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주에서 시카고 교원노조는 시 교육청과의 계약에서 일부 학교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학생들에게 청정에너지 관련 직업 경로를 제공하는 등의 조치를 관철했다. 미네소타주에서 미니애폴리스 교육자 연맹은 지역 교육 당국이 환경 문제에 관한 추진단을 만들고 학생들에게 무료 지하철 패스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로스앤젤레스 교원노조가 요구하는 사항에는 지역 교육 당국이 버스 차량 전체의 전기화와 모든 학교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출처: 시카고 교원노조(Chicago Teachers Union, CTU)
이런 사례들은 교원노조가 학교 건물에 피해를 주고 학습을 방해하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도록 지역 교육 당국을 압박하는 방식을 다룬 새로운 보고서에 포함돼 있다. 이 보고서는 지방정부와 지역 지도자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빌딩 파워 리소스 센터’(Building Power Resource Center)와 노동·기후 단체를 결합하려는 비영리단체 ‘노동 지속가능성 네트워크’(Labor Network for Sustainability)가 제작했다. 보고서는 교육자들이 지역 교육 당국과 노동계약을 협상할 때 기후 행동 요구를 어떻게 제기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때 생기는 재정적 이점을 강조하면, 교육자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교육 당국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연방정부의 지원과 기후 행동을 위한 재정적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가운데, 이런 지역 차원의 실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동시에 더 시급해지고 있다고 옹호자들은 말한다. 시카고 교원노조 부위원장 잭슨 포터는 시카고 공립학교가 전기버스를 위한 연방 지원에 의존해 왔지만, 이 지원이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종료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교육 당국은 다른 지역 및 주 정부 자금과 비영리단체의 지원을 구하고 있다.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캠퍼스 교육대학의 브래들리 마리아노(Bradley Marianno) 부교수는, 교육자 노조가 기후 행동을 수용하는 움직임은 약 15년 전부터 시작된 변화의 일부라고 말했다.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등의 보다 진보적인 노조들은 “집단적 공익을 위한 협상(collective good bargaining)”—즉 조합원에게 이익이 되는 동시에 지역사회 전체에도 좋은 변화를 요구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접근이 어디에서나 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위험은 조합원들이 임금이나 노동조건 같은 핵심 사안이 더 글로벌한 의제에 밀려 무시되고 있다고 느끼는 데 있다”고 그는 이메일에서 썼다.
나는 최근 시카고 교원노조(Chicago Teachers Union, CTU) 부위원장 포터(Potter)와 만나 이 보고서와 그의 노조가 기후 행동을 위한 협상에 접근하는 방식을 이야기했다. 지역 환경 단체들과 커뮤니티 단체들과 협력하면서, 시카고 교원노조는 결국 태양광 패널 설치와 전기화 대상 학교를 지정하고, 교실 실내 공기질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교육자들이 기후변화를 교육과정에 통합하도록 돕고, 학생들에게 청정에너지 일자리 관련 훈련을 마련하는 등 여러 조치를 포함하는 단체협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보고서는 단체협약 협상이 기후 행동 요구를 위한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그리고 효과적인) 지렛대라고 말한다. 왜 이 과정을 기후 행동을 위한 그런 기회로 보는가?
지역 차원에서 보면, 우리 학교들이 지어진 지 평균 83~4년이 되었다. 학교에는 납 페인트, 납 배관, 곰팡이, 석면, 폴리염화바이페닐, 난방·환기·공조 시스템과 벽 안의 온갖 오염물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의 추산에 따르면 300억 달러 규모의 개선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1년에 5억 달러 정도를 들여 임시 보수만 하고 있다. 우리가 전환 방식을 찾아내고 환경을 더 건강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는 거대한 규모의 시스템적 실패 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붕을 수리하려 한다면 태양광을 설치하고, 화석연료에서 독립하고, 환경적 인종차별과 오염에 직면한 지역에 깨끗한 공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또한 차별과 피해의 유산을 다루고 있으며, 이것은 나라 전체에도 해당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상황에서 벗어나면서 동시에 지구를 구하고, 더 큰 기후 재난이 취약한 지역사회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을 막을 수 있을까? 기후가 말 그대로 불타는 지금, 새로운 해결책과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이 지역적 위기를 다루는 동시에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하는 경로로 계약을 활용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타당하게 느껴졌다.
기후 문제를 우선순위로 보도록 교육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웠나? 임금과 다른 쟁점들도 많지 않은가?
우리가 시작했을 때, 조합원과 지역사회 사람들은 그것을 거의 틈새 문제로 여기는 듯했다. ‘아, 귀엽네, 녹색 기술을 신경 쓰는구나’라는 분위기였다. 우리가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이야기할지, 그리고 사람들이 학교에서 겪는 문제들을 어떻게 파고들지를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석면, 납, 곰팡이 제거 문제(그리고 누적적 피해와 발암물질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지역사회를 돕는 일과 그런 것들이 학교에 어떻게 존재하는지)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상황은 훨씬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혹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양질의 음식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순식간에 목록의 맨 아래에서 맨 위로 올라갔다.
당신들의 단체협약에는 학생들을 위한 녹색 경로와, 학생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건설 관련 노동조합들과 체결한 협약 등 여러 기후 관련 조치가 포함된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우리는 시설 전환을, 가장 큰 피해를 겪어 온 지역사회의 가족들과 학생들이 그 전환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도록 하는 또 하나의 기회로 활용하려 한다. 그래서 우리가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면,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그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해 미래의 전기 기술자가 되기 위한 기술과 견습 자격을 얻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특정 프로젝트의 작업 조건을 규정하는 프로젝트 노동협약으로 활용해 새로운 길과 기회를 열고자 한다. 다른 모든 개선도 마찬가지다(히트펌프, 냉난방 및 공조 시스템, 지열 시스템 등등). 그리고 전기차의 경우, 우리는 화석연료 기반 내연기관 기술에만 의존하는 오래된 자동차 정비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만, 벨비디어(근처 도시)에서는 전미자동차노조의 새 계약에 따라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학생들이 미래의 차량을 준비할 기계적 지식과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전기차 관련 진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보고서는 아칸소 주 베이츠빌 학군이 태양광으로 절약된 비용 덕분에 교사 급여를 올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당신들은 이런 기후 조치를 계기로 교사 급여 인상을 주장하려 한 적이 있는가?
우리 지역 교육 당국이 매년 시설 개선에 배정하는 5억 달러는 일반기금에서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급여 문제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정신 건강 개입이 절실한 상황에서 그것들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집중해왔다. 우리는 이것을 윈윈이라고 본다. 교육 당국이 시설 유지·보수에 쓰는 돈이 줄어들수록 학생들의 수업 및 사회정서적 지원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칸소 모델 측면에서 보면 매우 단순하다. 화석연료 파이프라인과 전력망에서 벗어나 전기와 난방을 자체적으로 생산해 자급자족하게 되면, 특히 초기 보조금이 있을 때 확실한 이득이 생길 것이다.
수학과 기후변화
교실 온도가 상승하면 학생들이 집중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학습이 저해된다(특히 수학에서 그렇다). 이는 교육 연구·평가 회사 NWEA의 새 보고서가 밝힌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극심한 더위가 학생 성취에 미치는 해악에 관한 연구가 점점 쌓이는 가운데 발표됐으며, 시험일 야외 기온이 화씨 80도(약 26.7도)를 넘으면 수학 점수가 하락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에어컨이 없을 가능성이 더 높은 가난한 학교의 학생들은 부유한 학교 학생들보다 최대 두 배의 성적 하락을 겪었다.
기온이 오를수록 학습 손실은 더 커졌다. 화씨 101도(약 38.3도)에서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화씨 60도(약 15.6도)에서 시험을 치른 학생들보다 약 0.06 표준편차 낮게 점수를 받았는데, 이는 5학년 학생이 일반적으로 한 학년 동안 얻는 학습의 약 10%에 해당한다.
기온이 상승할 때 학생들의 수학 점수가 읽기 점수보다 더 떨어지는 이유는 명확하지는 않다. 그러나 NWEA 연구 분석가 소피아 포스텔(Sofia Postell)은 이메일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학 시험에서는 학생들이 문제 해결과 기억력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런 사고 방식은 학생들이 더 덥고 피곤할 때 특히 어렵다. 불안도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썼다. “연구는 더위가 불안을 증가시키며, 일부 학생들은 수학 시험에서 더 큰 시험 불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 연구는 여섯 개 주에서 3~8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NWEA의 대표적 시험 ‘MAP Growth’ 점수 약 300만 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보고서는 학교·교육구·주 정부 관계자들에게 고온이 학생 학습과 시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여러 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상적으로는 시험을 더 덥지 않은 계절에 실시해야 하며, 또한 더 시원한 오전에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지도자들은 아이들이 시원하게 지낼 수 있도록 냉난방 및 공조 시스템 개보수에도 투자해야 한다.
“극심한 더위는 이미 학생 학습에 해로운 영향을 미쳤으며, 조치가 없다면 이러한 영향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라고 포스텔은 썼다.
[출처] Teachers unions leverage contracts to fight climate change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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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교육 분야의 불평등과 혁신에 초점을 둔 비영리 독립 언론사 <헤칭거 리포트>(The Hechinger Report)에 실렸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