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화는 서구의 부상을, 2차 세계화는 아시아의 도약을 이끌었고, 전자는 국가 간 불평등을 키운 반면 후자는 그것을 줄였다. 하지만 두 시기 모두 국가 내부의 불평등은 확대되었고, 특히 서구 중산층은 아시아 신흥 중산층과 자국 엘리트 사이에서 이중의 압박을 받았다. 트럼프 시대는 국제적으로는 중상주의, 국내적으로는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면서 세계화의 이중적 종결을 알리고 있다.
이란 화폐 리알이 달러당 1,039,000리알을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이는 핵합의 교착, 미국 제재, 그리고 중동 지역 불안정성에 따른 결과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 이후 리알 가치는 절반으로 떨어졌고, 식료품 등 필수품의 인플레이션은 100%에 달하고 있다. 통화 폭락은 경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며, 향후 물가 상승과 국민 생활고가 가중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진 중인 디지털 유로는 금융 감시, programmable money, 그리고 현금의 사실상 퇴출을 통해 시민의 재정적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이 디지털 화폐는 디지털 신원 시스템과 결합돼 중앙 권력이 개인의 거래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며, 동시에 군비 확충과 EU의 통합 재정 전략을 위한 자금 확보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유일한 견제 수단은 시민들이 디지털 유로를 거부하고 현금을 계속 사용하는 것뿐이며, 이는 자유로운 경제를 지키는 마지막 방어선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달러 약세와 글로벌 지배력 유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제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의 암호화폐 및 스테이블코인 보유를 공식화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외국 자본을 미국 국채로 유도하고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면서도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전략은 민간 발행 주체의 불안정성과 도덕적 해이를 내포하며, 글로벌 금융 체제에 새로운 위기를 심을 가능성이 크다.
인도-중동-유럽 회랑(IMEC)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지정학적 프로젝트로, 유라시아 물류를 통제하고 중국·이란·러시아를 배제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 회랑은 이스라엘의 군사·기술 우위를 활용한 지역 지배 전략과도 결합되며, 가자지구 재건마저 기술 식민지화의 연장선에 있다. IMEC는 경제적 실효성보다는 지정학적 의도가 중심이며, 미국은 이를 통해 유라시아 질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편하려는 ‘비군사적 패권’ 전략을 펼치고 있다.
WTO 중심의 다자간 자유무역 체제는 지정학적 긴장과 안보 우선 정책 속에 약화되었으며, 각국은 공급망 보호와 자국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안보 중심의 통상 정책은 유럽연합-메르코수르 협정이나 ‘기후 클럽’처럼 소규모 지역 동맹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다자주의의 쇠퇴는 위기가 아니라 전환이며, WTO는 유연한 소다자 협정을 통한 협력 촉진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현재 유통되는 돈의 대부분은 민간 은행이 이자를 붙인 부채 형태로 창조하며, 이 구조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강요하고 부채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이러한 시스템은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오염 산업에 자금을 집중시키며, 장기적인 환경 정책을 실행하기 어렵게 만든다. 중앙은행이 이자 없는 ‘주권화폐’를 발행하고 민간은행은 중개만 맡는 방식의 화폐 개혁은,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금융 시스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신용카드 이자율을 10%로 제한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취임 후에는 이를 뒤집고 관련 주(州)법을 방어하던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지원을 철회했다. 2023년 콜로라도가 이자율 상한제를 도입하자 금융업계는 소송을 제기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FDIC는 처음에는 이를 지지했으나 이후 지원을 철회해 콜로라도의 법안이 법원에서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오리건 등 다른 주의 유사한 시도도 난항이 예상되며, 연방 차원의 이자율 상한 법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트럼프가 이를 지지할지는 불확실하다.
뉴욕 경제는 강한 고용 증가와 월가 보너스 호황 속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 지출 감소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관광 산업은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트럼프의 대외 정책과 국제적 반미 정서로 인해 해외 방문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또한, 연방 연구 보조금 삭감과 정부 감축 계획이 뉴욕에서 수만 개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경제 성장이 둔화될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BRICS)이 설립한 New Development Bank(NDB)는 전통적인 서방 주도의 금융 시스템을 벗어난 대안적 다자 금융 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 기구에서 영향력을 줄이며 후퇴하는 사이, 중국은 NDB를 비롯한 다양한 금융·무역 기관을 활용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NDB는 아직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에 비해 규모가 작고 내부 갈등과 서방 금융 시스템과의 연결성 등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