을 믿어줍시다  2006.09.02 11:59
오죽 반대들을 하면 대통령이 우국충정에 일말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말아 할까요
옛날 노 모 대통령은 믿어주세요 해서 속았지만
이제는 믿어줍시다
웬 노빠 똥파리가 덧글을 달았군  2006.09.04 09:01
에이 재수없어. 소금 벼락이나 처맞아라. 훠~이~~~
개방???  2006.09.06 14:32
우리도 과거에 결국 개방했잖아?
그 결과는 일제식민지 아니었나?
노 무현, 도시 무신 말을 하는건지.
이득재씨  2006.12.31 13:32
그 때는 우리나라는 아주 힘없는 후진국이었지.
근데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지 않은가?
게다가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이 중남미에서 하고 있는 그 민중무역이 어떤 민중무역인줄 아냐? 그냥 단순히 중남미를 유럽의 EU처럼 미국에 대항해서 하나로 경제, 문화적인 부분으로 뭉치기위해 고안되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들이 저기에 참여하는 거 봤냐? 그리고 노무현의 말은 '한미FTA반대는 무조건 쇄국'이 아니라 '어느 나라랑도 FTA를 하지 않는것은 곧 쇄국'이라는 거다. 그 말을 잘 이해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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