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는 분열을 향한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공모자들이다. 그들은 내전을 점화하고, 여러 파벌에 무기를 제공하며, 국가들을 서로 싸우는 봉건 영지들로 전락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이스라엘은 절대적 우위를 차지한다.
지난 7월 1일, 아부다비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외교장관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흐얀(오른쪽)과 이스라엘 외교장관 기디온 사르가 만났다. 출처: UAE 외교부
엘파셰르(El-Fasher, 수단 서부지역의 중심도시)의 깜박이는 황혼 속에서 한 아이가 그을음으로 덮인 인형을 끌어안은 채, 한때 자신의 집이 있었던 잿더미 옆에 서 있다.
어머니들은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병원의 복도에 모여, 다음 드론 공격이 자신들이 돌보는 부상자들을 앗아갈까 두려워 떨고 있다. 아버지들은 손으로 무덤을 파며, 산산이 부서진 학교의 마당에서 아이들을 묻고 있다.
18개월 동안 이 도시는 음식도, 물도, 생명도 빼앗긴 포위를 견뎌냈다. 마침내 성문이 무너졌을 때 그 안으로 들어온 것은 해방이 아니었다. 그것은 절멸이었다.
목격자들은 집에서 끌려 나온 남성들, 거리에서 처형된 여성과 아이들, 공포에 질린 민간인들이 안에 숨어 있는 동안 포격을 받은 병원들에 대해 증언한다.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대량학살, 방화, 약탈의 장면들을 기록했다. 유엔은 이 공격을 “절멸 작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이 만행을 수행한 세력의 뒤에는 수단 전쟁의 모든 전선에 지문을 남긴 후원자가 서 있다. 그 후원자는 바로 아랍에미리트(UAE)다.
신속지원군(RSF)이 눈에 보이는 집행자라면, 그들을 조종하는 손은 아부다비의 손이다.
아부다비는 RSF 지도자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Mohammed Hamdan Dagalo, 헤메티(Hemeti)로 알려짐)의 전쟁기계에 돈과 무기, 정치적 보호막을 쏟아부어, 수단을 갈가리 찢어놓은 갈등에 불을 붙였다.
어두운 역사
무기는 차드와 리비아의 허술한 국경을 통해, 그리고 소말릴란드 내 UAE 기지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통해 RSF 사령관에게 계속 전달되고 있으며, 이는 수백만 명을 강제로 떠나게 만들고 국가의 제도를 텅 비게 만든 전쟁을 지속시키고 있다.
영국의 군사 장비마저 RSF의 손에 들어간 사실은, 서방이 공개적으로는 비난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이 범죄에 침묵으로 공모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RSF의 뿌리는 수단 현대사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 놓여 있다. RSF는 전 대통령 오마르 알바시르(Omar al-Bashir) 아래에서 국가정보안보국(NISS)의 준군사 조직으로 만들어졌고, 이후 자율성을 잃지 않은 채 군 체계 속으로 편입되었다.
그 지도자인 헤메티는 보잘것없는 낙타 상인에서 군벌로, 다르푸르에서 바시르의 집행자로, 그리고 수단 과도주권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올라섰다.
2019년 RSF는 바시르를 축출하는 데 일조했고, 외부 후원자들과 독자적 힘을 조용히 유지한 채 과도정부에 합류했다. 그러나 이 군과의 불안정한 공존은 2023년 4월, 안보 개혁 협상이 결렬되면서 무너졌다.
그 뒤에 벌어진 것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한 국가가 한때 스스로 만들어낸 용병 세력과 벌이는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다.
2018년 바시르를 몰아낸 민중 봉기 이후 UAE 정부는 수단 혁명을 방해하고 그 진로를 빗나가게 하기 위해 개입해왔다.
UAE 정부는 바시르가 다르푸르를 진압하는 데 이용했던 잔자위드(Janjaweed) 지휘관 헤메티에게 무기와 자금을 제공했고, 그 잔혹한 전문성을 이용해 수단을 파괴하고, 분열시키고, 더 깊이 쪼개기 위해 석유 달러를 ‘분해의 무기’로 사용하려 했다.
<미들 이스트 아이>(Middle East Eye)의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지원은 비밀 항공수송, 무기, 용병들로 이루어진 은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한다. 소말리아 항구 도시 보사소(Bosaso)에서는 “위험물” 표시가 된 UAE 화물기가 밤의 어둠 속에서 착륙하고 이륙하며, 수단으로 무기와 전투원을 흘려보내는 비밀 작전의 일부가 되고 있다.
UAE 기반 민간 업체들이 모집한 콜롬비아 용병들도 다르푸르의 학살 현장에서 RSF 지휘 아래 배치되었다. 이것은 우연히 일어난 대리전이 아니라, 의도된 대리전이다.
하지만 수단은 UAE 정부가 장기간 벌여온 반혁명 공세의 최신 전장일 뿐이다.
반혁명적 성전(Counter-revolutionary crusade)
RSF의 잔혹성은 먼저 예멘으로 수출되었다. 수만 명의 수단 전투원들이 UAE의 지휘 아래 파병되어, UAE가 지역 패권을 위해 벌이는 전쟁에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한때 다르푸르를 불태웠던 바로 그 잔자위드 부대들은 또 다른 아랍 국가를 붕괴시킨 지역 전쟁에서, 에미리트의 야망을 수행하는 용병 세력으로 전락했다.
아랍의 봄 이후, 무함마드 빈 자이드(Mohammed bin Zayed) 지도 아래 UAE는 아랍 세계 전역에서 반혁명적 성전을 벌여왔다.
UAE는 민주적 변화를 막고 지역의 권위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쿠데타를 자금 지원하고, 민병대에 무기를 제공하며, 대리전을 부추겼다.
그들의 외교정책은 혁명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민주주의가 살아남지 못하도록, 걸프 왕정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어떤 자유도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하는 선제적 방해 전략으로 변했다.
이집트에서는 UAE가 압델 파타 알시시(Abdel-Fatah el-Sisi) 대통령을 집권시킨 쿠데타에 자금을 대며 군부 지배를 복원했다.
튀니지에서는 2021년 카이스 사이에드(Kais Saied)의 권력 장악을 지지하며, 아랍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민주주의를 질식시켰다.
그리고 리비아에서는 더 멀리 나아갔다. UAE는 새로운 독재자를 세우기 위해 국제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 유엔 보고서는 UAE가 리비아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기록했다. 공격용 헬리콥터, 드론, 미사일 시스템이 칼리파 하프타르(Khalifa Haftar, 리비아 동부를 실질적으로 장악한 군벌)의 리비아 국가군(LNA)에 비밀리에 공급되었고, 이는 전쟁을 격화시키고 전략적 영토 장악을 가능하게 했다.
이제 그 패턴을 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UAE의 무기 공급망이 집단학살 혐의를 받는 수단 민병대를 어떻게 강화해왔는지를 상세히 보도했는데, 이는 리비아에서 사용된 방식의 복사판과 같다.
한편, 가자에서는 또 하나의 평행한 이야기가 전개되었는데, 그것은 ‘인도주의’라는 외양과 감금·통제 공학이 결합된 이야기다.
증거에 따르면 UAE는 이스라엘이 라파(Rafah) 동부를 완전히 파괴하고 6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가두기 위한 ‘인도주의 도시’를 건설하려는 계획에 얽혀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는 ‘집중수용소’다.
<몬도와이스>(Mondoweiss)는 이를 이스라엘의 ‘갤런트 나이트 3(Gallant Knight 3)’ 작전과, 그에 따라 감금 구역을 통제할 지역 대리세력으로 등장한 아부 샤밥(Abu Shabab)의 ‘인민군’에 연결해 추적한다.
이 울타리 없는 감옥을 운영하기 위해 UAE는 이집트 알아리시(al-Arish)에 해수담수화 시설 6곳을 건설했으며, 이 시설의 총 용량은 60만 명 이상을 감당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이 수치는 이스라엘 관료들과 친이스라엘 성향 언론이 반복해 언급한 숫자와 정확히 일치한다. UAE 정부 친화적 보도는 이를 자선이라고 포장한다.
하지만 맥락 속에서 보면, 이것은 대규모 구금 시설을 위한 인프라처럼 보인다. 아부다비는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적 공세를 감행할 때 방관만 한 것도 아니다. UAE는 이스라엘의 ‘동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홍해가 공격을 받자, 이스라엘은 예멘의 후티 공격을 우회하기 위해 인도에서 UAE를 거쳐 육상 운송로를 이용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여러 보도와 후속 기사들은 걸프 항구에서 하이파(Haifa)까지 이어지는 트럭 운송 경로를 상세히 다뤘다. 벤구리온(Ben-Gurion) 공항에서는 대부분 항공사들이 운항을 중단한 가운데, UAE 항공사들은 운항을 계속했고, 사실상 전쟁 기간 동안 이스라엘의 이동을 위한 생명줄 역할을 했다.
이데올로기적 관계
이 관계는 단순히 물류 협력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이며 상업적인 협력이기도 하다.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의 온라인 네트워크는 수단과 가자에 대한 서사를 구축하는 데 보조를 맞추었고, RSF가 엘파셰르에서 학살을 벌이는 동안에도 타깃은 계속 수단군이었다.
방위산업 측면에서는 기업들이 UAE 내부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돈·기술·정보가 오가는 양방향 흐름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스라엘 방산 기업 ‘컨트롭’(Controp)은 UAE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있으며, 이는 이 심화되는 안보 협력의 최신 상징이 되고 있다.
그 와중에 UAE 군주들은 자신들의 ‘발전 모델’을 “지역을 위한 빛나는 본보기”라고 자랑한다. 권위주의적이고, 반정치적이며, 소비주의와 스펙터클로 흠뻑 젖은 모델이다.
이것은 억압 위에 세워진 진보의 거짓 파사드(façade)다. 폭정 기계를 감추는 현대성의 신기루다.
그들은 자유 없는 번영이 아랍인들이 나아갈 길이라고 설교한다. 그러나 그들의 모델이 실제로 만들어내는 현실은 분열과 혼란, 그리고 유혈 사태다.
UAE는 혼자 행동하지 않는다. UAE는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지역 파트너가 되었고, 분열이라는 공동 프로젝트에서 공모자가 되었다. 둘은 혼란에 투자한다. 내전을 점화하고, 파벌에 무기를 제공하며, 무질서를 이익의 기회로 바꾼다.
돈과 용병, 그리고 선전을 통해 그들은 종파를 종파와 맞서게 하고, 부족을 부족과 맞서게 하며, 국가들을 이스라엘이 지배하는 서로 싸우는 봉건 영지들로 축소시킨다.
분열을 통한 지배
전리품은 전략적이면서도 물질적이다. 수단의 금은 RSF–UAE 경로를 따라 흘러가고, 리비아 석유와 예멘 항구들은 ‘투자’라는 명목 아래 조용히 흡수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UAE 기업들은 자신들이 조성한 혼란 속에서 번성하는 약탈 자원과 밀수 네트워크로부터 이윤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의 극우 정부에게 목표는 분열을 통한 지배다. UAE에게 목표는 빌려온 힘이다. 하나의 강대국에 복종함으로써 얻는 제국의 환영이다.
두 나라는 이 지역을 주권국가로 보지 않는다. 그들에게 이 지역은 약화된 주체들로 이루어진, 조작하기 쉬운 영토의 모자이크다. 작은 걸프 토후국 출신인 UAE 정부는 자신을 예멘에서 리비아, 수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충돌에 개입하는 지역 간섭자로 재구성해왔다.
아이러니한 점은 UAE가 스스로를 대국이라고 상상한다는 것이다. 부에 취해 있고, 이스라엘과의 동맹에 용기를 얻었으며, 위기를 수출하면 변화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지리도 역사도 그런 보호막을 제공하지 않는다. UAE는 여전히 자신의 역량을 넘어 제국 놀이를 하는 작은 국가이며,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오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수단, 리비아, 예멘 등지에서 UAE가 점화한 불길은 영원히 밖으로만 번지지 않는다. 결국 모든 방화범은 자신이 일으킨 불길과 마주하게 된다. 불 위에 권력을 쌓는 자는 결국 그 불에 삼켜지기 마련이다.
[출처] Money, mercenaries and mayhem: How Israel and UAE are investing in regional chaos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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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야 가누시(Soumaya Ghannoushi)는 영국 국적의 튀니지인 작가이자 중동 정치 전문가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