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걱정토탈 걱정브리핑
     
샅바 놓친 씨름에서 무슨 힘겨루기 하나
[걱정칼럼] 협상단이여~ 책상 덮고 돌아오라~!
한미FTA 3차 협상이 시작됐다. 미국 요구가 이렇더라 저렇더라 보도가 많다. 너무하는 거 아니냐, 이제는 맞불로 협상을 잘하자는 보도도. 그런 뉴스를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 “진정 그럴줄 몰랐다는 겁니까?”

한미FTA 협상 개시 이전 4대 선결 과제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스크린쿼터 전격 축소 이전만 해도 4대 선결과제가 있는지도 눈치조차 챌 수 없었다. 어느 날 문득 정부 날짜를 맞춰 보다 보니, 짧은 영어 실력 들춰내며 미국에서 나온 자료들 들춰보다 보니 쇠고기, 약, 자동차배기가스, 스크린쿼터가 한 세트 선결과제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려 5개월에 걸친 주장과 정부의 오리발 속에 노무현 대통령의 ‘4대 선결 조건 인정!’으로 도장 받으며 ‘4대 선결 조건’이라는 이름을 부여 받을 수 있었다.

서로간의 양허안을 교환했다. 난 이만큼 개방하겠다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3차 협상에서 너희도 이만큼 개방했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교환됐다. 쌀도 예외일 수 없다고 한다. 공공서비스는 시장가격에 거래돼야 한다고 한다. 초국적 기업의 신약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16개 요구조건을 수용하라고 한다. 금융 분야의 국경간 거래에 보험중개업과 자산운용법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한다. 한국의 국책은행도 차별적 존재라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근데 이 내용들이 미국이 체결한 FTA협정문, 미국의 무역장벽 보고서, 미국의 통상법, 그리고 미 무역대표부의 보고서 등 쏟아져 나온 자료들에 다 있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한미FTA 협상을 막아야 한다고 했던 단위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내용들이다. ‘미국 협상단이 요구할 거다’ ‘요구할 내용들이다.’라고. 진정, 미국의 자선과 선처를 기대했단 말인가. 분명한 사실을 ‘괴담’으로 치부하는 정부에게, 그리고 ‘혹시 그렇지 않을까’ 헛갈려 할 국민들에게 지금까지의 주장이 진짜 ‘사실’ 이고, 반대 진영의 우려와 전망이 다 맞아 떨어졌으며, 결국 경고가 ‘미래가 될 것임’을 인정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문득 궁금해 진다. 미국 협상단의 공세적 요구에 한국 협상단은 무엇을 요구했을까.

‘교육시장 개방에는 관심이 없다’는 정부의 주장을 사실 ‘요구할 필요가 없다’는 ‘물타기’의 조건을 만드는 국내법 개/폐의 과정이 있다. 더 파급력이 클 국내법 개폐의 내용은 잠자고 있는 폭탄일 뿐이다. 지금은 다들 한미FTA 협상 하나만 보고 쟁점이다 아니다 하지만 국내법 개폐 내용과 연관해 보면 그 유기적인 관계에 더 공포스럽지 않을까.

졸속 논란은 버리고 갈 수 없다. 협상 구성도 말이 많았고 제대로 된 영향평가 보고서도 없다. 2차 협상 때 금융 분과에 민간인들이 참여하기도 했고 3차 협상을 앞두고 8명의 협상단이 교체됐다. 졸속의 허점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변하는 논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어차피 협상이 시작됐으니 협상을 ‘제대로’ 해보자, 협상 개시를 기정 사실화 하며 ‘실익을 챙겨 보자’는 주장들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졸속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체 준비도 덜 됐고, 협상단도 계속 바뀌고 있는데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협상을 제대로 할 수 있단 말인가. 4대 선결 조건을 내 주는 과정에서 이미 ‘제대로’라는 문구는 '죽은 의미'다. 기대를 버려야 한다.

그렇다고 국회를 믿을 수 있을까. 국회 한미FTA 특위 구성원이었던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거수기 특위’라 비판하며 자리를 뛰쳐나왔다. ‘실익 여부를 판단 하겠다’는 한나라당은 우선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반대여론이 급증하고, 협상 개시 과정에서도 별다른 발언을 하지 못한 국회가, 이제서야 '한미FTA가 뭐냐'고 질문하는 국회가, 거수기 특위를 꾸려 놓은 국회가 과연 이 숱한 문제와 여론 속에서 한미FTA 비준 ‘거부’를 선택할 수 있을까.

자 이제부터 놀라지들 마시라. 괴담이 현실로 될 것이니, 한미FTA 반대 진영이 주장한 그간의 내용은 괴담이 아니라 미래를 예언한 계시록 될 듯하다. 2차 협상이 샅바 싸움, 3차 협상을 힘겨루기라 했나? 4대 선결 조건,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과정의 문제점, 쟁점들이 사라진 협정문 초안, 협정문 초안 비공개, ‘포지티브 리스트’ 도입을 전제로 한 싱가폴 별도 협상 등 한미FTA는 이미 샅바를 놓친 협상이다. 샅바도 놓치고 자빠진, 승패가 분명한 상황에서 어떻게 힘겨루기를 할 수 있겠나. 미국의 선처를 기대하며 그들의 적나라한 요구에 놀라지 말고 지금 진정 필요한 것은 한미FTA 협상 중단 뿐임을 잊지 말자. 자, 한국 협상단, 어여 책상 덮고 한국으로 돌아오라.
걱정 7호 | 등록일 : 2006.09.06
     
퍼갑니다.  2006.09.08 07:15
걱정브리피의 애독자 꼽사리는 걱정 7호칼럼을 "퍼갑니다."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왜, 무엇 때문에, 어디에 퍼 나를려는지 말하지도 않고 걍 퍼갔다.
이에 열 받은 걱정브리핑에서 이상한 넘을 한넘 보내 꼽사리와 인터뷰를 시도한 바, 꼽사리는 "긴급번개를 걱정브리핑에서 지들 맘대로 하는데 오히려 열받아 말도 없이 퍼갔다. 어디에 쓸건지, 어디에 퍼 나를건지 너네들이 알아서 뭐할거냐?"고 하면서 국정홍보처와 같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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