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전쟁은 미국 동맹국들에게 경제적 충격으로 작용하며, 이들이 이 전쟁에 감사해야 한다는 주장 자체를 무너뜨리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쏟아낸 거친 발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했음에도 동맹국들이 이에 감사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했다. 그는 이미 이겼다고 주장하는 전쟁에 동맹국들이 군대를 보내려 하지 않는 데 분노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어떤 동맹국과도 사전에 협의하거나 경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트럼프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런 불만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전쟁은 전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각국은 대형 자연재해나 심각한 팬데믹에 맞먹는 경제적 충격을 받으면서 이에 감사할 이유가 없다.
이 경제적 타격이 얼마나 커질지는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그리고 물리적 시설에 어떤 장기적 피해를 남기는지에 달려 있다. 하지만 간단하게는 유가 상승이 각국 경제 규모 대비 얼마나 비용을 늘리는지로도 대략적인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
여기서는 유가가 전쟁 이전보다 배럴당 40달러 상승한 상태가 1년간 유지된다고 가정했다. 실제로 가격이 이 수준에 머물지는 알 수 없다. 더 크게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많고, 군사적 조치나 평화 합의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상당 부분 되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40달러 상승은 출발점으로서 합리적인 가정이다.
앞서 지적했듯, 이러한 유가 상승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지역은 아시아다. 한국은 석유 비용이 국내총생산의 2.2%에 해당하는 만큼 추가로 증가하게 되고, 인도는 1.8%, 캐나다는 1.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비교 기준으로 미국에서 GDP의 1.5%는 가구당 약 3,700달러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경제적 충격의 일부만 보여준다. 유가 상승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두 배로 올랐다. 페르시아만 지역의 주요 수출품인 비료 가격도 급등했다. 또한 세계 각국은 최소한 일정 기간 동안 중요한 수출 시장 하나를 잃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일부 존재한다. 걸프 지역 밖의 주요 산유국인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등은 유가 상승으로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유가 상승만으로도 트럼프가 동맹국들이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전쟁이 실제로 동맹국들에 얼마나 큰 부담을 지우고 있는지 대략 보여준다.
트럼프식 논리는 이란 정권이 위험하므로 약화하거나 전복되는 것을 모두가 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란을 모범적인 국가로 보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정권은 수만 명의 자국민을 죽이고 투옥했으며, 상당한 군사력을 구축해 세계에 잠재적 위협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특징이 이란만의 것은 아니다. 억압적이고 군사화된 정권을 찾는다면 북한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을 공격하자는 논의는 없다. 오히려 트럼프는 김정은과 주고받은 “러브레터”를 여전히 자랑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페르시아만 건너편의 사우디아라비아도 있다. 이 나라는 여전히 봉건적 군주제가 지배하고 있으며, 민주주의를 표방조차 하지 않는다. 반대자를 체포하고 고문하며 살해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도 노골적이다. 사우디 역시 상당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고, 해외에서까지 반대 세력을 공격해왔다. 터키 주재 자국 영사관에서 미국 거주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사우디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계획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은 트럼프의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다.
이처럼 비민주적인 정권을 가진 국가는 많지만, 트럼프가 공격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한 최근 역사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사담 후세인이 좋은 지도자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를 제거한 것이 이라크 국민이나 세계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역시 마찬가지다. 20년에 걸친 전쟁과 점령 이후, 그 나라는 2001년 침공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역시 잔혹한 독재자였지만, 2011년 그를 축출한 이후 리비아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내전에 빠졌다. 이 군사 개입이 리비아 국민이나 세계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자신이 시작한 전쟁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전쟁은 그들에게 막대한 비용만 안길 뿐 뚜렷한 이익을 주지 않는다. 이는 누군가 당신의 집을 불태워놓고, 그 집이 보기 싫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감사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그것이 트럼프에게는 말이 될지 몰라도, 세계의 다른 누구에게도 납득될 수 없는 주장이다.
[출처] Our Allies Are Paying for Trump’s Iran ‘Excursion’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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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