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국부론⟫ 250주년, ‘보이지 않는 손’의 오해

이번 주로부터 250년 전애덤 스미스는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을 출간했고그로써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정립했다. 1,000쪽이 넘는 분량의 다섯 개 으로 이루어진 ⟪국부론⟫은 고전 정치경제학의 구약성서라 할 수 있으며, 1819년에 집필된 데이비드 리카도의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 and Taxation)는 그 신약성서에 해당한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로열마일에 있는 애덤 스미스 동상출처: Unsplash, K. Mitch Hodge

애덤 스미스는 자유방임(laisser-faire)’ 자유시장 경제의 대가로 자리매김했다조지 스티글러(George Stigler)와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같은 시카고대학교 경제학자들은 자유시장의 이론적 스승으로 그를 끌어왔다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와 같은 우파 자유시장 정치인들도 그를 찬양하며 정부와 국가의 규모를 축소하고 사회 조직의 모든 영역에서 시장이 지배하도록’ 하는 정책을 채택하는 데서 영감을 얻었다또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와 오스트리아학파 자유시장 경제학자들 역시 기본적인 접근법을 스미스에게서 찾았다영국에는 그의 이름을 딴 싱크탱크도 존재하는데이들은 명확한 자유시장’ 원칙에 기반해 경제 정책을 개발한다고 주장한다그들의 슬로건은 자유시장을 활용해 더 부유하고더 자유롭고더 행복한 세계를 만든다이다.

⟪국부론⟫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은 이른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관한 것이다. “(각 개인은대체로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려는 의도를 갖지도 않으며그것을 얼마나 증진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는 오직 자신의 안전만을 의도할 뿐이며자신의 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산업을 이끄는 데서도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의도한다그리고 그는 이 경우에도다른 많은 경우와 마찬가지로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자신의 의도에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목적을 증진하게 된다.”

여기서 스미스는 각 개인이 자신의 경제 활동을 추구할 때이러한 개별 행위들이 결합되어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생산과 소비의 시장을 형성하며그 결과가 보이지 않게’ 모두에게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그 배경에는 근대 산업이 분업에 기반한다는 그의 통찰이 놓여 있다상품 생산이 여러 개의 분리된 단계로 나뉘고 노동자가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대신 각 단계에 전문화될 때 생산성이 상승하고 비용과 가격이 하락한다스미스는 자본주의 생산에서 분업의 이점을 설명했지만마르크스는 분업의 어두운 측면을 드러냈다그는 분업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창조적 노동을 고된 노동과 단순 반복으로 전락시킨다고 보았다.

스미스에게서 시장에서 경쟁하는 개인들은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온다그리고 여기서 소비는 모든 생산의 유일한 목적이며생산자의 이익은 오직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만 고려되어야 한다는 관점이 도출된다이는 소비자가 주권자라는 신화에 기반한 현대 신고전파 경제학의 고전적 토대다그러나 마르크스는 실제로는 생산이 주권적이며더 정확히 말해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라는 주권이 자본가로 하여금 아무런 재산도 없는 노동자를 고용해 이윤을 위한 생산을 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자신이 살던 시대에 널리 존재했던 독점에 강하게 반대했다이러한 독점은 종종 부패한 군주제 국가에 의해 통제되었다그의 관점에서 독점은 산업을 파괴하고 기업가적 주도성을 약화시키며그 결과 생산성과 번영을 떨어뜨렸다그는 특히 각국이 산업을 보호하고 무역 흑자를 축적하려는 대신 교역을 확대하지 않는 국제무역 원리인 중상주의에 반대했다그는 보호주의가 언제나 자기 파괴적임을 설명했다. “유리 온실과 온상온벽을 이용하면 스코틀랜드에서도 매우 좋은 포도를 재배할 수 있고그로부터 매우 좋은 포도주도 만들 수 있다그러나 그 비용은 적어도 외국에서 같은 수준의 포도주를 들여오는 비용의 30배에 달한다단지 스코틀랜드에서 클라레와 부르고뉴를 생산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외국산 포도주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겠는가?”

⟪국부론⟫은 정부독점노동조합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장에 기초한 주류 경제학의 창시자로서 스미스의 이름을 확립했을지 모른다그러나 그는 1759년에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이라는 더 이른 저작도 남겼다이 두 책을 면밀히 읽는 사람이라면 스미스가 정부의 역할을 부정하거나인간 행동이 물질적 자기이익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 본 급진적인 자유시장 전도자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스미스가 정부와 도덕적 행위를 반대했다는 생각은 오늘날 자유시장론자들이 만들어낸 신화에 가깝다오히려 그 반대였다. 1920년대 시카고 경제학자 제이컵 바이너(Jacob Viner)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애덤 스미스는 교조적인 자유방임 옹호자가 아니었다그는 정부 활동의 넓고 유연한 범위를 인정했으며정부가 역량정직성공공정신의 기준을 개선함으로써 더 큰 책임을 맡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면 그 범위를 더욱 확장할 의지도 있었다그는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논리를 제시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동시에 자기이익과 경쟁이 때로는 그것이 봉사해야 할 공공의 이익을 배반할 수 있음을 보았다그는 개인이 하지 않으려 하거나할 수 없거나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많은 과업을 정부가 맡아야 한다고 보았다그는 자유방임이 언제나 옳다거나 언제나 틀리다고 보지 않았다그것은 상황에 달려 있었고스미스는 가능한 한 모든 상황을 고려하려 했다.”

그는 노예제에 강하게 반대했다. “아프리카 해안의 흑인들 가운데비열한 주인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고귀함을 지니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운명은 이 영웅적인 민족을 유럽 감옥 출신의 천박한 자들에게 예속시켰을 때보다 더 잔혹하게 인간을 지배한 적이 없다.”

마르크스는 ⟪국부론⟫을 면밀히 읽은 인물이었다그는 노동에 기초한 가치 이론을 발전시키려 했던 스미스의 기여를 인정했다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노동만이 그 자체의 가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모든 상품의 가치를 언제 어디서나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는 궁극적이고 실제적인 기준이다그것이 상품의 실질 가격이며화폐는 그것의 명목 가격일 뿐이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스미스의 노동가치론이 일관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스미스가 결국 지주에게 돌아가는 지대자본가의 이윤노동자의 임금이라는 생산요소에 기반한 가치 이론으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이는 모든 가치가 노동에서 창출되고 이후 지주와 자본가에 의해 전유된다는 관점과는 다른 것이었다오늘날 주류 경제학은 이 생산요소 이론에 기반하고 있으며노동가치론은 사실상 폐기되었다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애덤 스미스의 모순은 그가 해결하지 못했지만 스스로 모순을 통해 드러낸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이 점에서 그의 올바른 직관은 그의 후계자들이 그의 이론의 서로 다른 측면을 바탕으로 상반된 입장을 취했다는 사실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잉여가치학설사⟫(Theories of Surplus Value I, 151.)

실제로 애덤 스미스는 일관된 자유무역 옹호자도 아니었다그의 입장은 당시 영국 경제의 상태에 따라 조정된 것이었다그는 영국과 그 식민지그리고 다른 국가들 사이의 무역과 해운을 규제한 항해법(Navigation Acts)을 지지했는데이는 더 저렴한 선택지가 있음에도 상품을 반드시 영국 선박으로 운송하도록 강제한 법이었다그는 ⟪국부론⟫에서 방위는 풍요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썼다바람직한 안보 정책을 보호주의라고 비난하는 것은 핵심을 벗어난 일이었다결국 자본주의 국가의 안전과 존속은 국제무역에서의 자유시장보다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이는 오늘날에도미국 제국주의 국가의 방위가 세계 자본의 수익성보다 우선하는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250년 전 ⟪국부론⟫에서 제시된 사상은 올여름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정치경제학회(World Association for Political Economy) 학술대회에서 다시 검토될 예정이다.

[출처Adam Smith: 250 years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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