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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파기의 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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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외환노조 |
등록일 : 2006. 11. 28 |
조회수 : 2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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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파기의 교훈
[세계일보 2006-11-27 22:03]
지 난주 론스타는 국민은행과 체결했던 외환은행 매각계약을 파기했다. 예정된 수순이다. 이번 계약 파기로 론스타가 손해 볼 것은 별로 없다. 그러나 그 외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저런 측면에서 상당히 손해 볼 것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 말도 되지 않는 매각계약이 이제까지 근 일년을 끌어왔던 것이다.
가장 타격을 입은 쪽은 금융감독 당국이다. 론스타가 국민은행에 은근슬쩍 외환은행을 팔고 우리나라를 떠날 경우 2003년에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면서 저질렀던 수많은 무리수들이 그대로 덮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 당국은 LG카드를 매각함으로써 카드사태 때 저질렀던 각종 무리수를 무사히 덮는 데 성공했던 달콤쌉싸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안타까움이 더 절절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그 가능성은 물건너 갔다. 재경부와 금감위, 금감원은 어째서 외환은행이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넘어가게 되었는지, 외환은행의 재매각 과정에서 당초 외환은행에 별 관심이 없던 국민은행이 어째서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그리고 공정위의 경쟁제한성 심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금융감독 당국이 이 문제가 해결된 듯한 인상을 시장에 주었는지에 대해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특히 사태의 중심에 있던 금감위에 대한 책임추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타격을 입은 쪽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게 된 것이 자의였는지 타의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마도 ‘자의반 타의반’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외국자본의 ‘먹튀’를 돕는다는 시선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은행산업의 독과점화를 시도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어쩌면 론스타는 현금동원력이 떨어지는 국민은행의 사정을 감안해서 외환은행의 단물을 일부 배당으로 빼먹은 후 국민은행과 재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 경영진은 공정위의 경쟁제한성 심사가 녹록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고 동종업체의 인수를 통한 몸집 불리기의 꿈을 접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타격을 입은 쪽은 우리나라 전체다. 우리나라는 이번 사건을 통해 마치 외국자본 전체에 부당하게 ‘마녀사냥’을 벌이는 국수주의자들의 천국으로 외국 언론에 비쳐지고 있다. 물론 국민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외국자본에 대한 어색함과 불편함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외국자본에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미국 국민들 역시 일본 자본이 뉴욕의 록펠러센터를 사들였을 때 매우 극단적인 우려의 목소리를 터뜨렸던 적이 있지 않은가.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 역시 이런 상식적인 수준의 반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검찰의 수사는 이런 감정을 공식화해 보려는 억지가 아니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 그리고 외환은행이 외환카드 사태를 처리하면서 부당하게 주가를 조작한 사실이 있었는지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에 근거하여 수없이 영장 기각을 당하면서 이루어지는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인 것이다. 따라서 외신의 보도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면 정부는 범정부적으로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시시비비를 홍보하여야 한다. 특히 금융감독 당국인 재경부와 금감위는 스스로의 과실을 속죄하는 의미에서도 이런 홍보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 론스타는 외국자본이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기자 모두가 준수해야 할 경기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수사를 받는 것뿐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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