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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광우병 검사를 하려해도 ‘정부’가 나서서 막는다
[광우병증언대회](2) 미국과 일본의 실태
이어서 마이클 핸슨 미국 소비자연맹 수석 과학자의 미국 사례 발표와 카네코 키요토시 도쿄의과대학 의학부 신경샐이학강좌 주임교수의 조언이 이어졌다.

경찰, FBI가 총을 앞세워 압수해간 자료들

  마이클 핸슨 미국 소비자연맹 수석과학자
마이클 핸슨 씨는 “미국의 쇠고기 관련 규정이 매우 부족하고, 규정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 조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며 발표를 시작했다.

광우병은 증상없이 잠복기가 10년 이상으로 길다. 유럽 연합의 경우 25%의 소를 검사하고, 일본의 경우는 100%의 소를 전수검사 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2004년 까지 0.1% 규모를 검사한다. 그리고 이렇게 낮은 수준의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2003년 12월 첫 번째 광우병 발병 소가 발생했다.

이후 2004년부터 약 1년간 70만 마리, 약 1% 규모의 검사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2마리의 광우병 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무작위 샘플링을 해야 하지만, 미국의 경우 검사를 하고 싶은 농장주가 소를 데리고 와서 검사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85%는 이미 죽은 소를 검사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는 다시 0.1% 만 검사하는 이전 체계로 돌아갔다.

마이클 핸슨 씨는 “이미 미국내 농림부 감사 보고서에서도 검역, 감시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수차례 지적됐다”고 언급하며, “미국 정부는 일부러 검사를 부실하게 하고, 허술한 과정을 통해 발견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찾을 수 있고,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발견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허술한 시스템을 고수한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한 예를 들었다. 애리조나주의 한 도살장에서 나이든 젖소, 위험노출 수위가 높은 소들에 대해 검사를 했다. 그런데 정부의 경찰들과 FBI, 지역 공무원들이 총을 들고와 검사 기록이 보관된 곳의 자료 결과물들을 모두 압수해 갔다. 그리고 검사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농장주에게는 오히려 가족들까지 협박하며 제대로 된 검사를 못하게 한다. 또한 한 농장주는 이런 정부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제대로 된 검사'를 정부가 막고 있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소송이다.

마이클 핸슨 씨는 “미국에서는 고위험군의 소를 검사하려 하면 정부가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며 검사를 못하게 막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농장주, 업계의 이익보다 우선시 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관련 규정이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감시도 제대로 되고 있지도 않다. 미국내 시민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4년 부터 2005년까지 위반 사례 조사한 결과 14개월 동안 829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다. 위반 사항은 도살, 제거 절차에서 광우병 위험물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들의 나이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30개월 전후가 구분도 안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미국의 사료 정책은 이미 영국에서 실패한 1단계 사료 정책 수준에 머물러 있다. 마이클 핸슨 씨는 “미국은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차 오염의 위험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료 정책의 위반 사례도 미시간주에서만도 11,000톤, 9월에도 수만 톤이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현재 규칙은 사료의 겉 표지에 '소에게 먹이지 말라'는 ‘라벨’을 붙이는 정도의 수준. 그나마도 라벨이 제대로 붙어있지 않거나, 붙어 있는 라벨 조차 쉽게 떼어내고 농장주가 그냥 먹일 수 도 있다. 이 사료는 경제적으로도 더 싸고, 라벨 제거도 어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반한다 하더라도 처벌하는 규정 자체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마이클 핸슨 씨는 “한국에 수입되는 쇠고기는 나이도, 위험군으로 부터 어느 정도 안전한지, 아무것도 검증할 수도 없는 잘 모르는 쇠고기”임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부가 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네코 키요토시 일본 동경의대 교수
일본, 사료규제, 위험부위 제거, 전두 검사 3단계

일전에 한국을 방문해 ‘광우병의 위험’을 경고한 적이 있는 도쿄 의과대학의학부 교수인 카네코 키요토시 전 일본 식품안전위원회 프리온전문조사회 의장 대리. 그는 일본이 20개월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 과정을 둘러싸고 프리온전문조사회의 6명의 위원들이 사직을 하면서 일본 사회 내에서의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당시 한국을 방문했던 카네코 키요토시 교수는 “식품안전위원회는 식품의 안전에 대해 평가하는 기관"임을 설명하며, "과학적으로 식품의 안전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평가해 나가야 하지만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며 위원회의 과학적 검증 과정없이 수입재개를 결정한 일본 정부에게 위험성을 경고하며 사퇴하게 됐음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일본은 사료규제, 위험부위 제거, 전두 검사의 3단계 검사를 실시한다. 지난 2001년 광우병 파동이 일본에서 나타나면서 4년여의 준비과정을 통해 정부 기관이 참여하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식품안전위원회'가 설립됐다.

카네코 교수는 “광우병 위험 진단의 경우 국내(일본) 위험 진단이 먼저 시행됐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을 평가했고, 그나마 20개월 미만이라는 독자적인 기준을 관철 시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연관관계를 설명했다.

이어 “프리온을 통한 인간 광우병은 수십년을 단위로 급속도로 진행되는 위험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나를 넘어 자녀와 그 다음 세대 까지 장기적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부처를 횡단하는 안전위원회와 같은 기구가 한국에도 필요함”을 제언했다.

  증언대회 전면의 모습

척 램버트 부차관보의 자신감..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마지막 증언자는 이강택 KBS PD였다. 이강택 PD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만난 척 램버크 미 부차관보와의 경험을 주로 말했다.

미국 육우협회(NCBA)에서 15년간 활동한 전력을 가진 척 램버트 미 부차관보는 한국과의 미국사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을 전담해왔고 최근 한국을 방문하며 압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해 오고 있다.

미국에서 만난 척 램버트 부차관보는 “미국인들도 미국산 쇠고기 다 먹고 있다”고 강조하며, “초기 언론 보도의 과열이 식고 나면 약간의 문제만 해결하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으로 낙관했음을 전했다.

이강택 PD는 “어디서 그(척 램버트)로 대표되는 자본의 뻔뻔함이 나오는 것인지, 관철될 것이라는 그들의 자신감의 배경이 무엇이었는지”를 반문했다.

또한 미국 현지에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확인했던 것, 미국의 쇠고기 생산 업체라는 것이 우리가 쉽게 생각하듯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강조했다.

한 예로 농축산 기업으로 알려진 카길의 경우 시간당 400마리를 생산하는 도축장을 소유하고 있고, 사료업체 이기도 하고, 항생제를 많이 쓰니 제약자본의 대 주주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연관된 산업을 손에 쥐고 있는 거대 기업인 셈이다.

이강택 PD는 “이들은 정말 거대한 괴물과 같은 존재들”이라고 강조하며, “이제 부터가 정말 이 문제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함께 사는 세상, 건강하게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과정의 지표가 될 것"이라며 이후 실천이 더 중요함을 강조했다.
라은영 기자 hallola@jinbo.net | 등록일 : 200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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