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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
DAILY CURATION
2026/09/28(월)
09/27 16시 — 09/28 16시의 세계 |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1 |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수색대대장이 발목을 잃은 지 여드레째, 국회는 지뢰가 북쪽 것인지부터 다투고 있다. 지뢰 100만 개의 땅이 왜 대인지뢰금지협약 밖에 있는지를 오늘의 심층 분석 첫 편이 묻는다. |
| 2 | 이란은 해협을 7일 안에 열겠다는 조건표를 내놨고, 트럼프는 거부하면서 이번 주 회담과 추가 타격을 한 입으로 말했다. 그 계산에서 한국의 ‘기여’가 어디에 있는지를 둘째 편이 짚는다. |
| 3 | 메가특구 안에서 기간제 노동자를 4년까지 쓰게 하겠다는 정부안을 직장인 83.5%는 “불안정한 고용 상태만 2년 더” 늘리는 일로 봤고, 법안 발의는 10월 초로 밀렸다. 그 4년을 얻는 쪽이 누구인지가 이 법의 첫 질문이다. |
| 4 | 서울시의회가 살려 낸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조례를 시장이 공포하지 않는 사이, 해고된 중증장애인 노동자들이 오늘 아침 시청역 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12월 28일까지 50일 포체투지의 첫날이다. |
| 5 | 반도체 공장의 하루 용수 200만 톤은 광주와 경남 전체 인구의 하루 생활용수와 같다. 참세상이 창간특집으로 연 「멈춰라, 3대 메가프로젝트!」의 첫 글을 사설 · 칼럼 비평의 [주목]에서 읽는다. |
함께 볼 기사 「DMZ 지뢰 사고, 피해자를 먼저 생각할 때」 김봉신 · 매일노동뉴스 · 09/28
함께 볼 기사 「DMZ 폭발에 ‘李 탄핵’ 외친 장동혁… 민주 “장병의 피를 선동 소재로”」 미디어오늘 · 09/27
함께 볼 기사 「[사설]지뢰 폭발 · 북한군 포로 송환, 안보 사안 과도한 정쟁화 없어야」 경향신문 · 09/27
함께 볼 기사 「DMZ 지뢰 100만개, 남북은 대인지뢰금지협약 미가입(2015년 보도)」 경향신문 · 08/10
9월 21일 오전, 경기 파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폭발이 두 차례 일어났다. 유엔군사령부의 현장조사에 쓸 수색로를 여는 작업 중이었다. 방호장구를 규정대로 갖춘 수색대대장을 포함해 간부 3명이 다쳤고, 대대장은 발목을 잃었다. 군은 장구류와 파편, 화약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유엔사와의 합동 현장조사는 27일 40여 명이 들어갔지만 수색로조차 없는 지뢰지대라 폭발 지점까지는 닿지 못했다. 28일에는 현장에 있던 병력이 터지지 않은 지뢰 한 발을 더 봤다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졌다. 합참은 목함지뢰와 비슷하다는 진술과 다른 종류로 보인다는 진술이 함께 있다고 했다.
지뢰가 누구 것이든 밟은 사람의 발목은 같은 값을 치른다. 그래서 국적보다 먼저 나올 질문은 왜 이 땅에 지뢰가 그토록 많은가다. 1997년 오타와에서 서명이 시작돼 1999년 발효한 대인지뢰금지협약은 대인지뢰의 사용과 생산, 비축, 이전을 금지하고 이미 묻은 지뢰의 제거를 당사국의 의무로 정한다. 한때 166개국까지 늘었던 당사국은 지금 160여 개국이다.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과 함께 협약 밖에 있다. 정부가 드는 이유는 ‘한반도의 특수한 안보 상황’이다. 협약에 들어가면 이미 매설한 지뢰를 걷어내야 하는데 군사적 대치가 그것을 가로막는다는 뜻이다. 비무장지대 일대에 남북이 묻은 지뢰는 100만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전쟁 뒤 민간인 지뢰 사고는 해마다 있었고, 피해자는 1,000명을 넘는다. 매일노동뉴스에 실린 김봉신의 글이 짚는 것도 그 자리다. 아군이 묻은 지뢰의 지도를 아군도 믿기 어렵고, 지휘관이 발목을 잃은 이번 사고는 그 지도의 바깥에서 일어났다. 그는 정치권에 민간인 피해자가 보상을 어느 수준으로 받아 왔는지부터 묻자고 쓴다.
지뢰는 값싼 무기다. 묻는 데는 돈이 거의 들지 않고, 걷어내는 데는 수십 년이 든다. 그 비용은 묻은 군대 대신 뒤에 그 땅을 밟는 사람이 치른다. 협약은 그 비용을 묻은 쪽에 돌려놓으려는 약속이었다. 그 약속이 지금 흔들린다. 폴란드와 발트 3국, 핀란드가 러시아를 이유로 지난해 탈퇴를 선언해 올해 초까지 차례로 발효했고, 우크라이나도 뒤따라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은 협약 밖에서 한반도만 예외로 두는 정책을 유지해 왔다. 한국은 그 예외의 이름으로 지뢰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2018년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지뢰를 함께 걷어냈다. 안보를 이유로 협약 밖에 서 있는 동안, 발목을 잃는 사람은 군인과 접경 지역의 농민이다.
첫째, 국과수 1차 감정과 합동조사 결과다. 대대장에 대한 국가의 책임 범위가 결과와 함께 정리돼야 한다. 둘째, 국회 국방위다. 민주당 위원들은 28일 25사단을 찾았고 국민의힘은 동행하지 않았다. 국정감사에서 이 사고가 지뢰 제거와 협약의 문제로 다뤄질지, 탄핵의 재료로만 쓰일지가 갈린다. 셋째, 협약 가입 논의 자체다. 2014년 지뢰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만들어진 뒤에도 가입 문제는 국회 안에서 잠들어 있었다. 한 지휘관의 발목이 그 논의를 깨우는지가 다음 쟁점이다.
함께 볼 기사 「트럼프, 전쟁 종식 · 호르무즈 재개방 이란 7일 로드맵 거부」 Trump rejects Iran’s seven-day roadmap to end war and reopen Hormuz · Al Jazeera · 09/26
함께 볼 기사 「이란, 해협 재개방 7일 구상 제시」 Iran floats 7-day plan to reopen Strait · Diplomatic · 09/25
함께 볼 기사 「[기자회견] 고향길은 안전하게! 한가위는 평화롭게! 호르무즈 파병반대!」 참여연대 · 09/23
함께 볼 기사 「미국-이란 휴전 협상과 전쟁 종결 전망 진단」 참세상 · 04/16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25일 호르무즈 해협을 7일 안에 다시 여는 구상을 내놨다. 미국이 해상봉쇄를 풀고 석유 판매 제재를 거두고 동결자산을 돌려주고 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휴전을 되살리면 그 조치를 나흘이나 닷새 안에 마치고, 7일째 되는 날 해협을 열고 협상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조건은 6월 휴전 때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에 이미 들어 있던 것들이라고 그는 말했다. 트럼프는 26일 이를 거부하면서 이란이 합의를 원하는 것은 “너무 크게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핵 문제의 양보다. 그러고는 27일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이번 주 이란과의 회담이 다시 열릴 것으로 본다면서, 추가 타격에 대해서는 “항상 그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22일 뉴욕에서 카타르 중재로 간접 협상을 했던 양측은 이르면 28일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일곱 달째다. 이란은 해협을 닫았고 미국은 이란의 항만을 봉쇄했다. 이란의 1분기 국내총생산은 10.1% 줄었고 물가는 70% 가까이 올랐다. 23일부터는 이란 항공사에 급유와 발권을 해 주는 업체를 달러 결제망에서 밀어내는 제재가 발효됐다. 7일 구상은 그 압박 아래서 나왔다. 그래서 워싱턴은 이를 항복의 신호로 읽는다. 그러나 구상의 내용은 6월에 이미 합의했던 조건의 축소판이고, 이란은 “물러서지 않겠다”며 중재국의 공식 답을 기다린다고 했다. 미국 안에서는 셈법이 다르다. 상원은 24일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 종결을 지시하는 전쟁권한 결의안을 49대 50으로 부결시켰고, 트럼프가 참모들에게 11월 중간선거 뒤 폭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회담을 말하는 입과 타격을 말하는 입이 같은 것은 그 때문이다. 협상은 선거 전의 시간을 사는 방법이고, 폭격은 선거 뒤의 선택지다.
해협이 열리는 조건표에 한국은 없다. 봉쇄와 제재와 동결자산이 그 표의 항목이고, 항행의 안전은 그 항목이 정리된 뒤에 따라오는 결과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파병 대신 골라 쓴 말은 ‘기여’였고, 청해부대의 임무를 넓히는 방안은 검토 중이다. 해협이 협상으로 열린다면 기여의 자리는 애초에 없고, 폭격으로 다시 닫힌다면 그 자리는 전쟁의 한복판이 된다. 어느 쪽이든 한국의 함정이 그 바다에서 할 일은 워싱턴의 선거 일정에 달려 있다. 참여연대가 연휴 전에 어떤 이름을 붙이든 군 함정이 전쟁 중인 해역에 들어가는 순간 “타국의 침략전쟁 한복판에 휘말리게” 된다고 한 말은 그 일정을 겨냥한 것이다.
첫째, 이번 주 회담이다. 미국이 7일 구상의 어느 항목을 받는지, 핵 양보를 계속 앞세우는지가 갈린다. 둘째, 봉쇄의 지속이다. 항만 봉쇄와 항공 제재가 유지되는 동안 이란의 경제 수치는 협상의 지렛대로 쓰인다. 셋째, 11월 이후다. 중간선거 뒤 폭격 재개설이 현실이 되면 청해부대 강화 검토는 다시 파병 논쟁으로 돌아온다.
멕시코 아카풀코 앞바다의 허리케인 폴로, 9월 23일 위성 사진이다. 열대저기압이 된 지 이틀 만에 하루 동안 풍속이 시속 167km 치솟아 5등급이 됐다. 그 아래 바다는 평년보다 2~3도 높은 32도였다. 폭풍은 힘을 잃은 채 28일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 상륙이 예보됐다. 바다는 아직 32도다.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희망뚜벅이’가 28일 오후 1시 부산 호포역에서 출발했다. 10월 31일 청와대까지 걷는다. 첫날 마지막 구간의 발신에 “5시 40분쯤 지나가는 부산역 가는 기차”라는 목표가 적혀 있다. 출발 회견에는 함께 걷지 못해도 회견에는 온 시민이 있었다.
서룡공원서 원동역까지 1일차 마지막 길 시작합니다. 원동역에서 5시 40분쯤 지나가는 부산역 가는 기차 타는 걸 목표로…!!
— 세종호텔 희망뚜벅이 (@Sejonghope) 2026년 9월 28일
공공운수노조가 택시노동자 방영환 열사 3주기 추모제를 10월 2일 오전 11시 마석모란공원에서 연다고 알렸다. 3월 29일 인천 맹성규 의원실 앞 통신탑에 오른 택시지부 고영기 조합원의 고공농성은 여섯 달째다. 노조는 고공농성 중인 동지들과 유가족을 함께 모신다고 썼다. 완전월급제를 요구하다 분신한 사람의 기일을, 같은 요구로 하늘에 오른 사람들이 지킨다.
여성단체들이 유산유도제 승인의 시한으로 못 박은 28일을 하루 앞둔 밤, “낙태죄 폐지 집회에서 들은 사례들은 너무 충격적이라서 잊을 수가 없다”로 시작하는 스레드가 좋아요 9만 2천, 인용 970건을 넘기며 퍼졌다. 기저질환 약을 먹는 동안 임신을 몰랐던 여성, 태아에게 위험한 약을 처방받은 사례 같은 것들이다. 반박은 낙태죄가 이미 효력을 잃었으니 저런 사례로 대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쪽에서 나왔다. 두 발신은 사례가 사실인지를 다투지 않는다.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 뒤 7년, 2021년 1월 조항이 효력을 잃은 뒤 5년 넘게 약은 오지 않았고, 승인 뒤에도 약값과 병원 문턱이 남아 있다. 9만 명이 멈춰 선 것은 사례 하나의 충격 때문이기보다 그 7년이 저마다의 기억에 있어서다.
불교의 오체투지는 두 무릎과 두 팔꿈치, 이마 다섯 부위를 땅에 대는 절이다. ‘길 포(匍)’는 기어간다는 뜻이다. 다섯 부위를 땅에 댈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 기어가는 방식으로 몸을 낮추는 행동을 전장연은 이렇게 부른다. 절이 존경을 표하는 몸짓이라면, 이 말은 존경할 대상이 없는데도 몸을 낮춰야 하는 사람들이 그 낮춤 자체를 항의로 바꾼 이름이다. 28일 시청역 승강장에서 50일짜리 일정이 이 이름으로 시작됐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머스크를 비롯한 억만장자들이 “의회가 자신들을 위해 일하게 하려고, 노동자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막대한 돈을 쓸 것”이라고 썼다. 조회 26만, 인용 1,400건. 정치자금 액수를 나열하는 대신 “오만”과 “전부”라는 두 단어로 구조를 말하는 문장이다. 한국에서 반도체 특구의 노동 특례를 요구한 쪽도 노동자 가족은 아니었다.
The arrogance of the oligarchs is extraordinary. THEY WANT IT ALL.
— Bernie Sanders (@BernieSanders) 2026년 9월 28일
1.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싼 입장은 전기와 노동 두 갈래에서 정부를 향한다. 녹색당은 연휴를 앞둔 23일 정부의 핵발전소 공론화 계획을 두고 “전제부터 이미 정해져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의 전력 수요 급증을 기정사실로 놓고 핵발전의 역할만 묻는 공론화는 기만이라는 것이다. 전력 수요의 전제를 묻는 이 질문은 노동 특례의 전제로 이어진다. 민주노총은 10월 2일 사회적 대화 실무협의를 앞두고 메가특구특별법이 논의 없이 발의되면 “전반적인 판단을 새롭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매일노동뉴스에 말했다. 법안에 실릴 기간제 4년 연장이 박근혜 정부 때 무산된 조항의 재등장이라는 점은 참세상이 8월에 짚었다. 특구 밖에서도 노동부는 쟁의의 범위를 좁히고 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21일 자 성명에서 경영성과급 쟁의 지침을 두고 “노동3권은 원래부터가 기업의 무한정한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교섭 의제는 노사가 정할 일이라고 했다. 세 입장은 같은 자리를 가리킨다. 핵발전 몇 기가 필요한지, 기간제를 몇 년까지 쓸 수 있는지를 묻기 전에 40기가와트와 4년이라는 숫자가 누구의 계산에서 나왔는지부터 따지자는 것이다. 120여 개 단체의 공동행동이 22일 그 계산을 따지겠다며 출범했다.
2. 인권기구와 사법부를 둘러싼 입장은 연휴 사이 쌓였다. 참여연대는 23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차별 진정을 다루는 차별시정위원회의 위원장을 국민의힘 추천 상임위원으로 바꾸려는 것을 두고 “인권침해 피진정인 회피 꼼수”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위원장 자신이 피진정인인 사건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28일 대법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2년째 대법원장 흔들기”라며 대법관 재제청 거부 논란과 업무추진비 의혹을 모두 ‘망신주기’로 묶고, 그 끝에 대통령 “본인의 죄 지우기”가 있다고 썼다. 인권위원장의 회피와 대법원장의 거부는 다른 사건이지만, 두 기관의 장이 모두 자신을 향한 절차를 피하는 자리에 서 있다는 점은 같다.
3. 평화 의제에서는 플랫폼C가 28일 아침 가자 집단학살 3년을 맞아 “휴전이라는 이름 뒤에서도 학살과 봉쇄는 멈추지 않았다”며 10월 3일 오후 2시 보신각 집중집회를 알렸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의 이스라엘 국채 투자, 이란 파병 반대가 같은 글에 있다. 호르무즈와 가자는 다른 바다에 있지만 이 발신이 짚는 자리는 하나다. 한국이 전쟁을 멈추는 쪽 대신 거드는 쪽에 서려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성장이라는 말을 단위로 바꿔 놓는다.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추가 전력 40기가와트는 대형 핵발전소 28기 몫이고, 용인과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하루 용수 200만 톤은 광주와 경남 전체 인구의 하루 생활용수와 같다. 2030년 세계 데이터센터가 마실 물은 연간 9조 3천억 리터다. 참세상 창간특집 「멈춰라, 3대 메가프로젝트!」의 첫 글답게 무게중심은 대만의 사례에 있다. 반도체 관련 100만 명을 뺀 900만 명의 노동자가 저임금과 집값 폭등을 떠안았다. 이 글이 묻는 것은 반도체를 할지 말지가 아니다. 그 수백조 원이 공공재생에너지와 공공주택과 지역 의료에 쓰였다면 무엇이 달라졌겠느냐다.
사설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 이틀 만에 유엔사 합동조사를 했다며 “그때와 지금이 달라진 건 정권 성향뿐”이라고 쓴다. 조사 결과를 정권 성향으로 미리 읽으라는 말이다. 27일 40여 명이 들어간 현장은 수색로조차 없는 미확인 지뢰지대였고, 조사단은 폭발 지점에 닿지 못했다. 사설은 늦춘다고 안전해지지 않는다고 쓰지만, 그 현장에 들어갈 사람이 누구인지는 쓰지 않는다. 2015년과 지금 사이에 정권 말고도 달라진 것이 있다. 수색로조차 없는 현장의 조건과, 사고 엿새 만에 대통령 탄핵을 말하는 제1야당의 존재다. 사설은 앞의 차이만 썼다.
진상이 거의 밝혀졌다는 사설과, 같은 사건에서 한 달 사이 무죄와 중형이 갈린 법원이 같은 가을에 있다. 사설은 1년 9개월 이어진 내란 수사에 “적지 않은 국민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며 “진상은 거의 밝혀졌다는 게 다수 국민의 시각”이라고 쓰지만, 그 다수를 잰 조사는 하나도 인용하지 않는다. 특수본 검토를 “집토끼를 되찾으려는” 정치공학으로 규정하는 문장도 근거 대신 단정으로 서 있다. 진상이 거의 밝혀졌다면 무죄와 중형이 같은 사건에서 갈리는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 사설이 특수본을 조희대 대법원장 “겁박용”이라 부르는 대목은 국민의힘 논평의 문장과 같다.
칼럼은 김기영 전 헌법재판관의 질문에서 출발한다. 사법농단 때 어디에 섰는가. 2018년 6월 “재판거래 의혹은 근거 없다”는 대법관 일동 입장문에 조희대 당시 대법관의 이름이 있었고, 양승태는 뒤에 2심에서 유죄를 받았다. 필자는 그 명단과 비상계엄 뒤의 침묵을 지금의 “사법권 독립” 발언 옆에 놓는다. 판정어를 쓰지 않고 시점만 나란히 놓는 배치가 이 글의 힘이다. 사법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결론이 그 배치 뒤에 온다. 그래서 교훈으로 들리지 않고 귀결로 읽힌다.
경고로 읽자는 사설과 그 경고를 물펌프로 밀어내는 구조 기사가 같은 신문에 하루 차이로 실렸다. 부산 북항에 나타난 아열대 상어를 두고 사설은 “지속적인 환경 파괴가 불러온 경고로 읽는 게 온당하다”고 쓰고, 다음 날 기사는 29일 상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전한다. 사설의 문장은 옳지만 그다음이 없다. 상어가 온 바다를 데운 것이 무엇인지, 같은 신문이 다른 날 다룬 신규 핵발전 공론화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이 사설에 등장하지 않는다. 경고를 읽는 일과 경고의 원인을 적는 일은 다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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