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걱정토탈 걱정브리핑
     
국민경제 발목 잡는 금융산업? 주객 전도된 느낌
[걱정브리핑] "우리도 세계최고 금융회사 육성해야" 반박
한국도 세계최고의 금융회사를 육성해야한다는 문재우 상임위원의 기고를 보면 주객이 한참 전도 된 느낌이다. 삼성전자를 우상으로 놓고 한국의 금융기관은 건전성, 경쟁력 부족으로 국가경제의 잠재적인 부담이며, 국민경제의 발목을 잡는 열등의 대상으로 놓았다.

삼성그룹은 1960년대 이래 정부로부터의 강력한 지원과 특혜, 그리고 많은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서 탄생한 반면, 금융기관은 정부의 강력한 간섭과 개입 때문에 강력한 지도력도 발휘할 수 없었고, 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할 수 없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국가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국민의 누가 한국의 금융기관이 세계적 유수 경제전문지 지의 500대 기업, 더 나아가 ‘100억 달러클럽’에 들어가길 바라지 않고 있겠는가? 정부든 국민이든 한결같이 바라는 목표는 똑같다. 하지만, 지난날에 대한 평가와 미래의 추구방법은 무척이나 다르다.

금융산업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이며, 타 산업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즉, 금융산업은 전방연쇄효과가 가장 큰 산업으로서 다른 산업의 발전에 꼭 필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사례는 우리나라의 1960, 1970년대 산업화 조성을 위한 인위적 지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그 효과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타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산업이 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은행의 최고경영자도 금융기관 직원들도 아닌 바로 정부의 관료주의 정책에서 비롯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그 당시 금융기관들은 가장 능력 있는 인재들을 등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인재들이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환경을 만들고 훈련과 교육을 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 관료들의 자리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이용되어 왔다. 그러한 관행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큰 문제가 있다.

은행업무의 성과주의를 주장하면서도, 정부의 관료들은 그들의 경력에 관계없이 낙하산으로 금융기관의 CEO 자리에 앉아서 각 종의 이권에 개입하여 왔다. 이런 환경속에서 어떻게 금융기관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으며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할 기회가 있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은 기업의 문화풍토, 인재를 구성하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안하무인격의 태도, 노동조합의 경영참여를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경영자의 정서,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격려보다는 성과주의로서 겉으로만 보이는 실적우선주의 정서 속에서는 어떠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오기를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이와는 반대로 외국계 은행들은 내적으로는 리스크관리, 건전성 관리, 컴플라이언스 관리에 먼저 역량을 집중하고, 그러한 토대위에서 대외적인 글로벌 경영전략을 통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를 보면, 아직까지도 내부리스크관리 시스템, 각 종 규제감독의 정비 및 안정화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FTA를 추진함으로서 금융산업의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 취약한 금융시스템에서 외부의 충격을 통한 개혁과 경쟁력 향상노력은 곧 사상누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즉 기회보다는 위험이 더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 일례로 미국은 내부리스크관리, 감독규제시스템이 세계 제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에 들어 Enron(엔론) 이나 Worldcom(월드컴) 사건이 일어났다. 이들 사건들은 기업, 회계법인, 정치인, 금융기관들이 합동하여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지의 500대 기업, 100대 이내에 들어가는 기업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들이 보여주는 단적인 시사점은 아무리 거대기업이라는 명성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사상누각이 되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화된 내부통제시스템과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문재우 위원이 지적하였듯 금융기관의 경쟁력의 핵심은 인적자원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글로벌 거대 금융기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력한 CEO의 리더십, 성과주의 문화라는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법이 선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 오늘의 경쟁력이 없는 금융기관을 만든 것은 바로 국가다. 다시는 정부의 잘못 된 행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크게 반성해야 한다. 정부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고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자금이 건전하게 중개될 수 있는 시스템과 금융의 공공성을 보장하는데 있다.

둘째, 서비스업은 제조업과 특성이 다르다. 성과주의에 너무 집착하면 대형사고가 터지거나 아니면 조직의 경직성만 키울 뿐이다. 서비스업에서 성과는 직원 사기에서 얻어지는 당연한 수확물이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자율적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먼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성과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다.

셋째,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금융업은 다른 업종보다도 오랜 경험에서 체득 된 기술 (Human Embodied Technology)이 핵심 축을 이루는 분야다. 금융업에 노련한 경력자들을 현장에서 퇴출시킨다면 금융산업의 미래와 발전은 없는 것이다. 금융에 정통한 40대 이상의 직원들이야 말로 금융기관이 한 단계 더 발전 할 수 있도록 기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넷째, 금융시스템의 튼튼한 내실화가 뒷받침이 안 되는 글로벌 경영전략은 매우 위험하다. 한미 FTA 등의 외부적 충격은 기회 창출 보다는 위험노출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다.

결과적으로, 삼성그룹은 공공성이라는 국가에 대한 기여를 기대할 수 없는 자본가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들의 희생에 의해 이루어진, 노동자의 존귀함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기업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은 최소한의 공공성을 유지해야만 할 뿐만 아니라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 공권력의 정서 속에서 태어났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의 은행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성과보너스나 스톡옵션은 자율성을 보장하는 조치가 아니라 오히려 금융노동자들의 사기를 꺾어버리고 양극화를 조장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삼성그룹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도 자행되고 있는 낙하산 인사 등의 관치를 포기하고 한미FTA를 통해 거대한 금융그룹을 만들어 내겠다는 노력보다는 오히려 인재양성과 내부시스템의 안정화 등에 우선적으로 집중 해야만 사상누각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명희(금융노조) | 등록일 : 2006.09.01
     
국정브리핑
  우리도 세계최고 금융회사 육성해야
잘 읽었슴다  2006.09.07 11:37
정명희 동지 이런 곳에서 만나는군요. 건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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